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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리더

1 2,266 코리아포스트
2002년 독일 월드컵 때 대한민국은 4강에 진출했었다. 오클랜드의 내 친구들은 한 집에 모두 모였다. 감동의 순간을 동시대인으로서 함께 공유하면서 벅찬 감정의 시너지 효과를 느끼고 싶어서였다. 심심풀이 맥주와 안주를 앞에 놓고 환호를 지르기도 하고 아쉬운 탄식을 내쉬기도 하면서 맘껏 축제와 같은 시간들을 보냈다. 안정환이 골든 골을 터뜨렸을 때, 스페인과 승부차기에서 이겼을 때 나는 막연히 느꼈었다.

'진정 내 생애 몇 안 되는 찬란한 영광의 시간이구나!'

그리고 히딩크는 대한민국의 영웅이 되었다. 단지 대한민국이 4강에 진출해서였을까? 히딩크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고, 최대한의 에너지를 자신과 선수들에게서 뽑아 내어 목표를 달성한 진정한 리더였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고와 확고한 신념, 전문성을 가진 불굴의 리더를 우리는 참으로 오랜만에 만났었다. 그가 떠나자 한국 축구와 국민들은 허탈해졌다. 히딩크는 어떤 팀과 계약하기 전에 먼저 그 팀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는 일을 우선으로 한다. 사전 조사와 스스로의 검증을 거치고 확신이 섰을 때 그 팀의 수장을 맡는다는 것이다. 돈과 명예 때문에 일단 감투부터 챙기고 좋아라 하는 소인배들과는 역시 다른 모습이다.

21세기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지털 시대이며 글로벌, 무한경쟁의 시대이다. 때문에 21세기 리더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좋은 리더란 어떤 사람일까? 요즘 기업가와 정치인들은 무엇보다도 리더십에 대한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주변에 인물들이 얼마나 없는지 역사 속 인물 중에서 역할 모델을 찾아 헤매고 있다.

23전 23승의 전승을 기록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현대적 관점에서 봐도 결코 고루하지 않다. 우선 그는 문무가 겸비되어 힘과 지(知)가 균형을 이루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행동력과 용기는 부하들에게 긍정적 힘을 불어 넣었다. 전략을 짤 때도 지형지물을 최대한 활용해서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그의 난중일기는 휴머니즘이 가득 담긴 기록 문학의 백미로 감성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후대의 사람들이 그를 진정한 리더라고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들이 여기에 있다.

영국의 BBC는 지난 천 년 동안 살았던 인류 중 최고의 탐험가는 누구일까? 그 해답을 내놓았다. 1위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2위는 제임스 쿡, 3위는 닐 암스트롱, 4위는 마르코 폴로, 5위는 어니스트 섀클턴이다. 탐험이었는지 정복이었는지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어찌됐건 인류사의 물꼬를 뒤바꾼 인물들임에는 틀림 없다. 5위의 섀클턴만 제외한다면. 영국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Ernest H.Shackleton) 은 100년 전쯤의 인물이다. 로널드 아문센과 로버트 팔콘 스코트와 마찬가지로 남극 대륙 탐험에 나섰던 탐험가다. 스코트와 마찬가지로 그는 실패했다. 그 당시의 경험과 정보와 장비로 보자면 성공한 노르웨이의 아문센이 신기할 정도다. 그러나 스코트가 탐험 대원 전원과 함께 사망한 것과는 달리 섀클턴은 남극 대륙에서 2년만에 27명의 대원 전원과 함께 살아 돌아왔다.

1914년 8월, 섀클턴은 27명의 대원과 함께 인듀어런스(Endurance)호를 타고 영국을 출발 남극으로 향한다. 남극 해역에 도착하자 인듀어런스 호는 남극의 부빙(浮氷)에 산산조각 난파선이 되고 만다. 대원들은 구명보트에 나눠 타고 난파선에서 탈출, 약 2년 동안을 남극의 부빙과 무인도 등에서 버티면서 살아나갈 길을 모색하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섀클턴은 대원 27명과 함께 조난 당한지 634일만에 무사히 귀환하게 되고 수십 년 후 그들의 '서바이벌 게임' 같은 이야기는 책으로 엮어지게 된다.

1990년 대 들어와 섀클턴의 이야기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소련과 미국을 주축으로 하던 냉전시대가 끝나고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되고 자본주의가 인류를 살릴 희망이고 비전이라는 생각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무렵이었다. 먹지 않으면 먹히고 죽이지 않으면 죽는 살벌한 자본의 속성,총성없는 전쟁터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1세기, 남극 대륙 뿐 아니라 지구 전체가 서바이벌 게임장이 되었다. 21세기에는 남극을 탐험하려다가 죽다 살아난 '실패한 탐험가 섀클턴'은 별 이슈가 되지 못한다. 다만 그의 리더십이 어떠했기에 굶주림과 추위와 외로움 속에서도 야수처럼 변하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며 존엄한 인간성을 유지하다가 살아돌아왔느냐는 것이다. 요즘 정치가와 기업가들은 섀클턴의 리더쉽과 용기, 팀워크 운용 능력 등을 배우기 위해 '성공한 리더 섀클턴'의 궤적을 꼼꼼히 더듬고 있다.

그의 리더십은 다른 '진정한 리더'들과 마찬가지로 솔선수범, 긍정적이며 확신에 찬 태도, 용기,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 등으로 꼽힌다. 인상적인 것은 불필요한 힘겨루기를 삼가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에드먼드 힐러리경도 새클턴의 리더십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

"재난이 일어나고 모든 희망이 사라졌을 때 무릎을 꿇고 섀클턴의 리더십을 달라고 기도하라."

우리의 리더들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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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엠
순 제 생각인데 ,

형용사로는 설명이 않됨니다.

천날을 벽만 보고 도를 득했다하면

그에 따르는 무수한 형용사는 ..ㅎ

다 내가 한겁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 쟌아요.

다 알면서 모른체하는 거지요...

리더는 형용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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