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야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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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실수야 떠나라

0 개 3,351 코리아포스트
12월 마지막 달, 싫어도 또 하나 나이를 보태야 한다. 세월따라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게 두렵다. 이제 기억력도 전같지 않은데 곧잘 건망증까지, 몇년전에 남의 집 김장한 날까지 기억한다고 지천구 받던 때도 있었는데.... 누군가 급하게 손목시계를 차고 나갔는데 밖에서 시간을 보려고 하니 화장대 위에서 굴러다니던 고무밴드였다나 그 말을 들으며 어이가 없어 깔깔대고 웃던 때가 얼마전이었는데. 어느새 내 처지가 그리 된 것 같아 기분이 씁쓸하다.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나아 질리 없을텐데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다급해진다,

며칠전의 일이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손에 들고 나오는 것이 많기도 했다. 요즈음 반드시 챙겨 들고 다니는 보온병 하나가 더 생긴게 화근일수도 있겠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 정성스럽게 신경쓰며 사는 서울의 친구를 닮아 살아 보겠다는 새로운 시도부터가 착각을 유발한 동기인 것 같다. 외출할 때 들고 나오는 따뜻한 숭늉부터 자기 체질에 맞는 먹거리들을 얄밉도록 준비하는 것 말고도 집안에서의 생활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같이 쉽게 사는 게 아님을 보고 놀랬다. 서른 전의 청상이 긴 세월 닦아 온 길을 똑같이 따를수야 없지만 자기관리에 철저한 것 만큼은 이제라도 배워야 할 것 같다. 따뜻한 물을 먹어야 함은 내게도 필수적인 것이라니. 우선 그것부터라도 실천하고자 보온병에 물을 준비했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 기분도 가볍게 오래간만에 친구들과 만나려는 기대에 마음이 붕 뜨는 것 같다. 한국엘 다녀와서 처음이니 들려 줄 고국 소식들은 얼마나 많은가. 머리 속이 꽉찬 느낌으로 정신없이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는데. 아! 어쩌면? 손에 반드시 있어야 할 열쇠꾸러미가 없는 것이다. 당황해서 숨겨 두었던 보조키를 더듬더듬 찾아 보았는데 그것도 없었다. 한국 갈 때 안전하게 안에 잘 모셔 두고 갔던 생각이 떠올랐다, (이제 어쩌지)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 정신이 몽롱해졌다. 외출한다고 창문도 꽁꽁 닫아 놓고 나왔으니 둘러봐도 방법이 없다. 발이 묶였으니 약속을 펑크낼 판인데 그럴 수는 없었다. 이럴 때 거침없이 달겨 드는 외로움은 혼자라는 인식 때문일까?..... 그러나 문득 나타나 준 옆집의 노인이 해결사처럼 반가웠다. 그가 맥가이버가 되어 내 위기를 모면해줄 줄 기대했는데 웬걸! 고개만 절레절레 왜 그랬느냐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뾰족한 방법이 없는 모양이다. 고심하던 끝에 문득 생각나는게 있어 뒤로 돌아가 보니 화장실 창문이 빠끔히 열려 있는게 아닌가, 뒤따라 온 그가 눈빛을 빛내더니 어디선가 자그마한 사다리를 들고 왔다. 다음 굵직한 각목으로 창문의 걸쇠를 벗겨 내는 시도를 한다. 힘껏 더 힘껏 여러차례 시도 끝에 와지끈 걸쇠의 못이 빠져 나오자. 넉넉하게 문이 열렸다. 와~ 다행이다. 내가 먼저 사다리에 올라가 어찌해 보려고 했지만 어림도 없는 일, 답답한 노인이 올라가 보지만 천만의 말씀. 뚱보 할아버지를 받아 드릴만큼 창문이 크지가 않았다. 두툼한 나무토막을 주워다가 사다리 위에 그 위에 또 벽돌을 고이고 나를 밀어 올려 보려고 하지만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딛고 창문을 넘어가도 거꾸로 매달려서? 위험해, 갑자기 암담한 절망감에 힘이 쭉 빠지고 기진해 쓸어질 것만 같다. 누군가 전문가를 불러다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치지도 않고 시도를 하는 그분 때문에 그만두자는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그의 와이프까지 나와서 응원을 하고 있으니 어쩔건가. 남한테 많이 베푼것도 없는 내가 너무도 분에 넘치는 복을 받는구나 싶어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번에는 무엇을 가지러 갔을까? 체념의 유혹으로 서서히 맥이 빠지고 주저앉고 싶은데 허리가 가늘고 나약해 보이는 좀 젊은 남자를 데리고 나타났다. 그 남자가 사뿐히 사다리위로 오르고 가볍게 몸을 끌어올려 서서히 창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그의 발을 단단히 잡은 노인은 사다리 위에서 곡예를 하듯 안깐 힘을 하면서 싸인을 기다린다. "오케이" 무사히 착지가 된 모양이다. "오 ~하느님" (이제 살았구나) 그 날의 해프닝은 결국 그렇게 끝났는데 사다리를 내려오다 동그라진 노인이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다치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이 남의 일이라고 몰라라 외면했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진정으로 고마운 내 이웃들 감사합니다" "안젤라 키 오케이" 그 날 이후 만나기만 하면 한결같이 그렇게 나를 놀린다. 민망하고 부끄럽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 덕분에 마음놓고 잘 사니까 참 좋다,

내년에는 정신 바짝 차리고 긴장하며 살아야지. 그리고 나도 그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는데 그게 무얼까? 실수를 통해서 경험하는 깨달음,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렇게 깨달으며 살아야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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