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외스런 자연 Kauri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경외스런 자연 Kauri

0 개 3,312 NZ코리아포스트
카우리는 태고부터 뉴질랜드에 자리 잡은 터줏대감이다. 뉴질랜드 북섬에서만 자라는 세계적인 거목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나무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면 그 위풍당당함에 압도 되지만 몇 천년을 산다니 왠지 존경스럽다. 마오리 사람들도 이 땅에서 처음으로 카우리를 만났을 때, 그 위엄으로 산림의 제왕으로 섬겨왔다. 그리고 생활을 통하여 건축자재로, 통나무 카누로, 조각 장식품 재료로 친숙해져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다. 그러나 카우리는 새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 몰려오면서 수난의 역사가 시작된다.

카우리는 목재가 가볍고 질기며 또한 아름다워 건축, 가구, 철도 침목, 항만 빔 자재 등 여러 가지로 활용되어 왔다. 특히 배를 만드는 데 목재로 널려 알려져 있다. 마오리 사람들은 이 통나무로 카누를 만들어 그들의 전투함으로 사용했다. 18세기 유럽인들의 해양탐험이 시작되면서 어린나무가 그들의 탐험용 선박의 돛대로 각광을 받는다. 또한 1995년 뉴질랜드가 아메리카 컵을 거머쥘 때도 카우리 목재가 요트 제작에 사용됨으로써 숨은 공로자가 된다. 이제는 바이올린 같은 고급 악기를 만드는 데도 활용되어 그 명성을 더 넓혀 나가고 있다. 이런저런 쓰임새가 늘어남에 따라 이 재목들이 무참하게 베어져 나갔다.

뉴질랜드가 처녀지로 존재할 때, 카우리는 북 섬의 절반 정도의 땅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럽인들이 몰려온 19세기 백년 만에 카우리 산림면적은 1/4로 줄어들었다. 그 이후로 뉴질랜드 정부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이 보존대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제 다시 사분지 일로 줄어들었다. 통계에 의하면 약 8만 헥타 정도만 남았단다. 예전의 카우리가 무성하던 지대는 대부분 가축목장, 과수원 같은 농장지대로 변했거나, 현재 경제림으로 평가받고 있는 라디에타(Radiata) 산림지로 자리를 내 놓은 상태이다.

카우리 나무는 주변의 여러 동식물과 생태계로 연결되어 있다. 카우리 산림에는 카카, 코카코 같은 토종 산새가 함께 살고 있으며, 박쥐 리자드 곤충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또한 카우리 그라스로 알려진 백합과 풀로 둘러 싸여 있으며, 카우리 주변에는 나무 펀, 팜 나무 같은 여러 식물들이 뒤엉켜 살아간다. 카우리 산림이 줄어들면서 이러한 토종 동식물도 함께 사라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인간들의 탐욕에 의해 태고의 원시림이 설 땅을 잃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이 카우리에게 또 다른 수난인 이상한 병이 번지고 있다. 나무 주변의 토양을 통하여 전염하는 흔치 않은 병(Phytophthora)으로 알려졌다. 이 병에 전염된 카우리는 송진 같은 액(Kauri gum)을 흘리며 죽어간다. 오클랜드 시청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등산객들에게 신발 소독을 강요하고, 전문 사냥꾼을 동원해서 멧돼지 사냥에 나섰으며, 세계의 전문가를 모아서 대책을 논의한다. 이런 종류의 식물 병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이 병이 번지고 있는 지역에는 일반 등산객의 출입을 제한하란다. 그래 보통사람들의 주말산행이 제한될까 염려된다.

필자는 고향의 오백년 묶은 은행나무 밑에서 공부하며 자랐다. 그리고 서낭당 느티나무의 늠름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여기에 와 Cascades Kauri Park에서 카우리 나무를 처음으로 만났으며, Pureora Forest Park의 필드 트립에서 쓰러진 천오백년 묶은 카우리 잔재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카우리 나무에서 느낀 대자연의 웅장함은 새로운 감동이었다. 또한 주말에 들을 수 있는 카우리 산림의 산새 소리는 또 하나의 살아가는 즐거움이다. 이러한 감동은 필자만이 느끼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카우리는 우리 인류의 역사 보다 더 긴 세월을 이 땅에서 살아 왔다. 우리는 인류의 역사가 대단하다고 자랑하지만, 카우리는 그들의 역사를 가슴에 품고 그냥 묵묵히 서 있다. 우리 보다 더 오랫동안 이 땅에서 살아온 카우리 나무에게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물어 봐야 하지 않을까?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위 나라 키위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56 | 2010.06.09
“뉴질랜드 키위(Kiwi fruit)… 더보기

