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꽃을 든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이제야 꽃을 든다

0 개 689 오클랜드 문학회

시인 이문재


이름이 없어서

이름을 알 수 없어서 꽃을 들지 못했다

얼굴을 볼 수 없어서 향을 피우지 않았다

누가 당신의 이름을 가렸는지

무엇이 왜 당신의 얼굴을 숨겼는지

누가 애도의 이름으로 애도를 막았는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었다면

당신의 당신들을 만나 온통 미래였던

당신의 삶과 꿈을 나눌 수 있었다면

우리 애도의 시간은 깊고 넓고 높았으리라

이제야 꽃 놓을 자리를 찾았으니

우리의 분노는 쉽게 시들지 않아야 한다

이제야 향 하나 피워올릴 시간을 마련했으니

우리의 각오는 쉽게 불타 없어지지 않아야 한다

초혼招魂이 천지사방으로 울려퍼져야 한다

삶이 달라져야 죽음도 달라지거늘

우리가 더불어 함께 지금 여기와 다른 우리로

거듭나는 것, 이것이 진정 애도다

애도를 기도로, 분노를 창조적 실천으로

들어 올리는 것, 이것이 진정한 애도다

부디 잘 가시라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꽃을 든다

부디 잘 사시라

당신의 당신들을 위해 꽃을 든다

부디 잘 살아내야 한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들어 후대에 물려줄

권리와 의무가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해 꽃을 든다


■ 시인 이문재

8a537507cbc3da35241f96ec5d6bfff2_1669006048_1422.png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파문의 이유

댓글 0 | 조회 606 | 2023.04.12
시인 류 시화나는 보았다눈이 내려 이… 더보기

꿈꾸는 당신

댓글 0 | 조회 545 | 2023.03.28
시인 마 종기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더보기

구름장(葬)

댓글 0 | 조회 662 | 2023.03.14
시인 송 재학낮달이 구름 속에서 머리… 더보기

우리는 깃발이 되어 간다

댓글 0 | 조회 692 | 2023.03.01
시인 안 도현처음에 우리는 한 올의 … 더보기

수선화에게 (For the Daffodil)

댓글 0 | 조회 585 | 2023.02.15
시인 정 호승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 더보기

그대에게 가고 싶다

댓글 0 | 조회 1,064 | 2023.02.01
시인 안 도현해 뜨는 아침에는나도 맑… 더보기

서울복음 2

댓글 0 | 조회 841 | 2023.01.18
시인 정 호승너희는 너희에게 상처 준… 더보기

제 4회 국어사랑 청소년 문학상 공모전 심사평

댓글 0 | 조회 851 | 2023.01.16
이번에 접수된 97편의 응모작은 예선… 더보기

우리가 물이 되어

댓글 0 | 조회 2,955 | 2022.12.21
시인 강 은교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 더보기

남몰래 흘리는 눈물

댓글 0 | 조회 854 | 2022.12.07
Down by the sally ga… 더보기
Now

현재 이제야 꽃을 든다

댓글 0 | 조회 690 | 2022.11.21
시인 이문재이름이 없어서이름을 알 수… 더보기

오래된 서적(書籍)

댓글 0 | 조회 2,324 | 2022.11.09
시인 기 형도내가 살아온것은 거의 기… 더보기

불우한 악기

댓글 0 | 조회 1,295 | 2022.10.25
시인 허 수경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초라… 더보기

시인과 죄수

댓글 0 | 조회 1,220 | 2022.10.12
시인 송 경동천상병시문학상을 받는 날… 더보기

수양영감

댓글 0 | 조회 1,171 | 2022.09.27
시인 고은철새 댕기 물새 가지에 앉는… 더보기

고려장

댓글 0 | 조회 1,384 | 2022.09.14
시인 최 재호10년 전 이른 겨울커다… 더보기

결혼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1,011 | 2022.08.23
시인 정 호승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 더보기

모름지기

댓글 0 | 조회 651 | 2022.08.09
시인 이문재강한 자가 약해져서 세상이… 더보기

노란 주전자

댓글 0 | 조회 646 | 2022.07.26
시인 이 정록마음은 노란 주전자 같아… 더보기

새를 찾아

댓글 0 | 조회 747 | 2022.07.13
시인:프란츠 카프카새들은 새장이 뭔지… 더보기

춘향의 노래

댓글 0 | 조회 732 | 2022.06.29
시인 복 효근지리산은지리산으로 천년을… 더보기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댓글 0 | 조회 1,969 | 2022.06.15
시인 박철막힌 하수도 뚫은 노임 4만… 더보기

새벽의 하산

댓글 0 | 조회 821 | 2022.05.25
시인 이 운룡산이 하늘을 들어올려 몸… 더보기

구름

댓글 0 | 조회 659 | 2022.05.10
시인 조 병화내가 네게 가까이 하지 … 더보기

정의

댓글 0 | 조회 685 | 2022.04.28
시인: 폴 엘뤼아르포도로 포도주를 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