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 쌍둥이 아빠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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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322] 쌍둥이 아빠 고마워요

0 개 2,507 코리아타임즈
지치도록 피곤하게 운동하고 돌아와 막 현관문에 키를 꽂는 순간이다. 마치 내가 돌아왔음을 보고나 있듯이 안에서 요란스럽게 전화벨이 울려댄다. 누가 그리 때를 잘 맞췄을까? 조급하게 뛰어 들어가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저쪽의 익숙치않은 남자 목소리가 나를 의아하게 했다.    
  “저 ㅇㅇㅇ에 사는 쌍둥이 아빤데요. 기억하실라나 몰라요. ㅇㅇ네 집에서 뵈었는데……”
  
  아직 그런 분들을 잊어 버릴만큼 건망증이 오지 않았음이 다행이다. 주소를 알려 달라기에 가르쳐 주면서 무슨일 때문인가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가 편지를 보내 드리려고요. 아마 전화 열 번도 더 돌렸습니다.”

  너무 뜻밖의 사람한테서 편지를 보내겠다는 말을 듣고 보니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다. 이 해도 다 저물어 가고 있으니 신년 인사장을 보내 주려나 보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쨌던 나를 잊지 않고 찾아 주는 사람은 그저 고맙고 반갑다.  

  내 이웃에 사는 아드님집에 오는 한국의 친구 ㅇㅇ씨가 올 때마다 그 젊은 남자분을 만나게 되곤했다. 그의 부모님이 내 친구 가까이 사시기에 어머님이 보내주신 물건들을 전해받고 자기들 부모님처럼 그 친구를 자주 찾아 주어 만나곤 했다. 이제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 간지도 오래되어 발길이 끊기고 잊은지도 한참이나 되었는데……, 남쪽 어딘가 한 시간 거리에서 올라온다고 했다. 아주 사근사근하고 예쁜 아내와 쌍둥이 딸을 두고 그 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겪는 이야기가 늘 재미있었다. 어려움도 같이 공감해주면서… (그분 사는 곳이 ㅇㅇㅇㅇ가 맞는구나) 언제인가 낯선 곳으로 골프 나드리를 가자고 지도를 보고 찾아 나섰던 곳이 우연찮게도 그곳이었다. 그쪽 어딘가에 골프장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과 만나기만 하면 들어 오던 시골동네가 바로 맞았다는게 반가웠다.

  바람 불고 사납던 어느 주말 오후, 착실하고 야무지게 준비해간 친구부부의 점심을 차안에서 해결하고 새로운 기대로 골프장에 들어섰는데 첫 홀 나갈 때부터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담한 시골 조용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 엄청 호감이 가는데 손님 대접하는 날씨치고는 영 아니었다. 서둘러 비옷을 꺼내 입고 과감하게 시작은 했지만 해도 너무했다. 18홀 다 치도록 줄기차게 쏟아져 온 몸이 물쿵덩이에 빠진 생쥐꼴이었다. 다 저녁때 네 사람이 마지막 홀을 들어서는데 이층 카페에서 내려다보던 사람들이 창가에 모여 박수를 치고 있질 않은가. 우리 밖에 더는 사람이 없는 빈 골프장이었다. 조금 창피한 생각이 들었지만 누구 한사람 그만 두자는 말을 한마디도 안하고 끝까지 해냈으니 박수를 받을 만도 했다. ㅇㅇㅇㅇ는 그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며칠 후 큼직한 서류봉투에 담겨 온 그 분의 편지를 받았다. 뜯어보니 내 오래 전의 작품 하나가 얌전하게 코팅이 되어 들어있는 게 아닌가. 그것은 한국에서 언니가 다니러 오셨을 때의 것이니까 벌써 2년전에 쓴 것이다. 바삐 사는 젊은 분들은 책을 접할 시간이 없다. 더구나 광고를 겯드린 상업지가 작은 시골마을까지 갈리도 없기에 어디선가 모처럼 내 글을 만났던 것이다. 아는 사람의 것이라고 반가워서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코팅처리를 해서 본인에게 전하려던 것이 두 번째 통화에서 내가 글쟁이라는 것을 어디에선가 듣고 알아 버렸다며 그 성의가 맥 빠지게 되었음을 알려왔다. 분에 넘치는 찬사와 함께…….

  나는 이런 분들로 하여금 이 세상 살 맛이 나는 사람이잖은가 일상의 변함없는 굴레에서 나른한 권태로움을 느낄 때 내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불쑥 나타나면 나는 돌 틈에서 솟아나는 맑은 샘물을 만난 듯 새로운 기운이 나고 그들에게 살가운 정이 간다. 내가 외롭지 않게 살아가도록 친구가 되어주는 사람들, 그들 때문에 나는 끊임없이 생각을 끌어 내는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모래알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 중에서 오직 단 한 사람 내 짝이 있듯이 나를 공감하는 사람 한 사람만 있어도 나는 글을 써야만 할 것 같다. 그게 내가 잘 늙어가는 길인것 같아서……. 세상이 나라는 존재를 버리지 않고 인지해주고 있음에 고마움을 더하며…, 쌍둥이 아빠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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