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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정수리 머리카락이
조금만 더 풍성했더라면
걷다가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려도 좋겠지
검은 얼굴이
조금만 더 하얘져 있다면
근심 섞인 얼굴도
늙은 배우의 표정이겠지
이 정도 키에
다리가 조금 더 곧았다면
목적지 없는 걸음에
구름 위 걷듯 무작정 걷겠지
가진 것이 여유롭고
배움이 조금 더 깊었다면
주위의 시선에 흘낏대며
많이 높아진 마음이겠지
뉴스에 바람 조심하라던
센 바람 불어 몸이 휘청대던 날
이 몸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게 복이다 싶어
내년 이맘때쯤에는
사납지 않고 고집스럽지 않게
그저 따뜻한 시선 가진
여유로운 걸음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