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마리아인 법 - 방관자 신드롬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착한 사마리아인 법 - 방관자 신드롬

0 개 5,476 이동온
피를 흘린 채 길가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방관하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몇 주 전 미국 버지니아주 한 지역을 운행하는 버스의 CCTV에 찍힌 영상이다.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사람을 아랑곳 하지 않고 쇼핑 백을 들고 지나가는 여자, 그 옆에서 몇 초간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남자, 쓰러져 있는 사람이 죽은 것을 알고도 아무렇지 않게 버스를 타는 사람들. 여러 명의 사람들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사람은 교통사고의 피해자로 보이며,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 된다고 한다.
 
타인간의 문제에 개입되지 않으려 하는 인간의 심리, 그리고 특히 주위에 목격자가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지 않는 현상을 방관자 신드롬이라 한다. 주위에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이 줄어들어서 결국 나 말고도 다른 사람이 도와주겠지 하고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방관자 신드롬은 1964년 키티 제노비스 살인사건을 계기로 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입증하였는데, 제노비스의 살인사건은 요즘도 간혹 언론을 통해 회자되곤 한다.  

1964년 뉴욕, 일을 마치고 새벽에 집으로 귀가하던 제노비스는 괴한에게 공격을 당한다. 괴한의 칼에 찔린 제노비스는 ‘칼에 찔렸어요 도와주세요’하고 소리쳤고, 창문 너머로 ‘그애를 놔줘’하고 소리친 동네 주민 덕분에 괴한은 도망친다. 하지만 괴한은 10여분 후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쓰러져 있는 제노비스를 수 차례 칼로 찌르고 폭행한다. 결국 제노비스는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된다.
 
뉴욕의 밤거리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로 잊혀질 수도 있던 이 살인사건은 한 언론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당시 보도된 언론자료에 의하면 주위에 38명의 사람이 이 사건을 목격했지만 이 여성을 도와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언론보도가 어느 정도 과장 되었다는 지적이 있지만, 사건을 목격한 동네주민 여럿이 피해자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당시 살인을 목격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법적 책임은 없었다. 그러나 피해자의 외침을 듣고도 외면한 것이 도덕적으로 정당한지는 별개의 문제인 듯 하다. 키티 제노비스의 살인사건 이후 방관자 신드롬에 관련된 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법들을 통틀어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라 부른다. 성경/성서의 누가 복음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을 비유하여 만들어진 이름인데,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은 크게 두 종류로 분류 할 수 있다.
 
먼저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도와주지 않는 사람을 처벌하는 법이 있고, 이와 별개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다가 본의 아니게 법을 위반하는 사람에게 면죄부를 주는 법이 있다. 첫 번째 종류의 법의 예를 들면, 아르헨티나에서는 스스로 생명을 지킬 수 없는 사람을 방치하는 것을 범죄로 간주하여 2년에서 6년까지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두 번째 종류의 법의 예로는 캐나다 법을 들 수가 있는데, 온타리오 주의 ‘착한 사마리아인 법’에는 보수를 바라지 않고 타인에게 구급조치를 행한 사람은 구급조치를 취하면서 일어나는 과실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라는 조항이 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피하는 사람들의 심리에는 괜히 좋은 일 하려다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몇 년 전, 뉴질랜드 국적인 두 사람이 호주의 골드코스트를 여행하던 중, 피를 흘린 채 쓰러져있는 사람을 보고 달려가서 응급조치 하였다. 잠시 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로부터 가해자로 오인 받은 두 사람은 강압적으로 체포되어 경찰서로 연행되었다고 한다. 공무집행 방해죄로 체포되었던 이 두 사람은 곧 후속 조치 없이 풀려났으나, 경찰로부터 딱히 사과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뉴질랜드에는, 본인의 책임하에 있는 사람의 생명과 후생에 대한 책임은 있을지언정, 일면식 없는 타인의 곤경을 보고 도와줘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Without Prejudice

댓글 0 | 조회 10,856 | 2011.09.28
법정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은 with… 더보기

