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바라기 엄마의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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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바라기 엄마의 첫 걸음

0 개 2,215 새움터
내 아까운 아들이 대학을 졸업한지 2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실업자다. 잘났다고 믿었던 아들이 어쩌자고 직장을 않 얻고 (아니면 못 얻고) ‘백수’로 지내는가 말이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업은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전공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돈도 생기지 않는 운동에 미친 아들은 나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실외에서 하는 운동도 부족하여 실내 운동까지 아마도 일주일이 10일이였어도 짧다고 할 지경이였다. 그러나 피곤하다고 노래를 부르며, 파트타임이나 코치로 얻는 수입에 만족하며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하는 재미로만 사는것 같은 아들이 어쩔때는 우울해 보이고 의기 소침해 보이기도 하였다. 아들이 밖에서 무슨일을 하며 다니는지, 나쁜 친구와는 어울리지 않는지, 혹시 마약은 하지 않는지 마음속의 의문은 많지만 어떻게 말을 풀어갈지 그저 막막하기만 하였다. 

남편과의 불화를 핑계로 한창 예민한 시기의 아들을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지금까지 아이들의 좋은 표본으로 살려고 열심히 노력한 것이 허사가 되는것 같아 깊은 절망감에 빠지기도 하였다. 직장 동료들은 아들의 독립을 위해 집에서 쫓아내란다. 이들 생각으로는 대학까지 졸업한 아들이 변변한 직업도 없이 집에 돈 한푼 보태지 않는 채 얹여 사는것은 어불성설였고,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간호사들은 내가 아들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주변에서는 나의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아들에게 비난보다는 신뢰감을 보여 주어야 건전한 관계가 형성된다고 조언하였다. 또 한쪽 부모라도 열심히, 건전하게 산다면 아이들은 그 한쪽의 건강한 부모를 따라 잘 자란다고 위로하여 주었지만 절망감에 휩싸인 나에게 별 도움이 되는것 같지 않았다.
 
절박한 심정으로 대화를 시작하면, 아들은 논리 정연하게 하고자 하는 말을 하며 자기의 마음과 말을 제대로 이해 못하는 엄마가 답답하다고 하였다. 직장을 구해 보겠다던가, 아니면 공부를 더 해 보겠다는 등의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해 주지 않는 아들이 서운하다 못해 원망스러워 아들을 비난하며 눈물 흘리는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엄마로써 무엇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절박함으로 더 열심히 일하였다.  마치 내가 해 줄것이, 보여줄 것이 이것밖에 없는것같이. 그리고 아들의 식사를 정성껏 마련해 주고, 이온 음료수를 할인 판매 할때는 무거운것을 마다하지 않고 사들고 와서 냉장고에 넣어 주었다. 그러면서 운동 하러 나가는 아들의 뒷꼭지에 “열심히, 재미있게해”라고 소리쳐 주었고, 집에 돌아오는 아들에게 “힘들지, 재미있었어?” 하며 맞어주었다.

아들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지고, 식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며 친구 이야기, 사회관, 정치관, 또 한국의 문화와 정서에 대한 생각들을 아주 조금씩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들의 생각은 건전하였고 폭도 넓은것 같았지만, 가끔은 아들이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또 다 찬성하는것도 아니였다. 그러나  아들과의 새로운 시작의 싹을 자르고 싶지 않아 이해하는 척을 하던가, 이론적으로는 맞더라도 현실감이 부족한 것 같은 아들이 답답하고 불안하여 아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때 아들은 정확히 엄마 마음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대화를 중단하였다.
 
벽에 부닥쳐 방법이 없던 나에게 병원에서 환자와 이야기하던 방법이 떠 올랐다. 환자이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비난하기 보다는 그들의 입장에서 경청하면서 공감도 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로 반대 의견을 짧게 말하고, 이런 대화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대화 방법을 써 보기로 했다. 쉬운 일은 아니였지만 아들을 ‘제 삼자’로 생각하며 이야기를 시작하였고, 가끔은 ‘너의 말을 다 찬성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이렇게 너와 이야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또 아들의 생각이 이론적으로는 맞아도 엄마이기에 아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찬성할 수 없는 입장, 나의 경험과 시대적인 배경을 짧게 이야기하기도 하며 나의 말이 잔소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아들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 할때는 솔직히 잘 이해하지 못하였다고 말하고 조금 쉽게 이야기해 달라고 하였다. 유창하지 못한 한국말로 설명해 주는 것에 흡족하지 못한 나에게 아들은 진지하게 웹 사이트까지 찾아주며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는 과정에서 아들은 모든 이성적인 생각과 판단을 떠나서 엄마이기 때문에 감성적으로 아들을 걱정하는 엄마를 이해하는 말들을 조금씩 하기 시작하였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 더 보이기 시작하였다. 쑥쓰러웠지만 엄마를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는 아들에게 고맙다고 말해 주었다. 이렇게 아들과 나의 한발짝씩 서로에게 다가가는 연습이 시작되었다.  
새움터: 유 윤심 (정신과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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