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de and self-esteem(자신감과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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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and self-esteem(자신감과 자존감)

0 개 3,619 NZ코리아포스트
‘show off(과시하다), boast(뽐내다)’라는 말들은 별로 좋은 소리로 들리지는 않는다. 여기서 더 나가 극단적 우월 주의를 부르짖는 chauvinism(국수주의) 이라는 단어는 역겨운 느낌까지 들기도 한다. 그러나 ‘take pride in, pride yourself on, be proud of’라는 ‘자랑스러워하다’라는 의미의 말들은 우리가 평상시에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뉴질랜드에 처음 와서 영어가 서툴러 그야말로 버벅거리기라도 하면 마치 멍청이(bonehead-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stonehead)인양 취급을 하는, 아직은 덜 성숙해서 상황판단이 잘 안 되는 젊은 뉴질랜더들이 가끔 있기 때문에, 필자는 이런 상황을 당해 속상해하는, 영어가 미숙한 한국 학생들에게 한국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우수하고 뛰어난 인재들인지를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주며, 똑똑한 한국 사람인 것을 자랑스러워하라고 말해주고는 한다. 이런 경우 학생들은, 자신이 못하는 영어는 모국어(mother tongue)가 아니라 외국어(second language)이고, 자신들의 학급에서 외국어를 자신만큼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해도 된다는 것을 깨달으며 상당한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이렇게 약으로 쓰일 수도 있는 ‘pride’가 성인이 되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 속에서 거인처럼 함께 성장해가면서 나의 내적 성장과 자유를 구속하고, 인간 관계를 깨뜨려버리는 경우도 종종 경험하게 된다. 나의 지나친 ‘pride’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스스로 깨닫지도 모르는 사이에, 혹 때로는 깨닫고 있는 동안에도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다.

나에게도 이런 자신감 때문에 친구 한 명을 잃었던 경험이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기 전 다니던 직장에서 친한 친구를 한 명 사귀게 되었다. 나보다 나이가 두 살 많았지만 우리는 단짝이 되어 점심도 함께 먹고 퇴근도 같이하고, 자취를 하고 있는 그의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온 적도 있었다. 그러던 그녀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나를 멀리하기 시작했고 이유도 모르고 나는 그와 멀어져 갔다. 친구를 잘 사귀는 나는 그 후로 또 다른 친구를 사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에 진학했다.

20년의 세월이 흘러 우리는 한 아파트 슈퍼마켓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제야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그 때 나를 왜 멀리했는지 이유를 물어 볼 수 있었다. ‘나는 부모를 떠나 내가 벌어서 살아가며 늘 어려운 삶을 살고 있었는데, 너는 친부모님 밑에서 많은 형제들과 부족함 없이 지내는 것 같았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있는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았어. 그래서 너를 멀리했었다.’라는 것이 그 친구의 대답이었다.

필자 역시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고, 몇 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한 후 진학한 대학 입학금도 본인이 직장을 다니면서 벌어서 마련했고, 대학 다니면서도 학비 걱정에 마음껏 여행 한 번 못해본 처지였건만 나는 그 친구에게 그렇게 ‘자신감에 찬, 너무도 당당한’ 존재였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것만 같은 이런 자세 때문에 좋은 친구를 잃어버렸던 것이다.

우리는 누구에겐가 인정 받고 싶은 욕구(approval addiction) 때문에,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잘 보이려고 나의 인상에 대한 관리(impression management)하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무슨 일을 만나든 항상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to try one’s best)’라는 말이 어떤 직업이나 학생들의 학업과 같은 특별한 상황을 떠나 일상 생활에 적용되기 시작하면, 자신은 내면의 채찍질에 지칠대로 지쳐있지만 남들에게는 멋지게 보이는 ‘모든 일을 잘’ 하는 능력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다.

필자는 self-esteem(자존감: a feeling of being happy with your character and abilities-자신의 성격과 능력에 대해 행복해하는 느낌)과 pride(자신감)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을 스스로 사랑할 줄 알게 되는 것은 자존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pride(자신감) 이라는 말은 자칫하면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comparison)를 통해서 내가 우월하다는 결론을 내려야 가질 수 있는 감정이기에 경쟁적(competitive)이 될 수 밖에 없고, 삶 속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다. 그리고 이 자신감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내가 아닌 모든 사람들을 무의식적으로 나의 경쟁대상자 또는 적으로 여기며 가상의 전쟁 속에서 살아가게 되기도 한다.

자신이 조금 남들보다 부족해도 또는 어떤 일에 실패하게 되었을지라도 그런 자신을 용서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면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친구를 잃게 된다거나, 자신을 미워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까지도 미워하게 되는 쓰라림을 경험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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