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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2007. 17:26
박신영
()
사는 이야기
베이 오브 아일랜드에 다녀왔다
배타고 고래구경하는 상상을 하고 갔었는데, 고래는 커녕 이곳 바다에 흔하다는 도미꼬리도 못 봤다
여러가지의 크루즈가 있었는데 선택을 잘 못 했는지, 물때가 안 맞았는지, 하여간 아쉬웠다
하지만
돌고래구경하다가 중태에 빠진 어느 여인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겁이 많은 나로서는 오히려 다행이다 싶었다
이 여인네는 배를 타고 돌고래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바다에서 한 녀석이 뛰어올라
가슴팍에 퍽 안겼던 모양이다
약 70kg정도된다는 돌고래가 갑자기 가슴께를 치는 충격이 상당했던지
이 여인은 폐를 크게 다치고 주저앉으면서 엉덩이뼈가 부서지는 중상을 입고서는
지금 오클랜드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라고 한다
상태가 너무 심해서 부서진 엉덩이뼈 수술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일은 뭐 백년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일이라고 하지만
하여간 운이 없는 여인네라고 하겠다
작년에 로토루아 여행을 갔을 때는
이것 저것 아이들이 보고 즐길 것도 많았고 꽤 괜찮은 가족여행코스라고 느꼈다
하지만 베이 오브 아일랜드는 가족여행지라고 하기보다는
젊은이들의 휴가지라는 인상을 받았다
10대, 20대 젊은이들이 그야말로 '득실'대는 곳이었는데
저녁이 되니까 술 취해서 돌아다니는 아이들도 많았다
아침 일찍 90마일 비치여행을 나서는데
밤새 술을 마시고도 여전히 술병을 들고 비틀거리는 아이들이 파이히아 해변에 제법 많았다
누가 그러는데 러셀은 더했다고 한다
러셀이라는 이름의 섬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라고 하는데
겉보기에는 참 이쁘고 깨끗했는데 하룻밤 묵기에는 꽤나 시끄러운 동네라고 한다
우리 아들이 유일하게 좋아했던 것은
모래썰매타기 뿐이었다
90마일 비치를 달리다가 중간쯤에 위치한 거대한 모래 언덕에서 썰매를 타고 내려오기란
정말 흔하지 않은 경험이었던지 보는 사람들도 즐거워했다
타고 내려오기는 재밌었지만 그 모래언덕을 올라가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마치 어느 사막을 걷는듯한 착각도 들었는데
한국같았으면
리프트같은 것을 설치하고도 남았을텐데
이곳의 문화는 정말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실질적인' 교훈이라면
초고추장을 챙겨갔었어야한다는 거다
생굴이 잔뜩 차려진 부페에 갔지만
초고추장없이 그 굴을 먹기란 정말 고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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