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외교 2013년 7월 13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한복 외교 2013년 7월 13일

0 개 1,910 오소영
잔치 전날과 소풍가는 전날엔 으례 설렘이 따른다. 우리에겐 공연 있는 전 날이 잔칫날을 앞둔 설렘으로 잠을 설치게 마련이다. 하지만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고 오늘 하루의 일들을 떠 올리며 마음이 분주 해 진다.   
 
이른 아침. 목적지는 전혀 생소한  곳. 서투른 출발이어서 가벼운 흥분과 함께 발길을 재촉했다.

‘와이타케레 카운실 챔버홀’에 도착해서 안내를 받아 들어간 기다림 방에선 먼저 와 계신 부지런한 분들이 공연 의상인 한복으로 갈아입느라 인사도 대충으로 부산스럽다. 홀에서는 오늘의 행사인 ‘다민족 단체장들의 쎄미나’가 한창 진행중인 모양이다. 그 중요한 자리에 막 간을 이용한 짧은 공연이지만 우리 ‘무지개 시니어 합창단’. 이 영광스럽게도 특별 초대되었다. 모처럼 외국인들 앞에서의 공연이기에 그 어느 때 보다 조심스럽고 긴장도 되었지만 색다른 흥분 또한 감출 수가 없었다. 천천히 가방을 열어 정성스레 다려넣어 간 한복을 꺼내입기 시작했다. 십수년이 지난 한복을 여기 가지고 와서 무슨무슨 행사 때마다 진력이 나도록 입어 이젠 그만 입어야 되겠다고 뒤로 미뤄두었던 그 옷을 오늘만은 고집으로 입고 싶었다. 그것은 진홍의 깃고름이 독특한 옷이기에 같은 컬러의 중복을 피하고. 다민족 외국인들에게 우리 한복 고유의 다양하고 조화로운 컬러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래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전통미와 품위가 돋보이는 한복으로 민간외교의 한몫까지 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모두가 갈아입고나니 방 안은 금방   화사한 꽃밭이 되어버렸다. 알록이 달록이 무지개 이름처럼 색깔도 곱지만 그 우아함이라니...

조금이라도 더 예뻐보이려고 바른데 더 바르고 얼굴이 닳도록 매만져도 지금은 그 누구도 흉보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젊은듯 아름다워 노인이기를 감추고 잊었다. 삼삼오오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하하호호 웃음꽃이 만발하니 공연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이 순간의 엔돌핀으로 또 십년은 뒤로 물러난 나이. 꼬까옷 입혀놓고 손주들 재롱이나 지켜 볼 할머니들이 지금은 전부 그들 아이들이 되어있다. 때때옷 입고 재롱떠는...
 
잠시 수다판을 깨고 끼어든 귀빈이 있었으니 그 분은 ‘랜 부라운’ 오클랜드 시장님이었다. 우리를 대환영하면서 함께 기념촬영을 원해 꽃밭은 그 분을 에워싸고 금방 함박웃음 꽃을 피워냈다. 일일히 악수를 나눈뒤에 “감사합니다” 발음도 정확한 인사를 남기고 떠나는 그 분을 보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특별 보너스가 너무나 멋지구나 라고. 간지러운 행복감에 속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래서일까? 모두가 한마음으로 정성껏 노래도 잘 불렀다.   

아담한 홀. 작은 무대지만 우리들 앞에는 그 어느 공연 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걸 보면서 더욱 신바람을 일으킨게 아닐까. 그들이 우리 코리안들이 아니고 모두 젊은 외국이들이었기에 더욱 더...

한인 컴뮤니티를 대표한 ‘김성혁’ 회장님과 여성회장님 두 분이 나란히 열열한 응원을 보내는데 갑자기 콧등이 찡 해 왔다. 찐한 동포애 때문인데 두분들도 어깨에 힘이 실렸을까? 단지 두 곡으로 간단히 끝난 공연이지만 너무도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되어 오래오래 기억속에 담아두련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모두들 옷을 갈아입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죤 팰리노’씨의 간절한 촬영 부탁에 다시금 한복 쇼를 해야했다. 그 분은 10월에 있을 오클랜드시장 선거에 출마를 한 후보자로 우리를 많이 칭찬 해 주었다. 이런 때 내가 한국인이라는게 자랑스럽다. 작지만 조촐하게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에 무한한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이런 때가 아닌가.  

얼마 전. 중국에서의 ‘박 근혜’ 대통령 한복외교처럼 우리도 이 나라에서의 한복행사는 곧 대단한 외교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갖게된다.  
 
