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살인자’ 당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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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살인자’ 당뇨병

0 개 592 박명윤

당뇨병(糖尿病, Diabetes mellitus)은 전 세계 10대 사망원인(10 Major Causes of Death) 중 9위이며, 우리나라는 암,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질환, 자살,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7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만성 질환 중 하나가 당뇨병이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약 501만명으로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환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당뇨병 환자 수가 지난 30여년 사이 4배 이상 늘었다. WHO는 보도자료를 통해 “1990년 이후 비만 증가와 건강에 해로운 음식의 소비 확대, 신체활동 부족, 경제적 어려움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당뇨병 환자가 놀라울 정도로 늘었다”고 전했다.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약 8억명(2022년 기준) 가운데 치료를 받지 못하는 30세 이상 성인은 약 4억5천만명으로 59%가량이 치료 없이 당뇨를 앓고 있다.


당뇨병은 인슐린(insulin)의 분비가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대사질환의 일종이다. 혈중 포도당(葡萄糖)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며, 고혈당으로 인하여 여러 증상 및 징후를 일으킨다. 혈당(血糖, blood sugar)은 혈액 속에 함유되어 있는 포도당을 의미한다. 포도당은 뇌와 적혈구의 에너지원으로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포도당은 산소만큼 중요하다. 이에 우리 몸은 포도당을 혈액 내에서 적절한 농도로 유지하고 있다.


인슐린은 췌장(膵臟, 이자)의 랑게르한스섬(Langerhans Islet, 膵島)에 있는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성 호르몬으로, 혈액 속의 포도당을 세포로 이동시켜 산화를 촉진하고 간세포에서 포도당(glucose)을 글리코겐(glycogen)으로 변환, 저장하여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은 여러 종류인 것과 달리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은 인체에서 인슐린이 유일하다. 즉, 혈당이라는 항상성을 유지할 수단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식사 후에는 일시적으로 고혈당(高血糖)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생리적 현상으로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서는 고혈당이다. 당뇨병으로 진단받지 않은 고혈당 중에 상당수는 당뇨병을 숨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공복혈당(空腹血糖)장애나 내당능(耐糖能)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정상 공복 혈당은 99mg/dL 이하, 식후 2시간 혈당은 139mg/dL 이하이다. 공복혈당이 70mg/dL 미만이면 저혈당에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진단은 공복혈당 126mg/dL 이상, 식후 2시간 혈당 200mg/dL 이상이다. 당화혈색소는 6.5% 이상이어야 한다. 식후 혈당이 정상 기준치보다 높으면서 당뇨병 기준치에는 못 미치는 경우를 ‘내당능장애(140-199mg/dL)’라고 하며, 공복 혈당이 정상 기준치보다 높지만 당뇨병 기준치에는 다다르지 않은 경우를 ‘공복혈당장애(100-125mg/dL)’라고 한다.


내당능장애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음식을 섭취한 후 높아진 혈당이 시간이 지나도 떨어지지 않아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혈당을 저장할 수 있는 근육량이 적어지고, 췌장의 기능이 저하돼 인슐린 분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내당능장애가 발생하기 쉬워진다.


공복혈당장애는 저녁에 과식(過食)을 하거나 취침 전 야식(夜食)을 먹는 습관이 있는 경우,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밤늦게까지 음식을 섭취해 몸속 혈당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거나,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해 인체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가 장시간 이어지면 아침에 공복혈당이 충분히 떨어지지 못하면서 공복혈당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공복혈당장애보다 내당능장애가 있을 때 당뇨로 진행될 위험이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슐린 민감도가 저하된 내당능장애가 있는 경우 정상인에 비해 당뇨 발생 위험이 5-6배가량 높으며, 10년 안에 70%가 당뇨병으로 진행한다. 만약 내당능장애와 공복혈당장애가 모두 있으면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더욱 높질 수밖에 없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혈당 스파이크(Blood Sugar Spike)란 식사 후 혈당이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주로 고탄수화물 음식, 당분이 높은 음식 섭취 이후에 발생한다. 혈당 스파이크가 지속되면 혈관 벽이 손상되고 염증 반응을 유발해 고혈압, 고지혈등 등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 혈당 스파이크를 막고 싶다면 탄수화물 음식을 먹기 전 단백질 식품을 먼저 먹으면 탄수화물이 소화되고 흡수되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혈당이 천천히 오르게 된다. 예를 들면, 냉면 먹을 때 먼저 달걀 한 개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


당뇨병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을 삼다(三多)라고 한다. 즉, 다음(多飮, 물을 많이 마심), 다뇨(多尿, 소변을 많이 봄), 다식(多食, 음식을 많이 먹음)을 말한다. 당뇨병에 걸리면 소변으로 포도당이 빠져나가는데, 이때 수분을 같이 끌고 나기기 때문에 소변량이 늘어난다. 그 결과 몸 안에 수분이 부족하여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되어 물을 많이 마신다. 영양분이 몸에서 이용되지 않고 빠져나가므로 잘 먹는데도 불구하고 체중이 감소한다. 그 외 증상으로는 피로감, 손발 저림, 눈 침침함, 여성의 질 소양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혈당이 많이 높지 않은 경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당뇨병의 합병증에는 급성(急性) 대사성 합병증과 만성(慢性) 합병증이 있다. 급성 대사성합병증은 혈당이 너무 올라가거나 떨어져서 발생하는데,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의식에 이상이 발생한다. 또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만성 합병증은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어 대혈관과 소혈관에 변화가 일어나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생긴다.


대혈관 합병증은 동맥경화증으로 흔히 심장, 뇌, 하지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생긴다. 미세혈관의 합병증은 주로 눈의 망막, 신장, 신경에 문제를 일으켜서 시력 상실, 만성 신부전, 상하지의 감각 저하 및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혈당을 철저히 조절하면 소혈관에서 발생하는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심장혈관과 뇌혈관에서 발생하는 대혈관 합병증(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은 혈당 조절과 더불어 고혈압, 고지혈증의 조절이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의 5-10%가 발 궤양, 그 중 10%는 절단을 경험한다.


당뇨병의 치료는 식사 요법, 운동 요법, 약물 치료가 있다. 가벼운 당뇨병은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으로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혈당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약물 요법을 추가한다. 약물요법에는 경구 혈당강하제와 인슐린(insulin) 주사가 있으며, 당뇨병의 종류, 환자의 상태, 합병증의 유무에 따라 치료 약물을 선택한다. 당뇨병 치료의 목적은 혈당을 정상치에 가깝게 유지하여 고혈당으로 인한 혈관 손상을 방지하고, 당뇨병을 가지고도 건강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다.


당뇨병 대부분을 차지하는 2형(성인) 당뇨병의 경우는 비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비만한 당뇨병 환자라면 첫 번째로 할 일이 체중 관리다. 체중을 감량하면 내장 지방이 줄어들고, 간으로 전달되는 지방산이 줄어들어서, 간에서 생산되는 혈당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체내에서 인슐린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반응성이 높아진다.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비만, 고지방 식사, 스트레스, 음주 등을 피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무증상기의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 혈당 검사(血糖檢査)를 받는 것이 좋다. WHO 사무총장 거브러여수스(T.A. Ghebreyesus) 박사는 “당뇨병을 억제하려면 각국이 건강한 식단과 신체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예방•조기진단•치료를 제공할 보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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