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칼럼 | 지난칼럼 |
Tongariro National Park의 마오리 전설
* 신령이 깃든 산들
태초에 뉴질랜드 북섬의 중심에는 네 개의 위대한 산들이 나란히 서 있었다.
그들은 단순한 땅덩어리가 아닌, 정령이 깃든 존재, ‘영혼과 의지가 있는 산신(神)’이었다.
• 통가리로(Tongariro) – 침착하고 강인한 전사
• 타라나키(Taranaki) – 아름답고 감성적인 고독자
• 루아페후(Ruapehu) – 지혜롭고 고요한 형
• 나우루호에(Ngauruhoe) – 통가리로의 맏딸 같은 존재
• 그리고 한 여신 같은 산, 푸티아누이(Pihanga) – 모든 산의 마음을 사로잡은 존재
* 사랑의 삼각관계
푸티아누이는 가장 아름다운 능선을 가진 산이었다. 그녀는 자애롭고 조용했지만, 그녀의 존재는 주변의 산들 사이에서 사랑과 경쟁의 불씨를 키웠다. 통가리로와 타라나키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푸티아누이를 사랑했다.
• 통가리로는 책임감과 충성심으로 그녀를 지켰고,
• 타라나키는 시적인 말과 감성으로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다.
푸티아누이는 결국 통가리로의 곁에 남기를 선택했고, 이 선택은 산들의 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 정령들의 전쟁
질투에 불탄 타라나키는 푸티아누이를 데리고 달아나려 했고, 통가리로는 그를 쫓아 남섬 끝까지 밀어붙였다.
그 과정에서 불과 돌, 번개와 눈이 격렬하게 땅을 뒤흔들었고, 지금의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화산 지형과 협곡, 용암대지는 바로 이 전투의 흔적이라 전해진다.
타라나키는 결국 패배해 서쪽 외딴 해안으로 도망쳤고, 지금도 안개와 구름에 싸여 외로이 남아 있다.
* 통가리로의 맹세
푸티아누이를 지켜낸 통가리로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을 넘어서 이 땅 전체의 수호자가 되기를 맹세한다.
그는 주변의 산들에게 말한다.
“나는 정령들이 깃든 이 땅을,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 지킬 것이다.”
이 맹세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대지와 하늘, 불과 물, 조상과 후손 간의 계약이었다. 그래서 통가리로 산은 오늘날까지도 ‘신성한 수호의 화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 나우루호에 – 딸의 분노
하지만 이 전투에서 잃은 것도 있었다.
통가리로의 곁에 있던 산, 나우루호에(Ngauruhoe)는 그 전투가 너무나 파괴적이었고, 타라나키를 향한 부정한 감정이 존재했다는 걸 알고 실망한다.
그녀는 때때로 불꽃을 내뿜으며, 자신의 감정을 하늘로 터뜨린다.
그래서 나우루호에는 종종 갑작스러운 분출을 하며 “정령의 분노”를 상징하는 산이 되었다.
* 지금의 통가리로
오늘날,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뉴질랜드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세계 최초로 원주민의 영적 유산으로 지정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이 곳을 걷는 것은 단순한 트레킹이 아니라 정령들이 걸었던 길, 전설이 숨 쉬는 대지 위의 순례를 의미한다.
* 전설이 남긴 것
통가리로의 전설은 우리에게 사랑과 경쟁, 희생과 수호의 의미를 남긴다.
모든 땅은 이야기를 품고 있고, 그 이야기 위에 우리가 발을 디디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래서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단순한 자연 경관이 아니라 살아 있는 신화의 일부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 덕분에 로토루아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진정한 사랑과 용기의 상징적인 장소가 되었다. 사랑이란 어떤 장벽도 넘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세대를 넘어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