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an is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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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an is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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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an island)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a piece of land completely surrounded by water"다. 즉, 사방의 건널 수 없는 깊은 바다로 인해 고립되어 있는(isolated) 상태의 한 조각 땅이 섬이다.

때때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복잡하고 늘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섬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서울 가까이 있었던 영종도, 무의도, 국화도, 석모도, 남이섬에서 태평양에 있는 산호섬으로 제임스 쿡이 1777년 12월 24일 발견해 크리스마스 섬으로 불리기도 하는 키리티마티 섬에 이르기까지 낭만적 여행을 떠난다. 섬에서 보는 바다는 격렬한 하늘의 포옹을 온몸으로 받아 들이기도 하고, 비키니 수영복에 걸린 새침한 햇살은 젊게 그을린다.

어떤 이는 섬에서 삶과 사랑의 외로움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그 사색의 결과 알베르 까뮈가 자신의 정신적 스승이라고 흠모했던 쟝 그르니에는 아름다운 산문집 '섬'을 남겼다.

"꽃들이 하나씩 하나씩 시들어 떨어지듯이 그 상태에서 사라져 가도록 보고만 있었다. 나는 그냥 하나의 꽃에서 또 다른 꽃으로 달려갔을 뿐이다.

나는 무섭다. 해가 저물 때, 내가 잠들려 할 때, 그리고 잠에서 깰 때, 이렇게 나는 하루 세 번 무섭다. 내가 획득했다고 여겼던 것이 이렇게 나를 저버리는 세 번… 허공을 향하여 문을 열어 놓는 저 순간들이 나는 무섭다."

1981년 3월 봄날 밑줄을 그어 놓은, 쟝 그르니에가 '섬'에서 나직이 읊조리던 이 문장들이 오클랜드 하버브릿지 난간에 주룩 주룩 걸려 있는 듯이 보이는 요즈음이다.

우리 모두는 하나의 섬인지도 모른다. 가까운 듯 먼 듯 서로의 주변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등 돌리며 파도의 거품 속에 자기만의 독백을 떠내려 보내고 있는 외로운 작은 섬(an isle)인지도 모른다.

                                                     시   계

                                        아침 밥을 먹을 때마다/ 시계를 맞춘다 .
  오래 된 내 시계가 부족해서/ 요즈음엔/ 하루에 1분 28초 느리게 간다는 것을 나는 안다.
                                   지금 내 시계의 셈법으로는 / 11시 29분 28초다.

                           그녀는 11시 30분이라고 한다. / 그는 11시 31분 이라고 한다.
                                      / 또 다른 그들은 11시 32분, 33분이라고 한다.

                                   11시 30분에/ 도달하지 못한/ 내 시계는 틀렸고/
                                   11시 30분을 넘어선/ 그들의 시계는 맞다고 한다.
            신앙처럼 무장한 진실표 착각 시계들을/ 들어 올리며/ 그들은 웃고, 나는 울었다.

                                                  나는 내 시계가 부족해서/

                                      하루에 1분 28초 느리게 간다는 것을 안다. / 
                          그러나 지금은 조금 전보다 3초가 더 지난/ 11시 29분 31초다.

                          그들은 내가 '틀렸다'고 웃는다. / 그들은 완고하다. / 당당하다.

                                        그런데 왜 그들의 시각은 서로 '다를까'?
                                      오늘도/ 그들은/ 다수결의 원칙을 얘기한다.
                                          내 머리 위에서/ 섬이 떨어져 내린다.

                                                                                               -김 재석-

우리는 섬인지 모른다. 사랑하는 듯 엇갈리는 서로 다른 방언만을 내뱉으며 떠 있는 서로의 섬인지 모른다.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절벽에서 떨어 지는 그 목숨 걸만큼 고독한 모습이. 바람처럼 자유롭게(free as the wind) 허공을 향하여 날아오르던 나비, 빠삐용의 눈물이 오늘은 산이 되어, 정원 담장 아이스버그 장미 꽃잎에 흘러내린다.

                                                    

                                                자유를 삼킨
                                            뜨거움에 울부짖다
                                                      푸
                                                      프
                                                      게
                                                흘러 내리는
                                                      눈
                                                      물
                                                                                  -김 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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