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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개 1,569 박신영
아들은 이제 3학기째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어느날 부터인가, 내가 시킨 것도 아닌데, 집에서는 간단한 말이나 특히 감탄사등은 모두 영어로 하고 있다
동생이 사고치면 내게 와서 이르는 말이 다 영어이고 엄마에게 들이대는 것도 이젠 영어로 한다

이녀석이 요즘 많이 늘었네, 대견한 생각도 잠시, 혹시 한국말을 잊어버리지나 않을까 걱정에 앞으로 집에서는 무조건 한국말로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눈치를 보니 학교생활도 이제 혼자서 다 꾸려가는 듯 하고 내가 특별히 학부모간담회가 있지 않은 한 학교갈 일도 없을 정도로 의사소통을 알아서 다 하는 모양이다  담임선생님도 아닌데 다른 반 선생님들 이름까지 줄줄이 꿰고 있어 이상할 정도이다  

아들이나 엄마나 둘다 너무나 걱정근심에 힘들어 하던 첫 학기가 엊그제 같은데.......

그때는 아들녀석이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수시로 화장실에 들락거리고, 스트레스로 인한 복통을 호소하며 눈물 흘리던 일이 많았다  아침에 밥먹여 학교에 데려갈 때 까지는 멀쩡하던 아이가, 교실 문 앞에만 가면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얼굴 찡그려댔었다  그런 아이를 억지로 교실에 들여보내 놓고 집으로 돌아오자면 2시간이 채 안되어 학교에서 전화온 것만 세번이었다 부리나케 학교에 가 보면 양호실에 누런 얼굴로 앉아있던 아들이 있었다  집으로 데려와 한숨재우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멀쩡했다 하지만 다시 아침이 되면 배 아프다고 학교가기 싫어했었다

지금은 오히려 내가 늦잠이라도 잘라치면,  학교늦는다며 소리질러 나를 깨운다
하지만 아직 이곳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볼 수도 없을 것 같다 요즘도 툭하면 한국 초등학교가 더 좋다는 둥 카트라이더 게임은 언제 할 수 있냐는 둥 불만섞인 투정을 잘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1학년 1학기만 달랑 다니고 왔는지라, 왜 이곳에서는 3시까지 학교에 있어야 하느냐, 한국은 12시면 집에 가는데 이곳은 자그마치 6시간이나 학교공부를 하니 싫다는둥
하여간 갈수록 미화시켜서 한국학교가 마치 천국이라도 되는양 꿈을 꾸는 모양이다

그 불만의 원인은 친구의 부족에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한국에서는 집만 나서면 같은 아파트 단지안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친구도 있고, 찾아갈 친구집도 여러군데이고, 찾아오는 친구도 있고, 축구나 미술, 하모니카등 과외활동을 할때마다 친구들을 만나고 같이 놀면서 공부했었는데
이곳에서는 3시에 학교끝나고 집에 오면 더이상 친구랑 놀 일이 없으니 불만인 모양이다
엄마는 이것저것 공부하라고 채근이고 동생은 제 방에 가서 부수고 어지르는 일 밖에 못하니 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도 어쩌랴 이것이 네가 적응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을.........

그리고 나중에, 나중에 어쩌면 네게 훨씬 좋을지도 모를 시간들이기를 바랄 뿐이다

사실 영어를 정복하고 나면 아들의 삶에 훨씬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질거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어린시절에 영어권나라에서 직접 익힌 영어는, 어른이 되어 죽어라 공부해서 억지로 익힌 영어와는 상대도 안될 것이 분명하다

나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첨으로 알파벳을 배웠던 세대이고, 그 이후 미친듯이 영어공부에 전력질주해서 토플 600점을 넘기고 토익 900점을 넘긴 사람이지만, 여전히 몸에 맞지않는 옷처럼 영어가 낯설고 어색한 것을 어쩔 수 없다  

특히 내가 절망했던 것은, 내가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영어를 구사하는 교포 친구들을 만났을 때였다
그리고 미국친구들이 지극히 사적인 수다에는 나를 끼워주지 않을 때, 또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비공식적인 그들의 어휘는 내게는 도저히 보이지도 않고 넘을 수도 없는 벽이었다
  
그런 면에서 내 아들은 아마 나와 다를 것이다

나처럼 자꾸 반복하지 않으면,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고 녹이 슬어버리는 영어가 아닌, 언제든 마음대로 꺼냈다 넣었다 할 수 있는 모국어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런 아들을 위해 엄마로서 현재 내가 도와줄 일을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다름아닌 밥상의 국제화이다

이제 점점 영어가 더 편하고 더 잘하고 심지어 생각과 행동까지 영어식으로 변화할 아들이
앞으로 세상 어디에 가든 진짜 세계인이 되길 바란다면
삼시세끼 밥과 김치에 목숨거는 토종입맛이라면 너무 힘들 것이다

어느 중국인 친구가 그런 말을 했었다
미국유학을 가면 중국아이들은 음식에 별 문제가 없어서 쉽게 적응하는데 반해,
한국아이들은 음식때문에 너무 힘들어 한다고.......
나역시 미국유학시 먹거리때문에 너무 고생을 했다
손쉽게 값싸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미국식, 중국식 식당이 넘쳐나는데도
나는 밥과 김치가 그리워서 그 비싼 한국식당을 일부러 찾아가서 김치찌개라도 한그릇 사먹어야 기운이 났고 누군가 한국음식을 대접해 준다고 하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내마음은 항상 배고팠고 허기져 있었다
아이다호의 보이시라는 한적한 도시에 사는 어느 미국 친구의 고향집에 놀러갔던 일주일은 끔찍한 기억이다
미국식으로만 3일을 먹자, 나는 미칠 것 같았다
흑인은 아예 찾아볼 수 없고 히스패닉조차 드문 그 동네에서 한국식당은 꿈이었고 심지어는 중국식당조차 드물었다 가게에 가서 중국식 간장 소스를 하나 사들고 와서 마치 그것이 고추장이라도 되는양 모든 음식을 찍어먹으며 허기를 때웠다

뉴욕에 있을 때 한인동네의 한국교회에 가면 주일예배후에 맛있는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내 숙소 근처에 여러 미국교회가 있었는데도 나는 일부러 먼곳에 있는 한국교회를 찾아갔다 물론 꼭 음식때문만은 아니었지만 1시간여동안 전철을 타고 가는동안 내 머릿속에는 오늘 메뉴는 뭘까 하는 생각이 가득했다

결혼전에 친구랑 홍콩여행을 갔을 때도 생각난다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호기있게 현지중국식당에 들어갔지만 그 역겨운(?) 냄새에 도저히 먹을수가 없어 젖가락만 들었다놨다 하다가 계산하고 나왔다 그렇다고 빠듯한 예산에 한국식당에 계속 갈 수도 없고 결국 하루 세끼를 맥도날드에 가서 때웠다  그 이후 지금까지 감자튀김을 싫어하는 편이다

이곳 뉴질랜드에서도 주로, 대부분 한식으로 식사준비를 한다 아들은 빵,베이컨, 쏘세지만으로 한끼가 가능할 것도 같은데,  나는 억지로 밥을 떠 먹여 학교에 보낸다  사실 아들보다는 내가 그렇게 먹어야 뭔가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드니.......자식을 위해 내가 양보를 좀 해야할 것 같다    

영어라는 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만사 오케이는 아닌 것 같다
언어는 문화이므로 그 안의 역사, 인물, 음식, 스포츠, 음악, 생각, 태도....이 모든 것이 비빔밥처럼 잘 어우려져야 진짜 영어박사가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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