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 Pope John Paul II와 찢겨진 태극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07] Pope John Paul II와 찢겨진 태극기

0 개 3,315 코리아타임즈
There are 1.1 billion Catholics in the world.  
(전세계에서는 11억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있다.)  

Of that total, nearly 65 percent live in Africa, Asia and Latin America.
(그 중 거의 65 퍼센트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에 살고 있다.)

There are almost 500,000 Catholics in New Zealand, based on 2001 census figures.
(2001 인구 조사 숫자에 의하면, 뉴질랜드에는 거의 50만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있다.)

  전세계의 이 수많은 가톨릭 신도들이 교황이라는 한 정점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교황의 영향력은 그 어떤 힘보다 실로 막강하다 할 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이 2005년 4월 8일 오전 10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엄수 되었고, 1978년 10월 16일부터 전세계 가톨릭을 이끌던 요한 바오로 2세는 이제 그의 조국 폴란드의 흙으로 덮여 흙으로 돌아가고 있다.

  전 세계 언론과 가톨릭 신자들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는 지금, 필자는 21년이란 세월의 강 저편 기슭에 버려져 있는 상처입은 기억 하나를 아직도 지울 수가 없다. 제5 공화국의 1984년, 자유도 목놓아 부르지 못하던 나의 젊음은, 어두운 칠판 속에서도 시퍼렇게 출렁이는 철조망에 쫒겨 백묵가루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채 자라지도 못한 민주의 뼈가루를 뿌리내리지 못할 허공에 뿌리는 백묵 지우개 터는 소리에, 베드로의 혀처럼 얼어붙은 내 입술은 아이들 앞에서 떨리고 있었다. 1984년 그 해 5월,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의 후계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는 자유와 평화에 목말라 하는 한국을 방문하셨고, 나는 한 조각의 일그러진 풍경화를 내 젊음의 화폭에 거칠게 스케치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그 누구의 천박한 충성심에서 비롯된 일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날 나의 눈 앞에서는 교육과 종교와 태극기 모두는 처참하게 찢어지고 있었다.

  광화문 비제바노 구두가게 앞/ 도죠 히데끼보다 조금 긴 스포츠 머리/ 두발 자율화 아이들/ 대낮의 칼 싸움// 비쩍 마른 1회용 대나무 깃대 끝에/ 갈갈이 찢겨져 휘날리는 태극기// 가로수에 묶어 놓은/ 주황색 빨랫줄 안에서/ 오지 않는 교황을 기다리며/ 담임 선생은 출석을 부른다//

  Say to the Daughter of Zion,
(시온 딸에게 이르기를,)

See, your king comes to you,
(네 왕이 네게 임하나니)

gentle and riding on a donkey, on a calf, the foal of a donkey.
(그는 겸손하여 나귀, 곧 멍에 메는 짐승의 새끼를 탔도다 하라 하였느니라.)

The disciples went and did as Jesus had instructed them.
(제자들이 가서 예수의 명하신 대로 하여)

They brought the donkey and the calf, placed their cloaks on them, and Jesus sat on them.
(나귀와 나귀 새끼를 끌고 와서 자기들의 겉옷을 그 위에 얹으매 예수께서 그 위에 타시니)

A very large crowd spread their cloaks on the road,
(무리의 대부분은 그 겉옷을 길에 펴며,)

while others cut branches from the trees and spread them on the road.
(다른 이는 나뭇가지를 베어 길에 펴고)

The crowds that went ahead of him and those that followed shouted,
(앞에서 가고 뒤에서 따르는 무리가 소리질러 가로되)  

“Hosanna to the Son of David!”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Blessed is he who comes in the name of the Lord!”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Hosanna in the highest!”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하더라)

  와, 와!/ 방탄 유리곽 속에서/ 한 점 부끄럼없어 보이는/ 순박한 미소를 지으며 손 흔드는/ 교황 할아버지에게/ 아이들은 장난 칼싸움에 찢어진,/ 평화에 눈 먼 이 땅의 태극기를/ 힘차게 흔든다.// 그 하늘에는 평화/ 주님께 영광// 중화된 최루가스 묻어나는/ 신문만 뒤적이며/ 표백된 결벽증을 고해 성사하던/ 눈물의 선지자 예레미야, 내 세례명이/ 해말간 소주 몸뚱어리 같은,/ 이 땅의 눈물 위에서 흔들린다.// 와, 와, 끝이다, 끝이다, 집에 가자/ 와, 와, 선생님 드디어 왔어요./ 드디어/ 지나/갔어요/ 집에 가자, 만세, 만세, 만세 삼창.

   그래, 그랬다!  나의 조국 대한 민국은 그 때 참으로 우울하게도 그랬었다.

가스 안전에 관하여

댓글 0 | 조회 191 | 5시간전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 더보기

멀어도 멀지 않은 길

댓글 0 | 조회 74 | 5시간전
스페인에서 온 연인의 범어사 템플스테… 더보기

종자

댓글 0 | 조회 75 | 6시간전
시인 최 재호울음 그친 하늘이 다시 … 더보기

알고 나면 속 시원한 학생비자

댓글 0 | 조회 322 | 8시간전
뉴질랜드에서 학업을 시작하고자 하면,… 더보기

Pink Shirt Day

댓글 0 | 조회 394 | 9시간전
2024년 5월17일(금요일)은 핑크… 더보기

잔인한 5월

댓글 0 | 조회 396 | 9시간전
‘그니까요 쌤~ 제가 자~알 알아 들… 더보기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억재하는 식사와 생활 습관

댓글 0 | 조회 793 | 1일전
1. 유익균이 좋아하는 음식과 습관들… 더보기

두 죽음의 방식: 홍세화와 서경식

댓글 0 | 조회 487 | 1일전
▲ 왼쪽부터 고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더보기

우리 명상은 철저한 내공

댓글 0 | 조회 124 | 1일전
명상에는 크게 외공(外功)과 내공(內… 더보기

쓰레기통을 내어 놓다가

댓글 0 | 조회 897 | 1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고양이 발걸음도… 더보기

지출 내역 절약하기

댓글 0 | 조회 368 | 1일전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항상 특정 비용… 더보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1)

댓글 0 | 조회 133 | 1일전
일반적으로 허약아란 몸이 야위고 자주… 더보기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는다

댓글 0 | 조회 401 | 5일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더보기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874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321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605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539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638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38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207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275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46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42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93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49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