뉴질랜드판 봉이 김선달

댓글 0 | 조회 6,917 | 2011.05.24
다들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더보기

“No Refund” - 환불거부

댓글 4 | 조회 6,372 | 2011.05.11
주말이면 쇼핑센터에 사람들이 많아진다… 더보기

법인 이사의 책임관계

댓글 0 | 조회 6,017 | 2010.01.26
뉴질랜드는 한국이랑 비교할 때 법인을… 더보기

명예훼손 (Defamation)

댓글 0 | 조회 5,797 | 2010.01.11
한인들은 자신의 명예와 체면에 민감한… 더보기

재산분할과 트러스트(신탁)

댓글 0 | 조회 5,648 | 2010.03.22
지난 423호와 424호에 이어 이번… 더보기

몰카는 처벌이 가능할까?

댓글 0 | 조회 5,479 | 2015.04.29
촬영을 당하는 사람이 그 사실을 모르… 더보기

현재 착한 사마리아인 법 - 방관자 신드롬

댓글 0 | 조회 5,477 | 2012.07.25
피를 흘린 채 길가에 쓰러져 있는 사… 더보기

길을 걷다 현금 다발이 든 사과박스를 줍게 된다면?

댓글 1 | 조회 5,422 | 2011.06.14
만약 길을 걸어가다 지갑을 줍게 된다… 더보기

$10 상당의 주식을 $5에 대량 매입을 시도한다면?

댓글 0 | 조회 5,255 | 2011.02.12
최근 투자자들의 어리숙함을 이용해 주… 더보기

비지니스 매매계약(Ⅴ)

댓글 0 | 조회 5,248 | 2010.10.13
비즈니스를 처음 하는데는 기존 비즈니… 더보기

증여세 (Gift Duty)

댓글 2 | 조회 5,019 | 2009.08.11
어떤 이유에서건 세금을 내고 싶어하는… 더보기

회사설립(Ⅳ)

댓글 0 | 조회 4,845 | 2010.09.28
회사에는 두 가지 주요 직책이 존재한… 더보기

소송펀드 - 소송 자금의 원조(援助)

댓글 0 | 조회 4,820 | 2011.11.23
오래된 영미 불문법에는 mainten… 더보기

비상장 주식회사의 주식 매매-주주간의 주식거래

댓글 0 | 조회 4,817 | 2014.02.11
동업으로 하는 비즈니스의 대다수가 주… 더보기

사랑 vs 영주권 그리고 불법체류자의 착취

댓글 0 | 조회 4,762 | 2013.07.10
22살의 젊은 청년이 59살 중년의 … 더보기

음주운전 - 알코올 인터락

댓글 0 | 조회 4,730 | 2012.09.11
한 잔 정도는 괜찮겠지…… 더보기

택지분할과 매매에 따른 문제점

댓글 0 | 조회 4,492 | 2010.05.25
부동산 붐이 한창일 때 넓은 대지를 … 더보기

비지니스 매매계약서(Ⅱ)

댓글 0 | 조회 4,255 | 2010.11.10
지난호에 이어 비지니스 계약서 작성시… 더보기

희대의 살인사건 – Case of David Bain(Ⅲ)

댓글 1 | 조회 4,166 | 2009.07.27
데이비드 베인의 재판은 여러 의혹과 … 더보기

조건부 수임료

댓글 0 | 조회 4,150 | 2014.07.22
적당한 수임료는 변호사에게나 의뢰인에… 더보기

법정 최고 이율

댓글 0 | 조회 4,011 | 2012.02.15
한국에는 법정 최고 이율이란 것이 존… 더보기

원주민 권리 선언

댓글 0 | 조회 3,999 | 2010.04.27
유엔은 2007년 9월 총회를 통해 … 더보기

공동 소유 계약서 ( Co-ownership Agreement )

댓글 0 | 조회 3,975 | 2012.11.13
집이란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 더보기

한 사람의 집은 바로 그의 성(城)이다?

댓글 2 | 조회 3,917 | 2011.08.13
이웃집에 위치한 나무가 조망을 해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