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현금 다발이 든 사과박스를 줍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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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현금 다발이 든 사과박스를 줍게 된다면?

1 5,421 NZ코리아포스트
만약 길을 걸어가다 지갑을 줍게 된다면 독자께서는 어떻게 하실 것인가? 만약 지갑 안에 신분을 증명할만한 아무런 카드나 자료가 없고, 현금 다발이 들어있다면… 아니면 주운 것이 지갑이 아니라 현금이 든 사과 박스라면… 지체 없이 경찰서에 가져다 주실 분도 있을 것이고, 주위를 한번 둘러보곤 슬쩍 집으로 가지고 오실 분도 있을 것이다. 독자가 필자 주위에 있는 몇몇 사람들과 같다면 목사님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거나, 이 돈을 어찌하오리까 하며 기도를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영국 속담 중에 finders keepers라는 말이 있다. 찾는 사람이 임자라는 뜻인데, 이 속담은 경우에 따라서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만약 주운 물건이 소유주가 있는 물건이고, 그 소유주가 버린 물건이 아니라 잃어버린 물건이라면, 해당 물건의 소유권은 기존 주인에게 있다. 다만, 길거리에서 주운 십 불짜리 지폐가 원 주인이 잃어버린 십 불짜리 지폐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에서 하루 전에 잃어버린 십 불짜리를 찾겠다고 다음날 다시 길목을 서성거릴 사람이 흔치 않다는 가정하에, 길에서 십 불짜리 지폐를 주운 사람은 finders keepers를 외치며 호주머니로 넣어도 법적으로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주운 물건이 백 불짜리 지폐 다발이라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질까? 주운 현찰의 액수와 상관없이 법은 똑같이 적용된다. 즉, 주운 현찰의 소유권은 그 현찰의 원 소유주에게 있다. 위에서 언급한 십 불짜리 지폐의 예와 달리, 백 불짜리 현금 뭉치를 잃어버린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그 현금 뭉치를 찾을 노력을 할 것이고, 만약 이 현금 뭉치를 주운 사람이 원 주인을 찾을 노력을 하지 않고 자신이 꿀꺽했다면 이는 엄밀히 말하면 절도에 해당될 것이다.

주운 (또는 잃어버린) 물건의 가치에 따라서 현실적인 대처방법이 다르겠지만, 원칙으로는 주운 물건의 원 주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가장 쉬운 방법은 경찰서에 신고를 하는 것일 테다. 하지만 실제 십 불짜리 지폐를 주웠다고 먼 거리를 차를 타고 경찰서까지 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또한 우리 사회가 십 불짜리 지폐를 주은 사람에게 그런 노력을 기대할 만큼 도덕적으로 엄격하지도 않다 생각된다.

그렇다면 다시 원 질문으로 돌아와서, 독자는 길에서 지갑을 주우면 어떻게 하시겠는가? 신분증을 통하여 원주인을 손쉽게 찾아줄 수 없다면, 가까운 경찰서에 가져다 주고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는 것이 가장‘안전한’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만약 원주인이 찾아가지 않는다면 꼭 연락을 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일정 시간이 지나도 원주인이 연락을 하지 않으면 그 소유권은 (물론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긴 하지만) 물건을 찾게 된 finder에게 오게 된다. 만약 이런 번거로움이 싫다면, 그냥 다시 지갑을 길에 내려두고 가던 길을 가는 것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안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혹여 주운 물건이 로토 티켓이고 이 로토 티켓이 당첨 되었다면… 드라마 같은 얘기지만 실제로 이런 상황이 종종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몇 년 전 영국에서는 당첨된 티켓을 주운 사람이 원 주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상금을 받아 썼지만, 그 이후 원 주인이 발견되어 보상금의 지불과 함께 십일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일이 있었다.

조금 더 상상의 날개를 달아, 만약 집 뒤뜰에서 공사를 하느라 땅을 팠는데, 금괴가 발견 되었다면… 이때는 금괴의 원주인, 땅을 파서 금괴를 발견한 사람, 그리고 땅의 주인이 서로 소유권을 주장할 수가 있을 텐데, 제반 상황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겠지만 땅의 소유주가 금괴의 소유권을 인정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약간 다른 상황이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뉴질랜드 대다수의 도심지역에서는 일년에 한 번씩 inorganic day라 해서 무기물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 있다. 해당 시청에서 하청업자를 통해 길가에 내놓은 무기물 쓰레기를 수거해가는데, 이 시기에는 사람들이 차를 타고 다니며 쓸만한 물건을 주워가곤 한다.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한다는 좋은 현상이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용인 및 권장되고 있는 일이기도 하나, 법적인 측면에서는 살짝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쓰레기’를 길가에 내놓은 원주인은 시청과의 계약에 의해 쓰레기의 수거를 위해 국가/시청 소유인 길 위에 쓰레기를 의도적으로 내려놓은 것이고 이는 잃어버린 물건이나, 버린 물건이 아니므로, 제 삼자가 주워가는 것은 절도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허나 이 해석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책상물림일 것이고, 대다수의 시청은 조례를 통해 비상업적 용도로 제삼자가 ‘쓰레기’를 수거해가는 것을 용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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