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대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전력대란

0 개 2,298 정경란
폭풍과 전력대란 얘기를 해야겠다. 간혹 오클랜드 일부 지역 혹은 남섬의 넬슨 지역이 폭우와 강한 돌풍으로 인해 전력 공급이 끊겼다는 소식을 저 먼동네 얘기로만 들었다. 며칠전부터 예고된 남극지역으로부터의 차가운 공기 유입과 눈 소식 역시 저 아랫동네 얘기였다. 그러던 것이 남섬에 눈을 뿌린 남극발 폭풍은 웰링턴까지 상륙했고, 지붕이 과연 이 바람을 견딜까 싶을 정도로 강한 돌풍은 잠자리를 어지럽혔다. 21일 새벽, 잠자리가 차가워 일어나니 전기가 끊긴 모양이었다. 혹시나 해서 머리맡에 두고 잔 손전등으로 두꺼비집을 확인한 후, 전기회사에 전화를 했다. 때는 새벽 2시 30분. 웰링턴의 많은 지역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었단다. 인내를 갖고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다. 
 
그나마 겨울철 난방은 주로 벽난로를 사용하고 전기 히터 제품은 거의 쓰지 않던 터라 충격은 그리 크지 않았다. 문제는 취사였다. 빨리 전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냉장고의 저 음식들은 다 어쩔 것인가. 가만히 들여다보니, 김치만 쉬어버릴뿐, 상할만한 음식은 많지 않았다. 녹을만한 몇몇 냉동식품빼고는. 아침에 슈퍼를 가보니, 양초가 바닥이 났단다. 가스버너용 부탄가스를 구해서 취사는 그럭저럭 해결할 지 싶다. 
 
때마침 한국에서도 이른 폭염에 맞춰 전력공급에 비상이란다. 게다가 원자력 발전소를 유지하는데 규격에 맞지 않는, 그래서 더 저렴한 부속품을 사용해서 가동이 멈추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뉴질랜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일일당 전력 소모량이 크게 윗도는 한국에서 도심지 전력공급이 끊긴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집집마다 괴물처럼 서 있는, 이제는 더 이상 커질래야 커질 수 없을 것 같은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그리고 인터넷과 컴퓨터... 그야말로 올 스톱이다. 

냉장고의 크기만 봐도 한국에서의 생활과 이곳 뉴질랜드에서의 생활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거대해진 가전기구들, 큰 만큼 넓은 공간을 채우기 위해 주말마다 대형마트를 가족나들이처럼 다니고, 한 두개가 아니라 묶음으로 상품을 사면서 집안 여기저기에 물건을 “쟁여놓고” 살기 시작했다. 미래에 있을 소비를 앞서 당기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웰링턴에서 냉장고를 사러갔을 때, 도대체가 자취생이나 쓸만한 작은 사이즈의 냉장고를 보면서 얼마나 한심해했던지... 협소한 부엌때문에 결국 한국에서 쓰던 것의 절반크기의 냉장고를 들여놓고는 생활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첫째, 많이 사서 쟁여놓지 않게 되었고, 둘째, 일주일치의 식료품을 면밀히 계산해서 구입하느라 씀씀이에 체계가 잡혔다. 그리고 그렇게 살다보니, 큰 냉장고가 절대로 필요하지 않다는 나름의 결론도 얻었다.   
 
후쿠시마 사태로 인해 한국에서도 원자력 발전소 이용을 줄이거나 금지하자는 환경단체의 외침이 커지고 있다. 귀담아 들을만한 중요한 쟁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어떻게? 일상에서 소비에 대한 되돌아봄이 없으면 절대로 불가능하다. 자취생의 소규모 냉장고가 아무리 넣고 넣어도 공간이 남아도는 거대한 냉장고로 변신하는데까지는 불과 몇 십년이 걸리지 않았다. 아니, 지난 10년 사이에 대한민국 웬만한 가정의 냉장고는 다 양문으로 바뀌었거나, 아니면 세련된 김치냉장고를 하나 더 여분으로 두는데 까지 발전했다. 
 
이렇게 거대한 규모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구조가 일상화 되어있는게 한국이다. 편리하고, 쾌적하다. 한번 편리와 쾌적에 익숙해진 몸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바뀌려면 시간과 품이 든다. 

공장 굴뚝없는 청정한 환경을 위해 난방과 취사를 전기에 의존하는 나라 뉴질랜드. 그만큼 치뤄야 하는 값도 크다. 전기는 주로 남섬의 수력발전소와 곳곳의 풍력 발전소로부터 나온다. 에너지는 비싸다는 것을 아이들도 일찌감치 배운다. 

촛불을 켜놓고 벽난로 앞에 옹기종기 앉아서 학교를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라디오에 (전기충전해 놓은 라디오) 귀를 기울이던 새벽. 한가지 떠오른 생각은 전기가 없는 상황을 더 효율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서적 준비를 더 해두자는 거였다. 겨울이 지나면 가까운 공원에서 땔감도 더 구해놓고, 왠만한 추위에도 반팔차림으로 돌아다니는 딸내미처럼 ‘자가에너지’ 용량도 더 키워놓을 요량이다.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07 | 4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280 | 5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71 | 6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176 | 6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1 | 6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492 | 6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0 | 6일전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25 | 6일전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65 | 6일전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54 | 7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06 | 7일전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07 | 7일전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148 | 7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99 | 7일전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13 | 7일전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36 | 7일전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03 | 7일전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02 | 9일전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76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56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09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42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2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3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425 | 2025.11.26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