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소주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뉴질랜드는 1996년 10월 1일부터 집에서 술을 만드는 것을 법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단, 판매를 하면 안 됩니다. 따라서 집에서 만든 것은 자가 소비를 해야지 돈 받고 판매를 하면 안 됩니다 (It is illegal to sell home distilled spirit).
몇 년 전에 저를 아는 지인이 이 곳을 방문했는데 식당에서 소주를 먹으려다가 안 먹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소주 1병에 만원을 호가하니까 속은 거 같아서 안 먹더라는 것입니다. 꽤 돈도 있는 분이셨는데 말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자기가 속은 거 같으면 마음이 달라지는 거 같습니다.
이 곳에서 7불에서 15불까지 하는 소주 한 병을 집에서 만들어서 먹으면 한 병에 1.5불에서 2불에 먹을 수 있습니다. 애주가에겐 대단히 돈 버는 일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많이 벌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쓰는 것도 최대한 줄여야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루에 소주 1병을 드시는 분은 일년이면 2000불 정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한국산 소주가 귀할 시 한국 교민들이 즐겨 찾던 술이 있었습니다. “Kristov62”라는 보드카가 있었는데 알코올 도수 23%로서 한국산 소주하고 맛하고 도수가 비슷했기 때문에 많이 찾았던 술입니다. 필자도 소주가 그리울 때면 이를 찾았는데, 처음에는 한, 두병 사다 먹다가 나중에는 소비량이 늘어나게 되어서 이를 싸게 살 수 있는 방안이 없을 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방법은 이 술 회사를 직접 찾아 가는 것이었습니다. 20리터짜리 들통을 들고 무턱대고 들이 대었습니다. 나는 heavy drinker인데 이 통에다 팔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사다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들통에다 한번씩 실어 오면 며칠은 술집 들락거리지 않아도 좋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술값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술고래는 heavy drinker, 골초는 heavy smoker, 그러면 골프광은 heavy golfer? No, 이 때는 keen golfer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방법도 술값 절약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술을 만들어 먹기로 하였습니다. 이 곳에는 Home Brew Shop이라고 집에서 술을 만들 수 있게끔 재료와 도구를 파는 상점이 몇 있습니다. 필자가 10년전에 시작할 때만 해도 오클랜드에는 단지 3군데 뿐이었습니다. 그 중에 한 곳을 찾아가서 술 담그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맥주도 담글 수 있고, 와인도 담글 수 있고 위스키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소주를 담그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우선 재료는 dextrose 5kg, yeast, nutrients를 준비합니다. 이 세가지는 상점에서 팝니다. 요즘에는 nutrients가 필요 없는 yeast도 팝니다. Nutrients는 yeast가 빨리 발효 되도록 도와 주는 것입니다. Dextrose는 포도당입니다. 이 곳에서는 Chelsea Sugar가 만듭니다. 설탕을 써도 되지만 발효가 느려지고 혼탁한 점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소주를 만들 때 고구마를 이용한다고 하는데 이는 고구마 안에 있는 당분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알코올을 만들어 내는 데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필자가 아는 한 영양가에는 별 차이가 없고(필자 주: 제가 아는 한 소주에는 영양가는 하나도 없습니다. 단, 레드와인에는 좋은 영양가가 있습니다) 맛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필자가 만들어서 먹어 본 결과 맛에서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20리터 되는 큰 통(barrel, fermenter)에 dextrose하고 yeast하고 nutrients를 함께 넣습니다. 여기에 미지근한 물을 20리터 까지 채웁니다. 그리고 잘 섞이도록 잘 저어 줍니다 (stirrer). 물이 너무 뜨거우면 이스트가 죽어 버리므로 너무 뜨겁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서늘한 곳에(20도 - 25도) 두면 약 1-2일 후부터 발효(fermenting)되기 시작합니다. 발효될 때에는 공기(oxygen)나 박테리아, 벌레들이 들어가지 않게 끔 밀봉을 해야 합니다. 단 한 곳은 예외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