현재 경외스런 자연 Kauri

댓글 0 | 조회 3,313 | 2010.05.11
카우리는 태고부터 뉴질랜드에 자리 잡… 더보기

기후변화 이야기

댓글 0 | 조회 3,144 | 2010.04.13
지난 1월 중국 북경에는 폭설이 내렸… 더보기

풀 먹고 자란 소와 곡물사료로 키운 소

댓글 2 | 조회 14,902 | 2010.03.09
지구를 살리려면 소고기를 더 많이 먹… 더보기

고추가 너무 매워요

댓글 1 | 조회 4,029 | 2010.02.09
여름철 저녁 식탁에서 모녀간의 대화다… 더보기

지속 가능한 우리의 생활공간을 위하여

댓글 0 | 조회 3,042 | 2010.01.12
우리의 생활공간은 행복한 삶을 위하여… 더보기

Hamilton Gardens

댓글 0 | 조회 3,129 | 2009.12.08
뉴질랜드 12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 더보기

도대체, 벌에게 무슨 일이

댓글 0 | 조회 3,435 | 2009.11.10
세계적으로 벌에 관한 얘기가 많아지고… 더보기

독감을 이기는 식품에 대한 관심

댓글 0 | 조회 3,978 | 2009.10.13
세계적으로 스와인플루(Swine Fl… 더보기

아시아 채소에 대한 관심

댓글 0 | 조회 3,883 | 2009.09.08
이제는 동서간의 왕래가 빈번해짐에 따… 더보기

뉴질랜드의 White wine과 호주의 Red wine

댓글 1 | 조회 3,633 | 2009.08.11
뉴질랜드와 호주의 포도주 생산을 살펴… 더보기

오클랜드에서 나무를 심을 때는

댓글 0 | 조회 3,779 | 2009.07.14
오클랜드는 겨울철에도 땅이 얼지 않아… 더보기

감이 노랗게 익어 가면 의사의 얼굴이 노래진다

댓글 1 | 조회 4,374 | 2009.06.09
가을은 탐스럽게 익어가는 감과 함께 … 더보기

어떤 사과를 좋아 하시는 지요

댓글 0 | 조회 3,898 | 2009.05.12
뉴질랜드 사과는 환경 친화적인 재배와… 더보기

오클랜드 식물원에는 지금

댓글 1 | 조회 2,920 | 2009.04.15
어느 도시나 식물원을 하나쯤은 가지고… 더보기

뒷마당을 넘겨다보는 옆집 복숭아 나무

댓글 0 | 조회 3,983 | 2009.03.11
옆집에는 우리 뒷마당을 넘겨다 보면서… 더보기

여름밤에 불어보는 하모니카

댓글 0 | 조회 2,898 | 2009.02.11
여름밤은 길어서 하모니카를 불기에도 … 더보기

잔디 깎는 재미

댓글 1 | 조회 3,424 | 2009.01.13
장난꾸러기 톰(Tom)은 말썽을 부린… 더보기

Permaculture (퍼머컬처)

댓글 0 | 조회 3,145 | 2008.12.10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은 봄이 되면 … 더보기

요리사 곁에 있는 허브 포트

댓글 0 | 조회 3,162 | 2008.11.12
음식물은 나름대로 고유의 향을 가지고… 더보기

농가월령가와 'Moon Calender'

댓글 0 | 조회 2,935 | 2008.09.10
"솔가지 꺾어다가 울타리 새로 하고 … 더보기

뒷마당에 자라는 과일나무

댓글 0 | 조회 4,950 | 2008.08.13
우리 뒷마당에는 피조아, 아보카도, … 더보기

[384] 과수원과 까치

댓글 0 | 조회 2,978 | 2008.07.08
한국의 가을철 사과 배 과수원에서는 … 더보기

[382] 한 그루의 장미를 위하여

댓글 0 | 조회 2,894 | 2008.06.10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더보기

[380] 김장을 하시나요?

댓글 0 | 조회 2,544 | 2008.05.13
가을이 깊어 가고 초겨울이 다가오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