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노르웨이)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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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여행기(노르웨이) 1편

0 개 1,950 오소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노르웨이 오슬로’까지 밤새 북쪽으로 올라 간 페리(D. F. D. S WAYS)에서 아침을 먹고 배에서 내리니 싸~한 바람. 이제 더위와는 멀어진건가? 450대의 차량과 2000여명의 승객이 쏟아져내린 항구에서 우리의 ‘폴란드’ 기사 아저씨는 일찌감치 내려서 일행을 맞아주었다.

지금까지 거쳐 온 ‘러시아’ ‘핀랜드’ ‘스웨덴’ ‘덴마크’에서는 주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한 관광이었다면 이제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가 될 ‘노르웨이’는 아름다운 자연의 나라.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설렘과 기대로 흥분도 되고, 한편 알 수 없는 느긋해 짐이 함께 하기도 했다.

북유럽을 주름잡던 ‘바이킹’들이 가장 사랑했다는 도시. ‘오슬로’시의 창립 9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었다는 시 청사를 밖에서만 잠깐 둘러보고. 세계적인 조각가 ‘구스타프 바겔란’의 조각공원을 들어섰다. 때마침 차분하게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 뿌우연 시야속으로 불쑥 불쑥 나타나는 검은 물체가 마치 유령 같았던 작품들. 32만 3700제곱미터나 되는 넓은 공원에 212점이나 된다는 그 많은 작품을 일일히 감상하기엔 시간이 짧아서 그냥그냥 스치고 지나칠 뿐이어서 식견은 부족했지만 그래도 아쉬었다. 그의 작품들은 인생역정을 주제로 했다는 설명처럼. 어린이들의 다양한 표정을 담고 있는 입구로부터 중앙 분수대에는 인간의 탄생과 죽음의 과정을 순서대로 조각 해 놓았다. 높이 17m의 화강암에 조각된 121명의 남녀상은 서로 위로 올라가려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했다는. 인간 본성을 잘 나타내고 있어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엄숙함을 주기도 했고. 가족이라는 끈끈한 개념으로 묶은듯 둥글게 큰 돌에  엉킨듯이 묘한 모습으로 되어 있는 남녀상. 또는 모녀처럼 부녀처럼. 다양한 모습의 수 없이 많은 작품들은 내가 지금 살아가는 모습에서 너무 멀리 사라져 간 것들이어서 과연 내가 고독한 황혼 인생 임을 실감케 했다. 어디엔가 한 귀퉁이 내 삶의 모습도 있긴 있을텐데...    

김치찌게가 이렇게 맛있는 요리 일줄이야. 서양 냄새에 질릴 때 쯤 한번씩 먹게되는 우리 한식이 정말 반갑다. 그 중에서도 김치찌게의 칼칼함이라니.... 이젠 세상 어디를 가도 우리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고맙고 멋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던가. 입에 맞는 점심 덕분에 새로운 기운이 솟는 것 같았다.

차는 다시 달리고. 잠시 쉬어가는 곳곳의 휴계소에서는 동생같은 친구가 거침없이 꺼내드는 카드로 우아하게 커피향을 즐기는 낭만을 만끽 할 수가 있었다. 나라마다 자기네 ‘크로네’만 받을 뿐 준비해 간 ‘유로’는 이용이 안되니 신용카드가 대세. 유리창 밖에서 보내는 젊은 일행들의 부러운 시선이 조금은 민망하기도 했지만 큰 언니, 왕 언니 호칭에 멋쟁이란 칭호가 하나 더 붙어 나름 괜찮았다. 아마도 우리는 짚시 팔자를 타고난 사람들일까?. 여행코드가 잘 맞는 우리 둘이는 집만 나서면 힘찬 날개를 달고 어디든지 문제가 없으니... 

199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였던 ‘릴레 함메르’를 근처에서 바라보며 다시 북서쪽으로. ‘피요르드’의 마을 ‘오따’까지가 오늘의 일정이었다. 조용한 시골길을 달려오며 평화로워 보이던 소박한 마을들. 하나도 낯설지가 않았다. 내가 뉴질랜드에 살고 있기 때문인가.

그동안 머물러 왔던 그 어느 호텔들보다 지워지지 않는 인상으로 떠 오르는 그 산골마을 호텔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이층 건물이었다. 넓은 산자락 속 푸른 들판 가운데 홀로 외로운 건물 저 편에선 저녁을 짓는가 하얀 연기가 구름처럼 피어 오르고 있었다. 마치 철쭉제를 보러 온 지리산 품속에서 양식을 먹는 기분이랄까. 깔끔하고 정성스럽게 차려진 음식. 어딜가나 시골인심은 푸근하다는걸 새삼 깨닫는다. 오래간만에 느끼는 시골정취. 포만감. 그리고 한가지 더. 한기로 오그라드는 밤 공기에 찜질방 같은 욕실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곳. 반들반들 한 돌 바닥이 등대고 눕고 싶을만큼 뜨끈해서 그냥 주저앉아 몸을 녹이고. 세탁물을 펴 말렸던 잊지못할 욕실. 지금도 몸이 움츠러들게 추울 때는 그 욕실 바닥을 생각한다. 마치 우리 온돌방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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