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을 열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마음의 문을 열고

0 개 1,827 안진희
이걸 어쩌나..

눈물 나게 추운 이곳의 겨울을 걱정 없이 날 수 있게 해주던 온돌매트가 고장이 나고 말았다. 잘 쓰고 있던걸 옆 방으로 옮겨 깔았더니 켜는 순간 퍽 하고 나가버리는 게 아닌가. 어째 다른 집들은 변압기를 쓰더라니..

이불을 안 덮고 자는 아들은 그 덕에 추운지 자다가 자꾸 깨서 칭얼거린다. 나도 춥다고 잔뜩 웅크리고 잤더니 하루 종일 뼈마디가 어찌나 쑤신지.

처음 뉴질랜드에 왔던 해 겨울은 어떻게 그렇게도 춥던지. 아파트라 덜 춥다는데도 몸에는 늘 냉한 기운이 떠나지 않아 겨우내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었다. 전기세가 무서워 핀 수가 작은 걸로 장만한 코딱지 만한 전기 히터는 등짝을 바짝 대고 있어야 겨우 등판만 따뜻해졌고, 전기 장판은 비싸기만 한 것이 피를 말린다는 소문 탓에 당최 누워있어도 찜찜하기만 했다. 집 안에서 두꺼운 양말에 두꺼운 옷, 그것도 모자라 잠바까지 입고 있어야 하는 것도 적응이 되지 않아 어찌나 불편하던지.

그렇게 불우하게 겨울을 몇 해째 나다가 어느 분의 집에서 처음 가스 히터를 접했을 때의 느낌이란. 정말이지 신세계가 따로 없더라. 한국에서는 어디 동네 학원이나 가야 볼 법한 가스 히터가 어찌나 감사한 존재이던지. 좁은 집이라 잠깐만 켜놔도 공기 전체가 훈훈해지니 정말 세상 살만하더라.

그런데 그 가스 히터라는 게 냄새가 좀 나서 차마 잘 때는 키고 잘 수 없었는데 작년 겨울 어느 분의 집에서 온돌 매트라는걸 처음으로 경험하고는 눈이 번쩍 뜨이더라. 아. 이렇게 좋은걸 여태 나만 빼놓고 다들 쓰고 있었나? 시티 촌놈이 따로 없군. 나만 모르고 그렇게 춥게 살은겨.
이건 무슨 찜질방을 옮겨놓은 듯이 뜨끈함이 뼈 속까지 파고들고, 공기 건조해질 걱정을 하지 않고도 따뜻하게 아들을 재울 수 있으니 이렇게 감사한 아이템이 있나.

그러니 자꾸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사람도 사귀고 그래야 하는데 시티에 박혀서 젊은 애들끼리만 수군덕거리니 짬밥 되는 내가 제일 잘 나가는 줄 아는 수 밖에..

이곳의 인연이라는 게 만나서 마음 좀 열었다 싶으면 헤어지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니 남아있는 입장에서 늘 가슴 아프고.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먼저 이민 오신 어른 분들께서 ‘여기서는 한 두 가정하고만 친하게 지내면 된다’라고 하시던 말씀에 절실히 공감해 조용히 신랑과 둘이 놀며 살기로 다짐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를 놓고 그 아이를 삼대독자로 키우기로 생각하고 나니 그 생각이 달라지더라.

외딴 곳에서 형제가 없으면 친구라도 많이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에 이제는 발 벗고 나서서 여기저기 쫓아 다니고 있다. 그 덕에 아들은 또래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놀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나 또한 다른 엄마들과 어울리면서 많은걸 알아가고 있어 더욱 즐겁다.

내가 만드는 월남쌈이 제일 맛있는 줄 알았는데 친구 엄마가 만들어준 월남쌈을 먹어보니 여태까지 내가 만든 건 쌈도 아니더라. 김밥을 좋아해 자주 먹고 싶어도 신랑이 별로 안 좋아해 잘 못 해먹었는데 한 친구네 놀러 갔다 얻어먹은 김밥이 너무 맛있어 그대로 말아줬더니 신랑도 좋아라 한다. 신랑은 김밥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내가 싼 김밥을 별로 안 좋아했던 것이다. 나도 나름 잘 돌아다닌다 생각했었는데 어쩜 다들 나만 빼놓고 그렇게 좋은 곳들을 다녔는지 뒤 늦게 아들 데리고 여기저기 쫓아 다니기 바쁘다. 살림살이들도 어찌나 편하고 유용한 것들이 많던지 다들 편하게 쓰고 있었는데 나만 무식하게 고생하고 있었더라.