매 공연 때마다 애태우시는 단장님을 비롯해 지휘자. 반주자님. 그리고 모든 단원들. 정말 수고 많으셨읍니다.

우리 공연을 한번도 놓지지 않고 관중석에서 응원을 보내주시는 ‘0 00’님 와이타케레 지역에 사는 무지개 센타 친구분들 그 분들의 응원도 기쁨으로 감사를 드리면서... 
 
우리 무지개 시니어 합창단 ‘파이팅’!!! 
 

무대 뒤의 풍경

댓글 0 | 조회 1,189 | 2017.12.19
마치 동굴 속에 갇힌 느낌이었다. 침… 더보기

숙모 시집오던 날

댓글 0 | 조회 1,776 | 2017.11.22
“어머님이 오늘 새벽에 선종하셨습니다… 더보기

봄바람 타고 온 가을 선물

댓글 0 | 조회 1,270 | 2017.10.25
몇 년 전이었다.나른하게 지쳐가는 몸… 더보기

술 석잔이 있는 풍경화

댓글 0 | 조회 1,290 | 2017.09.26
지루할만큼 질척이던 날씨가 모처럼 화… 더보기

그 특별했던 날의 긴 하루

댓글 0 | 조회 1,402 | 2017.08.22
평상시 외출에는 버스가 마냥 편하다.… 더보기

빨강 구두 아줌마

댓글 0 | 조회 2,519 | 2017.07.25
밖은 비 바람이 사납다. 오늘같은 날… 더보기

사탕, 달다

댓글 0 | 조회 1,415 | 2017.06.27
우는아이 달래주고 웃는아이 울리기도 … 더보기

잔인한 달, 나의 4월

댓글 0 | 조회 1,570 | 2017.05.23
4월 1일은 만우절(萬愚節)이다. 누… 더보기

삶의 그림 속에 창 문 낮은 집

댓글 0 | 조회 1,667 | 2017.04.26
우리말에 노름하는 자식, 빚 보증 서… 더보기

삶의 축복

댓글 0 | 조회 1,802 | 2017.03.22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길 떠나신 … 더보기

자만인가, 착각인가

댓글 0 | 조회 1,509 | 2017.02.22
평생을 살집없는 몸매로 튼실한 부티하… 더보기

아기처럼 웃고 살고싶다

댓글 0 | 조회 1,478 | 2017.01.25
유모차에 실린 아기가 버스에 올랐다.… 더보기

기어이 나를 울리고 가는구나 !

댓글 0 | 조회 2,201 | 2016.12.21
이른아침부터 하릴없이 시시덕거렸던 차… 더보기

이만큼 나이 먹어보니 . . .

댓글 0 | 조회 1,685 | 2016.11.23
젊었을땐 남만큼 가진게 많지않다고 투… 더보기

지붕위의 여자

댓글 0 | 조회 2,867 | 2016.10.26
뒷집에 새로 이사와 살고 있는 여자가… 더보기

이름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2,665 | 2016.09.28
선영. 세영. 은영. 한결같이 고운 … 더보기

굴뚝이 있는 집

댓글 0 | 조회 2,824 | 2016.08.25
요즘 새로 짓는 집들은 아예 굴뚝이 … 더보기

마음이 부자이고 싶다

댓글 0 | 조회 2,502 | 2016.07.28
알람소리에 잠이 깼다. 이불속에서 오… 더보기

꿈을 불러다주는 이 겨울의 선물

댓글 0 | 조회 1,768 | 2016.06.22
한여름에도 발이 시린 친구가 있다. … 더보기

모자(帽子)의 여인

댓글 0 | 조회 1,501 | 2016.05.26
외출 할 때마다 항상 모자를 쓰는 나… 더보기

프라하(Praha)에서 보내온 반가운 영상

댓글 0 | 조회 1,802 | 2016.04.28
예정된 하루의 일과를 별 탈 없이 마… 더보기

부녀 별곡 (父女 別曲)

댓글 0 | 조회 2,361 | 2016.03.24
이제 여기 여름도 한국처럼 덥다고 느… 더보기

소통하는 영원한 벗, 한송이 빨간 장미

댓글 0 | 조회 2,819 | 2016.02.24
혼자 밥 먹는게 지루하고 따분할 때.… 더보기

공항 그리고 크리스마스 데이

댓글 0 | 조회 1,914 | 2016.01.28
‘크리스마스 데이’에 밖을 나가보니 … 더보기

반갑잖은 손님이 저기 또 오시네

댓글 0 | 조회 2,463 | 2015.12.22
집 앞 길가에 나가서 빨간 신호등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