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 병천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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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 병천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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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O(세계보건기구)가 2007년 5월 18일 발표한 '세계보건통계 2007'에서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8.5세(남75세, 여82세)로 나타나 세계 194개국 가운데 26위를 차지했다.

  요즘 한국은 경제수준의 향상, 의학기술의 발달 등이 맞물리면서 평균수명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고, 증폭 되는 노령 인구들로 인해 사회 전반의 생활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

  <한국에 장기체류 중인 L사장이 지난 달 오클랜드를 다녀갔다. 그에 따르면 요즘 한국은 빠르게 진행되는 노령화와 조기명퇴가 겹쳐 도처에 은퇴자들로 북적거리고 주중에도 웬만한 산들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란다. 그래서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이 소위 전공세대-전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65세 이상 노인세대-들이다. 그들은 만원 짜리 한장 덜렁 들고 종착지인 천안역 그리고 좀 더 일찍 깨인 이들은 천안에서 또 공짜 버스로 병천까지 간다.

  병천에 도착하면 이런 '실버세대'('노인 세대'라고 하면 뺨 맞는다.)들을 기다리는 순대집들이 즐비하다. 이름하여 '병천 순대'. 거기 앉아 전성기 때의 무훈담, 노무현과 이명박 얘기, 건강 비법 공개 등으로 하루를 보낸다. 그 중에도 약삭 빠른 이들은 곱상한 '할머니 동무'나 아직도 기력이 넘쳐 보이는 '백발의 노신사'를 만나 '실버 커플'을 이루는 행운을 맞기도 한다니 한국은 역시 기회의 나라임에 틀림 없다. 그러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와 일부는 '콜라텍'에 가서 '늙은 젊음'을 불태우기도 한다. 때때로 눈이 맞아 천안쯤의 모텔에 들러 마무리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묻지마 실버족들'까지 생겨나고 있다니 참으로 요지경 속이다.>

  얼마 전 우리에게는 감정이 별로인 '윈스턴 피터스'가 실버 세대들을 위한 'Super Gold Card' 제도를 들고 나왔다.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10%정도 할인해 주는 제도인데 벌써 10여 업체를 확보했고 더욱 확대시켜 나갈 방침이라니 제법 구미가 당길 만 해 보인다.

  그런데 노후대책이 별로 인 것 같은 키위들이 쥐꼬리만한 노인수당으로 잘도 살아간다.

  <다운타운에서 까페를 할 때였다. 깨끗하게 차려 입은 노부부나 때로는 할머니 홀로 아침 11시경쯤 까페에 나타나곤 한다. 가진 돈이 많지 않으니 주문하는 것도 머핀이나 샌드위치 한쪽에 커피 한잔이 전부다. 부모님 생각도 나고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자주 오는 분들은 음식 값을 안 받으려고 했지만 한사코 돈을 내는 것이었다. 되도록이면 신세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존경스럽지만 때로는 안타깝기도 해서 작전을 달리하기로 했다. 샌드위치 옆에 파이나 '이브스 케잌'을 한쪽 더 얹어 드리는 것이다. 그러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마리아라는 이름의 곱상한 할머니 한 분이 있다. 항상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는데 주 5일을 거의 빠짐없이 나타났다. 나는 아예 할머니 지정석을 하나 만들고 그 때쯤이면 'Reserved' 표시를 턱 얹어 놓고 기다렸다. 늘 말 없이 조용히 앉아 카푸치노를 마시는 그 할머니가 어느 날 잠깐 시간을 내 달라고 하더니 옛날 얘기를 꺼내는 것이었다. 그 할머니는 유태인이었고, 사랑하는 남편이 나찌에게 희생된 한을 품고 여러 곳을 전전하다 뉴질랜드까지 들어와 벌써 15년째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불행과는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그 할머니에게 그런 쓰라린 과거가 있었던 것이다. 그 후로 서너달은 더 다녀갔었는데 언제 부턴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늘 다리가 시원찮다고 하시더니만 분명히 문제가 생긴 게 틀림 없었다. '세인트 헬리어스베이' 어딘가에 사신다고 들었는데 주소라도 정확히 알아 두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끈질기게 우정을 이어 오며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식사도 즐기고 아줌마들 이상의 수다를 떠는 친구 3인방이 있다. 목요포럼이라 이름 붙인 우리의 화두는 비즈니스를 필두로, 한국정치, 국제정세, 주식, 골프와 낚시, 개 기르기, 때로는 여자 얘기까지 동서남북 가히 전방위적이다. 그런데 어느샌가 노후대책, 건강문제 등이 슬그머니 다른 화제들을 밀어 내고 있다.

  요즈음 월드티비 광고 중에 제일 스트레스 받는 것이 AIG 실버보험과 양평공원 광고이다.
  그런 광고가 끝없이 이어지는데 늙음과 죽음을 담보로 협박 하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뉴질랜드는 공전세대 시스템도 없고 병천 순대 또한 없다. 하지만 교민들도 서서히 실버세대에 입문하는 숫자가 늘어 가고 있다. 만원짜리 하나 들고 병천까지 가는 거나, 20불 짜리 하나 들고 미션베이까지 가는 거나 비슷한 모습일텐데 언젠가 그 대열에 합류할 때쯤이면 인생무상(人生無常)을 절감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도 뉴질랜드에서 멋진 '병천 순대' 집을 발견하거나 개발해야 한다. 꼭 은퇴한 분들이 아니더라도 지금부터 알찬 실버세대를 서서히 설계해 가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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