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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0 개 2,255 오소영
‘오늘’이란 날은 당일을 말 함이지만 삶의 여생(餘生)중에 가장 젊은 날 이기도 하다. ‘오늘’은 내일을 바라보는 미래의 시발점으로 첫 걸음을 하는 날이기에 어제까지의 연연했던 삶에서 좀 더 새롭고 값진 삶을 계획하고 열어갈 수 있는 희망의 날 이기도 하다.

눈을 감으면 자연스럽게 잠이들던 일상의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억지로 잠을 청해 와야만 하는 노력으로 밤마다 무서운 투쟁을 한다. 고요와 적막이 마치 폭풍 전야처럼 두렵기만한 나의 까만 밤.

책을 펼치고 돋보기 너머로 희뿌연 글씨를 더듬어 읽어봐도 눈만 아파올 뿐 잠은 점점 뒷걸음질을 치고 막무가내 부질없는 잡념으로 부대낀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있으면 생시인지 꿈속인지 옛날 일들만 선명하게 떠 오른다. 여덟 아홉시간 등산을 마치고 죽음처럼 잠들던 때도 그립고. 손에 물 마를 날 없이 바쁘게 살았던 젊은 시절. 읽고 싶은 책 단 몇 줄도 못 읽고 까무러치듯 잠이 들어버려 쏟아지는 잠을 미워도 했었는데... 

언제부터일까 잠들기 힘들어진 때 가.? 왠지 잠들면 다시 깨어나지 못 할 것 같은 불안 공포가 마음 한켠에 깊이 자리잡고 있음을 깨달은 그 어느 날 부터일까... 아마도 이율배반적인 의식의 혼란으로 고행을 자초하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른다.   

결국은 혼자 이겨내야만 하는 영원한 숙제로 살아갈 수 밖에.. 어제로 떠나보낸 날들이 너무 많은 나의 새 날은 항상 그렇게 어렵고 두려움 속에서 맞이 해야만 했다.

지나친 엄살은 아닐 것이다. 임산부의 산고(産苦) 같은 고통속에서 어찌어찌 새벽 잠이 들었던가. 알람소리에 눈이 떠 지는 순간.

아!~ 부활의 새 아침. 어둠을 걷어낸 환한 새 빛이 어김없이 새 날을 알린다. 새로운 천지에 와 있는 묘하게 반갑고 환희로운 느낌으로 어제 밤 일은 까맣게 잊어버린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펼쳐진 이 새로운 세상을 보고 있음이 기특하고 신기해서 절로   감사기도가 나오는 ‘오늘’이다.

‘오늘’이란 새로운 희망이며 빛이고 사랑이기도 한가보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게 할 뿐더러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갖게도 한다.

어젯밤 그리도 부담감을 주었던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나니 더 해진 활기로 무엇이든 해 낼것 같은 자신감도 생긴다. 그러나 잠시 발목을 잡는 복병을 만난다. 문득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절망같은 탄식이 절로 나왔다. 어제보다 분명 조금 더 늙었을 내 얼굴. 검은 머리보다 흰 머리카락이 더 많아진. 회색으로 헝크러진 머리털. 도무지 낯설기만 했다. 다리에 힘이 쭉 빠지고 허세로 들떴던 조금 전까지의 마음에 심한 파도가 일렁인다.  

하지만 이제 외모로 사는 인생은 아니질 않는가. 조촐하면서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내면의 은은한 향기로 살아야 하는 때가 지금이니 먼저 나 자신을 사랑의 마음으로 감싸안기로 마음을 바꾼다. 오늘의 나를 깊이깊이 각인하고 아름다움으로 바라보자.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누굴 사랑할 수 있을까.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나를 누가 사랑 해 주겠나.    

귀하고 값진 새로운 시간. 생애에 제일 젊은 ‘오늘’이란 하얀 여백에 이제부터 어떤 그림을 그려 넣을까 ? 

이 해인 수녀님이 쓴 오늘이란 시(詩)에 이런 글귀가 있다. “오늘은 어제의 열매이고 내일의 씨앗이다.”    

그럼 어제까지의 산전수전 내 인생밭에 뿌려진 그 많은 씨앗들은 어떤 열매로 익어가고 있을까?  속이 덜 찬 쭉정이일지 튼실하고 아름답게 잘 여문 열매일지는 오늘이 없는 마지막 어제가 되는 날에나 알 수 있으니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곱고 예쁜 씨앗만을 골라 심어서. 사랑과 정성으로 영그는. 값지고 보람된 인생의 꿈을. 오늘로서 다시 다져본다.  

문득 밖을 내다보니 시선을 잡는 어떤 그림이 놓칠 수 없는 감동으로 나를 이끈다.

비가 오려는지 잿빛으로 뿌우연 하늘을 배경으로 앞집 지붕 꼭대기에 질서있는 간격으로 나란히 나란히 서 있는 갈매기들의 행렬이 귀엽고 멋졌다. 누구의 지시를 받지 않고서는 저리 정확한 배치가 어려울텐데.. 가끔씩 무디어진 감성에 자극을 주는 자연과 만나고 교감할 수 있다는게 참 즐겁다. 너무나 멋진 한폭의 풍경화를 어찌 혼자만 볼 것인가. 손 안에 작은 장난감(?) 스마트 폰에 허둥지둥 한 컷을 담아. 회색의 도시 자연에 목마른 한국의 동생에게 바로 전송을 한다.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을 그들과 함께 공유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 해 진다. 

아침부터 왠지 좋은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대로 들뜨는 나의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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