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과 생각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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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과 생각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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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는 “눈 깜짝할 새”라고 하고는 웃었다.


이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빠를까?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 빨가면 사과 → 사과는 맛있어 → 맛있으면 바나나 → 바나나는 길어 → 길면 기차 → 기차는 빨라 → 빠르면 비행기 → 비행기는 높아 → 높으면 백두산… 초등학교 때의 기억이다. 보통 사람은 걸어서 한 시간에 10리(4km)를 가니 시속 4km로 이동하고, 마라톤 선수는 거리 42.195km를 2시간이 조금 넘어 완주하니 빨라도 시속 20km다. 인간은 달리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전혀 날지 못하지만, 나는 것 이상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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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것이 비행기 맞다. 국제선 여객기는 대략 고도 10,000m에서 시속 1,000km 정도로 난다. 소리가 1초에 343m를 가니, 비행기가 한 시간에 약 1,235km(767마일)를 날아야 음속이다. 비행기가 이륙하려면 날개에 충분한 양력(揚力, Lift)을 받아야 하므로 대형 항공기는 시속 300km를 넘어야 뜬다. 맞바람이 강하면 더 낮은 속도로도 이륙할 수 있지만, 도움닫기를 하듯이 충분히 긴 활주로가 필요하다. 좁은 갑판에서 이륙하는 함재기는 그네를 밀 듯 비행기를 밀어주는 장치, 캐터펄트(Catapult)가 필요하다. 캐터펄트는 짧은 거리에서 수십 톤의 전투기를 시속 수백 km로 가속해 이륙을 가능하게 한다. 그게 기술이다.


지구의 중력을 뚫고 대기권 밖으로 나가려면 속도가 얼마나 되어야 할까? 이 지구 탈출속도(Escape Velocity)는 약 초속 11,200m, 시속으로 환산하면 약 40,320km이며 음속의 약 34배, 총알보다 30배 이상 빨라야 한단다. 누가 어떻게 이걸 알아냈을까? 밀어 올리는 힘은 연료를 꽉꽉 채운 로켓을 3개나 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다. 물리학을 배우는데, 그때는 물상(物象)이라고 했다. 생물학은 따로 배웠다. 물상 시간에 선생님과 다툰 기억이 난다. 2층에서 돌멩이를 자연 낙하시켜 땅에 떨어지는 시간과, 지평선으로 총을 쏘아 그 총알이 지구를 돌아 제자리에 와서 떨어지는 시간이 같다고 해서 절대로 그럴 리 없다고 다툰 것이다. 아니, 비웃었다. 돌멩이가 땅에 떨어지는 시간은 길어야 1~2초다. 그 시간에 어떻게 총알이 상상도 못 하게 큰 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오겠는가 말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한 고집 했다.


천둥 번개가 치면 빛이 번쩍하고는 몇 초 뒤에 “우르르 꽝!” 하고 천지를 진동시킨다. 빛이 소리보다 빠르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빛이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돈다는 것을 믿어야 할지 몰랐다. 그 빛이 1분, 한 시간, 하루도 아니고 1년 동안이나 가는 거리를 1광년(光年)이라 한다는데 짐작이 되지 않았다. 수만 광년 떨어진 곳에도 우주가 또 있다 하니, 여의봉을 들고 근두운을 타고 내빼다 내려 보니 부처님 손안이더라는 손오공이 생각난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저 별빛은 몇 광년 전에 출발한 것인지 모를 일이다. 우주 만물의 창조주는 위대하시다.


빌 게이츠는 1999년에 『생각의 속도(Business @ the Speed of Thought)』라는 책에서 놀라운 세상이 올 것이라 했다. 생각의 속도는 얼마나 빠른 것일까? 생각의 속도를 내걸고 혜성(彗星)처럼 등장한 웹 브라우저 ‘카밋(Comet; 혜성)’이 나타났다. 챗GPT가 나온 2022년에 아라빈드 스리니바스(Aravind Srinivas)는 퍼플렉서티 AI(Perplexity AI)를 내놓았다. 이듬해에 구글이 제미나이를,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을 내놓았다. 그가 7월에 야심 차게 내놓은 웹 브라우저 카밋은 “생각의 속도로 탐색하는 도구”라며, 사용자의 호기심을 중심에 두고 웹을 두 번째 두뇌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검색하지 말고, 생각하세요. 카밋이 실행합니다.”라고 선전한다.


카밋은 기존 브라우저에 AI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AI를 핵심 구조로 설계한 브라우저다. 브라우저에서 이메일 정리, 일정 조율, 쇼핑 예약 등 사용자의 행동을 대신 수행하는 기능이 강화되어 있다. 사용자의 브라우징 이력, 열려 있는 탭, 검색 패턴 등을 분석해 상황에 맞는 정보를 추천하고 응답을 제공한다.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행동까지 대신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한 것이다. 내 마음을 들킬까 걱정이다. 아직은 신청해서 허가를 받아야 쓸 수 있다.


여기서 보세요. 혜성 같은가요?


* 출처 : FRANCE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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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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