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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와 치대 둘 중 과연 나에게 맞는 진로는 무엇일까? 그리고 의대와 치대 두 분야의 차이는 무엇일까? 고등학교 혹은 바이오메드나 헬스사이언스 1학년, 즉 의약계열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 공부중인 학생들이라면 이러한 고민을 해 본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의대와 치대 중 어디가 나에게 더 맞을까?” 라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분야의 차이를 분명히 인지하고 본인의 성향에 더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두 분야 모두 의료인이 되는 길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성격, 진로 비전, 일과 삶의 균형 등에서 꽤 큰 차이가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의대와 치대의 차이점, 그리고 어떤 성향의 학생에게 각각 더 적합한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첫번째로 학업과정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의대(Medicine)의 경우 보통 6년의 긴 학업 기간을 갖게 된다. 특히 의대의 경우 팀 기반의 의료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오클랜드대학과 오타고대학에서 학부 진학 시 1년의 바이오메드 또는 헬스사이언스 과정을 먼저 이수한 후 성적에 따라 의대 본과(MBChB)로 2학년에 진입한다. 호주의 일부 대학은 고등학교 졸업 직후 의대로 진학이 가능하지만, GPA, UCAT, MMI에서 모두 뛰어난 성과가 요구된다.
그에 반해, 치대(Dentistry)는 5년 내외의 실습 중심 커리큘럼으로, 졸업 후 개원이나 클리닉 근무를 통해 비교적 빠르게 독립적인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오타고대학 단 한개의 치대가 있으며,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호주에서는 여러 대학에서 학부 입학이 가능하고 의대보다는 소폭 낮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한다.
직업의 성격과 업무 환경적인 면에서도 두 분야는 차이가 있다. 환자군을 비교했을 때 의대는 신체의 대부분을 다루는 학문인 만큼 다양한 질병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여러가지 전공과목으로 나누어 있는 만큼 최종 전공을 결정하기 전까지 의대생들은 오랜 실습 기간 동안 모든 전공의 로테이션 수업을 경험해야 하므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치대의 경우는 구강중심의 치료를 다루는 학문이므로 국소적인 질병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실습 또한 당연히 구강 중심의 실습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의대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할 수 있겠다.
근무환경의 경우 의대의 경우에는 병원, 응급실, GP 클리닉등에서 근무를 하고, 치대의 경우 대부분 치과 클리닉에서 근무를 하며 개업 가능성 또한 높다. 업무 특성상 의대의 경우 팀워크 중심의 진료가 많으며 응급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치대의 경우 비교적 예측가능한 일정이 가능하다.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 수련기간을 살펴보자면 의대의 경우 긴 수련기간으로 유명한 만큼 5년 이상의 수련기간을 기본으로 생각해야 한다. 전공의가 끝나고 더 많은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사들은 수련기간이 더 길어진다. 그러나 치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짧은 수련기간이 있거나 생략이 가능한 경우도 많다.
마지막으로 급여나 워라벨을 비교하자면 의대의 경우 전공에 따라 다양한 급여를 가지고 있으며 초기 워라벨은 낮은 경우가 많다. 그만큼 응급 상황이나 로테이션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그에 반해, 치대의 경우 개업시 워라벨은 매우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의대의 경우에도 클리닉을 개원하거나 수련이 상대적으로 짧은 전공 선택시 본인의 워라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럼 의대와 치대에 잘 맞는 성향은 무엇일까? 의대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깊은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컨설팅을 진행할 때도 왜 의사가 되고 싶은지 질문을 할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픈 사람을 도와주고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대답을 하는 학생들 꽤 많이 만날 수 있다. 또한 의사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높은 스트레스에서도 침착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언급했듯이 의대 특성상 팀워크 중심의 수련이나 학업이 많기 때문에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에 강점이 있다면 잘 맞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긴 학업기간 및 수련기간을 필요로 하는 의대인 만큼 인내심과 꾸준함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치대에 적합한 성향이라면 손재주가 좋은 편이며 세밀한 작업에 강한 성향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예측 가능한 일정과 독립적인 환경을 선호하는 성향이라면 치대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치대 특성상 창업 또는 개업에 관심이 많은 실용적 성향의 학생이라면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대와 치대는 모두 가치 있는 전문직의 길이다. 하지만 단순히 “더 인기 있어서”, “성적이 되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기에는 너무 긴 여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신의 성향, 장기적인 진로 목표, 삶의 방식까지 고려한 입시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진로를 결정할 때 의대 치대 관련 전공자나 멘토, 또는 입시 전문 컨설턴트와 상담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의대 치대 모두 입시요소가 까다로운 만큼, 되도록 조기에 방향을 정할수록 전략적인 준비가 가능하므로 진로에 대한 대화를 충분히 나누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