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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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 (Ⅱ)

0 개 3,938 Lightcraft


이번 칼럼에서는 저번 칼럼에 이어서 필자가 패션쇼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들려주고자 한다. 
 
독자들이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사진가들은 Photographers stand에서 촬영을 하게 되는데 필자가 이벤트 중에 촬영했던 패션쇼 중 가장 많은 언론매체들과 사진가들이 모여 장사진을 이뤘던 적이 있었다. 필자는 그때 학생 신분으로 참가를 하였기 때문에 필자의 자리가 따로 지정되어 있을리 없었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미리 입장하여 대기하고 있었다 (이 때가 저번 칼럼에서 말했던 1시간 반 기다린 패션쇼였었다). 패션쇼가 시작되기 약 20분 전부터 각 언론매체에서 나온 사진사와 비디오 촬영사가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고 필자의 주위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대회 주최측에서 프로들에게 직접적으로 방해가 되지 말라고 언급을 했었기 때문에 필자는 미리 맡아논 자리에서 최대한 두 무릎을 꿇고 미동도 안 한채 패션쇼 시작 30분 전부터 버티고 있었다. 패션쇼 시작 약 10분 전이 되자 필자의 바로 뒤에 방송사의 비디오 촬영기사가 커다란 삼각대를 펴고 자리를 잡았는데 필자에게 혹시 움직이다가 자기 삼각대를 건드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미리 말을 하였다. 
 
그리고 이 때부터 이미 필자의 다리는 감각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곧 패션쇼가 시작됐고 필자에게 유난히 이 패션쇼는 영원할 것처럼 느껴졌다. 패션쇼는 약 40분 동안 진행됐고 패션쇼가 끝난 후에 다들 짐을 챙겨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데 다리가 완전히 마비 되어버린 필자는 움직이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서 다시 다리의 감각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 교실 뒤에서 무릎 꿇고 한 시간 손 들고 있었던 것도 이 때 고통에 비하면 정말 말 그대로 애들 장난 이었다. 이 때 절실히 느낀 것 중 하나가 필자도 앞으로 패션쇼에 또 갈 일이 있다면 하드 카메라 케이스나 조그마한 간이 의자를 챙겨다녀야 되겠다는 것이었다. 경험이 많은 프로 사진가들은 모두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절대 부서지지 않는 하드 케이스에 카메라를 놓고 다녔는데 처음에는 폼으로 들고 다닌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의자를 대신할 용도였다. 이래서 경험이 중요한 것인가 보다. 
 
요즘은 필자가 가르치고 있는 미술 대학 패션과 학생들의 연말 패션쇼에 학교의 의뢰로 사진 촬영차 가는데 이때 경험을 토대로 앉기 편한 간이 의자를 항상 챙겨 다니고는 한다.
 
이 해 Air New Zealand Fashion Show에서 가장 큰 이슈 중에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어느 한 패션쇼 도중 여러명의 모델들이 넘어질뻔 했었고 한 명의 모델은 완전히 발목이 꺾이며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 했었다. 필자도 당연히 이 패션쇼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고 모델이 발목이 꺾이며 넘어지는 장면도 필자의 카메라에 담겼었다. 밤에 그 날 분량의 사진을 보다 그 장면을 다시 보았을 때 정말 이 장면이야말로 극적인 장면이라 생각했지만 순간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그 다음날 제출해야 하는 두 장의 사진 중 하나로 어울리는 사진이었지만 그 날 그 모델은 상당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것이 뻔한데 이 사진을 제출하여 이벤트 공간에서 전시되는 것이 모델의 마음에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것이 될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결국 고민끝에 다른 사진을 제출했는데 New Zealand Herald에서 나온 기자가 그 장면을 촬영 했었고 그 사진은 다음날 어마어마한 크기로 일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 대회를 통하여 필자도 깨달은 것은 역시 겉보기에 화려하고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 같은 분야의 일도 실제로 경험하여 보면 그 나름대로의 애로사항과 체력적 심적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패션 관련 사진 외에도 사진가라는 직업이 때때로 화려한 직업으로 보이지만 그 속에는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다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끝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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