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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과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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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이트 에이전트(The Night Agent)는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미국의 첩보 액션 스릴러 드라마다. 빠른 전개와 예측 불가능한 반전, 그리고 정치적 음모가 얽혀 있는데 신참 피터(Peter Sutherland)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피터의 정의감과 의지가 미국, 아니 인류를 구한다. 역시 주제는 권선징악, 사필귀정, 해피엔딩이다.


인공지능 인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IT 전문가 로즈 럴킨과 우연히 만나 서로 돕다가 사랑이 싹튼다. 스파이로서 위험한 일을 계속해야 하는 피터는 사랑하기에 로즈를 돌려보낸다. 그녀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려는 것이다. 음모와 폭력이 있으면 가족과 사랑, 공포와 자유가 얽혀야 제대로 맛이 나는 모양이다.


에이전트는 우선, 요원(要員)이라고 해석한다. 요원은 필요한 사람, 중요한 사람이다. 정보나 수사, 보안을 맡는 사람들을 요원이라고 먼저 떠올리는데, 대표적으로는 007과 톰 크루즈(Tom Cruise)가 맡은 미션 임파서블의 이단 헌트(Ethan Hunt)다. 피터는 ‘night agent’ 일을 맡았으니 요원이 확실한데, 로즈가 개발한 인공지능 에이전트(AI Agent)는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사람이 아닌 것을 요원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요원, 에이전트는 경제 분야에서는 대리인이고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중개자나 매개자이며, 정보기술 분야에서는 지능형 시스템이나 자율 행위체를 뜻한다. 오래전에 보았던 ‘600만 불의 사나이’가 바로 에이전트이고, 많이 들어보았거나 활용해 본 적이 있는 챗봇이 또 에이전트다. 물어보면 찾아주는 검색 프로그램을 검색엔진이라고 하는데, 엔진처럼 자체 추진력으로 여러 웹사이트를 훑어서 원하는 답을 찾아주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이름이다. 우리가 잘 알고 쓰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챗GPT나 제미나이, 코파일럿이 바로 발전된, 최신의 대표적인 AI 에이전트다.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인데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긴다. 경영자는 주주로부터 경영을 위임받은 대리인, 에이전트다. 의뢰인을 대신하여 법률 자문과 재판을 맡는 변호사도 대리인이고, 보험 설계나 재산 관리, 투자 자문도 전문가인 에이전트가 맡는다. 세상이 복잡해지니 자기 분야 외에는 문외한이라서 그들에게 맡기는 것이 싸고 편리하며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그들이 없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 운동선수나 연예인, 예술가는 열심히 연습하면 된다. 일정 관리나 계약, 섭외, 광고, 작품의 전시·판매 등은 큐레이터를 포함한 에이전트가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사회는 대부분 대리인과의 계약관계다.


정보기술은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쓸모 있고 요긴하게 발전시켰다. 한 줄 한 줄 명령문을 짜서 일을 시키는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있다. 말로 해도 알아듣는다. 앞으로 눈빛만 보고도 알아서 해준다면 불편한 일은 없을까? 생각하는 로봇이 나오면 거의 모든 일을 다 해줄 것이다. 이들 로봇과 교류하면 이제 심심할 일이 없을 것이다.


지금 활용 중인 금융 챗봇이 더 발전하여 조만간 투자 자문을 맡게 될 것이다.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게 재산을 늘려줄 것이다. 이걸 모르고 맡기지 않는다면 아날로그 세상에 사는 것이다. 이러면 P2P(Peer to Peer, 개인 간 또는 개인과 개체 간)라는 새로운 거래 방식이 생긴다. 투자자나 이용자가 금융기관의 직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인공지능과 일을 보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활용하는, 앱을 이용하는 방식을 넘어 새로운 AI 에이전트가 나와서 내가 모르고 있는 투자나 관리를 맞춤식으로 해줄 것이다.


국가의 안보를 맡아주는 에이전트, 기업을 맡아 운영하는 에이전트, 문예 창작 활동을 도와주는 에이전트, 병원에서 진단과 처방, 맞춤 건강관리를 해주는 에이전트가 있다. 이렇게 개인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P2P 에이전트 시대가 만연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많은 남는 시간을 연예나 오락 등 취미활동에 치중하고 건강관리나 사교활동에 쓸 것이다.


부족함과 아쉬움 없이 살 수 있다면 무엇으로 행복과 보람을 찾을까? 신은 가족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그리고는 사랑과 양심, 시기와 질투, 질병과 방언이라는 굴레로 통제하시는 모양이다. 그런데 방언이 소용없게 되었다. 질병도 해결될 것이다. 에이전트, 요원에게 물어보고 싶다. “내가 무얼 어찌하면 즐겁고 보람차겠어?” 안 죽고 영원히 살 수는 없으니 AI Agent 목사님의 설교나 들을까? 믿음을 찾아서.


* 출처 : FRANCE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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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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