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칼럼 | 지난칼럼 |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어둔 밤 실내등 환한 버스에
듬성듬성 앉은 사람들 보여
나도 거기 한 사람이고 싶어지는
외로움도 부러운 계절
차가운 새벽공기에
두툼히 입고 목도리 두르면
세상에 나 홀로 살아남은 듯
고독함마저 따뜻하게 느껴지는 날
멀리 개짖는 소리에
무성한 나뭇잎 속에 잠든
고단한 새들이 깰까
걱정도 행복한 날
아이들 모두 돌아간 오후
선생님 혼자 남아 풍금을 치던 교실
홀로인 것이 눈부시게 떠 오르는 날
즐거운 가을운동회 날에는
텅 빈 교실이 애처러웠고
운동회 다음 날에는
쓸쓸한 운동장이 남루했던 날
지난해 가을은
어떠했는지 생각나지 않아
올가을 추억도
얼마있어 무뎌질까 걱정스런 계절
도시락 들려주며 잘 다녀오라는
아내의 아침 인사는
천국에서 우리는
또 만나야 한다는 부탁으로 들려
뒤돌아 눈 마주치지 못하고
매일 헤어짐을 연습하는 계절
잠자리 누워
오늘도 목사처럼 살았는지보다는
용감하게 살았는지 생각하면
첫사랑 밤 편지처럼
후회가 되는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