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링턴 예술기행(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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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 예술기행(Ⅰ)

0 개 2,306 배수영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차가운 바람의 기운 때문에,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오클랜드의 해변과 맑고 아름다운 하늘이 그리웠다. 여름을 즐기기 위해 입고 온 원피스는 뉴질랜드에 처음 온 그날처럼 낯설고 불편했다. 시티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묘한 긴장감과 두려움은 비가 올 것 만 같은 날씨 때문이었을까? 지금도 모르겠다. 어디서든 당당한 나였는데 왜 그 순간 나는, 작아져버린걸까.

우울함이 감도는 도시의 첫 인상덕분에, 이곳에서 쉬이 적응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어 가디건과 자켓을 꺼내입고, 마운틴 빅토리아 전망대(Mt. Victoria Lookout)까지 걸어서 가기로 했다. 내게 걷기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걷는 동안에는 내 머릿속을 맴도는 상념이나 잡념 따위를 피할 수 있고, 단시간에 기분전환이 가능하다. 마운틴 빅토리아는 시티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으며, 해발196m의 낮은 언덕이기 때문에 걸어서 5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곳으로 올라가는 산 중턱 곳곳에 오리엔탈(Oriental Bay)가 보이는 방향으로 집들이 지어져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웰링턴은 고지대를 주거단지로, 저지대는 상업지대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였다.

웰링턴은 뉴질랜드 북섬의 남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뉴질랜드의 수도이다. 이 곳은 뉴질랜드 최대의 무역항으로 양모·육류·낙농제품의 수출이 활발하고 방직·기계·화학 ·금속·인쇄·식품·가구·신발 등의 공업이 발달하였다. 문화예술의 도시답게 국립박물관·미술관·식물관을 비롯하여 빅토리아대학과 같은 교육기관과 대성당이 있다. 마운틴 빅토리아에서는 시티 중심부의 모습은 볼 수 있지만, 아쉽게도 웰링턴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는 없다. 원래 이곳의 이름은 마오리 말로 ‘마타이랑이’라고 하는데, ‘하늘을 바라보는 장소’라는 뜻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서 비행기가 지나가는 모습을 자주 그리고 선명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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