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그 피할 수 없는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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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그 피할 수 없는 운명

0 개 1,968 동진스님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태어남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지는 것이다.”

“인생무상”이라는 말은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되새기게 되는 말이다. 주변에서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거나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이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나락의 길로 떨어질 경우 인생무상을 떠올리게 된다.

이 세상에 형체(물질)로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언젠가 소멸을 피할 수 없으며 아무리  번성하고 그 기세가 활발하더라도 필연코 그 모습 그대로 영원할 수는 없다. 

강산은 십 년이면 그 모습을 변화시키고 인생도 100년을 넘기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물론 그 속도는 시대에 따라 빨라질 수도 있고 느려질 수도 있겠지만 여하간에 변(變)하고 멸(滅)해 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을 일컬어 “우주만물은 성주괴공(成住壞空)의 과정을 거친다”라고 말한다.
 
이 말을 생명을 가진 중생들에게 적용하면 “생로병사(生老病死)”라고 할 수 있겠다. 나고, 늙고, 병들고, 그리고 죽는 과정은 우리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이야긴데 그렇다면 인생이라는 것이 너무 허무하고 수동적인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주위를 둘러보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한 번만 있던가?

봄에 새싹을 틔어 낸 나무는 뜨거운 여름 날 그 기세가 하늘을 가릴 듯 울울창창한 이파리를 만들어 내고 가을엔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그 열매에 생명의 씨앗을 저장하고 눈보라 치는 차가운 겨울엔 깊은 잠을 통해 다시 올 봄 날의 태양을 맞이 할 준비를 한다.

그리하여 때가 되면 다시금 새로운 모습으로 존재하게 되지 않던가?

이렇듯 우리를 포함한 모든 자연은 시절 인연에 맞추어 이런 모습, 저런 모습으로 영원히 존재하게 될 것이다.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죽음은 우리에게 그저 한번 거쳐가야 할 통과의례일 뿐인데 대부분의 우리들은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가면서 죽음에 대해 끊임없는 공포감을 가지며 살아간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하고, 그렇게도 아끼며 좋아하던 재물들을 남겨두고 사라져야 한다는 아쉬움이 죽음을 피하고 싶은 욕망을 부채질 하겠지만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해 본다면 그런 욕망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는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그 권세가 천하를 뒤덮던 진시황도 죽음을 피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피눈물을 모아 아방궁을 짓게 하고 불사의 명약을 얻기 위해 수천의 동남동녀들을 사지로 몰아 내어 죽게 했지만 그 역시 죽음을 피할 수는 없지 않았는가? 
 
하지만 어리석은 것이 인간이라고, 지금 이 시간에도 수 많은 현대의 진시황들은 여전히 불로불사를 위해 헛고생을 마다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불제자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죽음을 향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겠는가. 

절 집에서 행하는 여러 가지 재(齋)중에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라는 것이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살아 있을 때 미리 수행과 공덕을 닦아두는 재(齋) 의식인데 다음 생을 대비해 죽은 후에 행할 불사(佛事)를 생전에 미리 닦는다는 의미이며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49재를 미리 지내는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천도재가 죽은 후에 고인의 영혼을 좋은 곳으로 인도하기 위한, 즉 이미 죽은 이들을 위한 의식이라면 생전예수재는 살아 있는 사람, 즉 나 자신을 위한 의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런 행위는 새로운 형태의 삶을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불교의 철저한 인과법은 내가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위 하느냐에 따라 다음 생의 삶의 방식이 정해진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나의 행위에 대해 책임지고 노력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항상 최선대로 되지 않는 것이 보통의 삶이기 때문에 잘못되었을 경우, 그것을 반성하고 참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나의 후손들이 죽은 나를 위해 천도재를 지내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살아 있는 나 스스로가 미리 죽음을 생각해보고 살아 있는 동안 무엇이 잘못 되었고 어떤 점에서 반성하고 참회해야 하며 앞으로 나 아닌 다른 이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다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면 그것을 당당히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맞이해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다음으로 올 새로운 삶이 지금보다는 나아진 환경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는 행위보다는 훨씬 현명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열 가지 나쁜 업(十惡業)을 짓지 말고 반대로 열 가지의 좋은 인연(十善業)을 만들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죽음을 반드시 맞이해야만 하는 우리 중생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마음가짐이 아닌가 한다.

끝으로 천 상병 시인의 시 “歸天”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맺는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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