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큰둥 심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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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큰둥 심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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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들켰네요, 뜨끔해요.” 하고 댓글을 달았다. 댓글은 품앗이다. 댓글이 많으면 좋기는 하겠지만, 답하느라 힘이 든다. 그래서 너무 많은 댓글은 바라지도 않는다.


페북의 어떤 방은 인기다. 수백 명이 댓글을 달고 호응하며 칭찬이 넘친다. 참 즐거울 것이다. 이런 사람이 바로 유명인사다. 거의 일일이 답을 단다. 이따금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댓글을 못 달아도 용서해 달라며… 나는 10명 정도에도 버겁다. 그러니 딱 한 움큼이 내 재산이고 복인 것 같다. 많으면 힘들고 불행할 것 같다.


쓴 글을 톡방에 올리는데, 어떤 톡방은 나만 설치는 것 같아서 쑥스러움을 느낄 때가 있다. 다들 심드렁한 것 같아서 말이다. 아무도 글이나 사진을 올리지 않는 방이 있다. 바쁘니 그럴 것이다.


물건이나 돈 등을 몹시 아껴 씀씀이가 너그럽지 못하다는 말을 ‘인색(吝嗇)’이라고 한다. 아낄 ‘인’, 아낄 ‘색’이다. 많이들 아끼고 사는 것 같다. 하도 속고 당하며 살아서, 아니면 꼴뚜기·망둥이도 설치는 꼴이 아니꼬워서일 수도 있겠고, 그다지 감동스러운 것이 아니어서 그냥 보고 넘기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일까? 실은 나도 바빠서 건성건성으로 보고 넘길 때가 많다. 볼 것이 너무 많고 넘치기 때문이다.


사는 게 별건가? 좋은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된다. 사람들은 천태만상이다. 제 말만 하고 듣지는 않는 사람이 많고, 자기는 못하면서 남을 비판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 보면 습성이 되고 만다. 인생이 그렇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일이라도 하다 보면 잘하게 된다. 누가 처음부터 잘하겠는가? 작은 베풂이라도 건네야 일이 생기는 법이다. 칭찬이 그렇게 어려울까? 결코 칭찬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105세의 철학자가 책을 냈는데, 그걸 축하하는 취재 기사가 올라왔다. 누구인지 다 잘 알 것이다. 작년에 낸 책이 기네스북에 최고령 저자로 올랐는데, 1년 만에 또 책을 쓴 것이다. 이 기록은 깨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것은 별로 관심이 없고, 젊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는 이 책은 “30대 전후에 ‘내가 육십, 칠십이 되면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라는 자화상을 그려야 한다.”고 했단다. 어쩌나? 내가 그걸 모르고 그 나이가 되어버렸으니…


신문 기사를 인용하자면, 『그는 “일본 사람들은 60세 넘어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독서와 일을 꼽는다.”면서 “저보고 고르라고 하면 젊게 사는 것, 좋은 시간을 갖는 것, 절망하지 않고 사는 것 등을 꼽고 싶다.”고 말했다. … “100세가 넘은 친구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남 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는 부분에 특히 눈이 갔다.


내가 이 어른의 정치적 견해나 다른 모든 것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100세를 살 수가 없을 것이고, 저서다운 저서도 없다. 건강관리도 절제도, 인생을 즐기는 것도 그리 못하고 산다. 그러니 그분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다.


이 기사에 몇 개의 댓글이 있었다. 바쁠 텐데도 댓글을 달아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가 미운가 보다. 그분을 가르치고 지적한다. 105세라고 다 옳다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태어나고 성장하며 경험한 오래전의 환경에 영향을 받았으니 21세기의 경쟁 시대에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댓글의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와 생각이 달라도 예의는 지켰으면 싶다. 말이 거친 글은 거북스럽다. 더하여 얄밉다. 어찌 좋은 것은 보지 못하는지.


빈 의자가 있다. 산의 꼭대기에 있는데, 힘들게 올라와야 앉을 수 있다. 주인은 따로 없다. 누구라도 올라와서 앉으면 된다. 그런데 늘 보면 자리는 비어 있다. 그러면서 누가 그 자리에 앉으면 못마땅해하는 사람이 있다. 졸부가 있긴 하지만, 돈이 그냥 벌렸겠는가? 돈을 좇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지만, 돈을 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 많은 실패를 겪고서야 얻는 것이다. 그러니 벌어서 정승처럼 쓰는 것을 비난할 일이 아니다. 부럽지 않은가? 그런데 부자라고 하면 일단 부모를 잘 만났겠거니 하거나 탈세는 하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예인이라고 거저 되었겠는가? 평생을 1~2점으로 커트라인을 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통계적으로 보면 커트라인 언저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구멍가게의 사장도 수많은 실패를 겪고 남다르게 노력했을 것이다. 내가 그처럼 노력하지 않았고, 남을 칭찬하지 못하고, 베푸는 것이 거의 없어서 복을 비는 기도는 못한다. 그래도 염치는 있어서…


* 출처 : FRANCE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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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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