아들아, 너는 이별이 두려워 만남의 기회조차 가지지 않던 어리석은 엄마처럼 되지 않아주겠니? 마음의 문을 열었다 상처 받을까 두려워 아예 거리를 유지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말아 주겠니? 부디 사람들과 얽혀서 많은 걸 배우고 커나가는 그런 사람이 되어 주렴~!

우리는 모두 엄친아를 원한다

댓글 0 | 조회 1,414 | 2012.08.14
나에게 작은 소원이 있다면 우리 아들… 더보기

아들어록

댓글 0 | 조회 1,565 | 2013.04.09
애를 키우면 애 덕에 울고 또 애 덕… 더보기

궁합이 중요해

댓글 2 | 조회 1,593 | 2012.07.11
설거지를 하다 말고 불현듯 치밀어 오… 더보기

언어 해석의 다양한 관점

댓글 0 | 조회 1,646 | 2012.06.26
‘임마 이거 웃긴데이. 할… 더보기

바라는게 있다면

댓글 0 | 조회 1,661 | 2013.03.26
웬일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꿈에 보인… 더보기

엄마 어디가

댓글 0 | 조회 1,664 | 2013.07.23
요즘 한국에서는 ‘아빠, … 더보기

이상과 현실 사이

댓글 0 | 조회 1,668 | 2012.02.01
‘나도 가지고 놀고 싶은데… 더보기

장수만만세

댓글 0 | 조회 1,698 | 2013.02.13
죽다 살았다라는 게 이런 건가 보다.… 더보기

소박함에 감사하기

댓글 0 | 조회 1,706 | 2013.05.28
으하하. 우리도 드디어 한국에 간다.… 더보기

사회생활 하다보면....

댓글 0 | 조회 1,707 | 2013.05.15
‘엄마, 제이임스가 막 이… 더보기

오늘도 나는 반성합니다

댓글 0 | 조회 1,710 | 2013.08.13
노래도 부르고 이리저리 구르기도 하고… 더보기

아빠는 관대하다

댓글 0 | 조회 1,716 | 2013.07.09
‘엄마, 아~~&rsquo… 더보기

사회인으로 거듭나기

댓글 0 | 조회 1,728 | 2013.02.27
드디어 아들이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 더보기

슈퍼맘이 못 되어서 미안해

댓글 0 | 조회 1,757 | 2013.04.23
이것 참 큰일이다. 내일은 아들이 부… 더보기

You Win!

댓글 0 | 조회 1,764 | 2012.12.12
아들은 실컷 놀고 버티다 낮잠도 아닌… 더보기

평화협정은 이대로 깨어지는가

댓글 0 | 조회 1,774 | 2012.12.21
“위험해. 하지마. 하지 … 더보기

아빠와 엄마의 차이

댓글 0 | 조회 1,781 | 2012.07.25
등을 맞댄 채 자고 있는데 아빠는 애… 더보기

된장녀. 아니, 된장발음

댓글 0 | 조회 1,800 | 2013.06.12
“오늘은 뭐 먹었어?&rd… 더보기

뉴질랜드 사는 죄

댓글 0 | 조회 1,802 | 2012.03.14
휴우.. 아들과 약속이라도 한 듯이 … 더보기

세상에 모든 김여사님들을 존경합니다

댓글 0 | 조회 1,822 | 2011.11.09
‘헬로우~’ 왠… 더보기

현재 마음의 문을 열고

댓글 0 | 조회 1,828 | 2012.03.28
이걸 어쩌나.. 눈물 나게 추운 이곳… 더보기

제한시간 30분, 미션 임파서블

댓글 0 | 조회 1,835 | 2012.02.28
빰.빰.빠밤. 빰.빰.빠밤. 빠라밤.… 더보기

누구를 위해 개인기를 가르치나

댓글 0 | 조회 1,853 | 2011.11.09
‘자, 사진 찍자~ 아들,… 더보기

정말 다 듣고 있었던거니

댓글 0 | 조회 1,874 | 2011.11.09
아… 며칠째 잠 못 이루…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이름, 엄마

댓글 1 | 조회 1,896 | 2012.11.14
쉬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아들 녀석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