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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 노해
돌이 좋았다
언제부터 돌이 무서웠다
엄정하고 묵연하게
나를 바라보는 돌이
나는 돌이다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고
침을 뱉고 밟고 올라서도
묵묵부답 돌의 침묵이다
나는 귀도 없고 입도 없다
계절도 없고 자람도 없다
벌도 나비도 찾지 않는
나는 견고한 고독이다
수억 년의 세월을 품고
용암과 얼음의 길을 걸어
잉태의 깊은 침묵으로
나, 돌로 여기 서 있다
돌과 같이 살아간다
믿음으로 침묵으로
돌과 같이 일을 한다
아, 돌에서 꽃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