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얻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EduExperts
이주연
심혜원
들 풀

방을 얻다

0 개 553 오클랜드 문학회

시인  나 희덕


담양이나 창평 어디쯤 방을 얻어

다람쥐처럼 드나들고 싶어서

고즈넉한 마을만 보면 들어가 기웃거렸다

지실마을 어느 집을 지나다

오래된 한옥 한 채와 새로 지은 별채 사이로 

수더분한 꽃들이 피어 있는 마당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섰는데

아저씨는 숫돌에 낫을 갈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밭에서 막 돌아온 듯 머릿수건이 촉촉했다

_저어, 방을 한 칸 얻었으면 하는데요.

일주일에 두어 번 와 있을 곳이 필요해서요.

내가 조심스럽게 한옥 쪽을 가리키자

아주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_글씨, 아그들도 다 서울로 나가불고

우리는 별채서 지낸께로 안채가 비기는 해라우.

그라제마는 우리 집안의 내력이 짓든 데라서

맴으로는 지금도 쓰고 있단 말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정갈한 마루와

마루 위에 앉아 계신 저녁 햇살이 눈에 들어왔다

세 놓으라는 말도 못하고 돌아섰지만

그 부부는 알고 있을까

빈방을 마음으로는 늘 쓰고 있다는 말 속에

내가 이미 세들어 살기 시작했다는 걸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l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세상의 모든 시

댓글 0 | 조회 82 | 6일전
시인 곽 재구나는 강물을 모른다버드나… 더보기

호시절

댓글 0 | 조회 115 | 2025.07.08
시인 심 보선그때는 좋았다모두들 가난… 더보기

6월

댓글 0 | 조회 121 | 2025.06.25
시인 오 세영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꽃… 더보기

유월의 기도

댓글 0 | 조회 118 | 2025.06.10
시인 안 성란어두운 터널에 빛을 주시… 더보기

지란지교를 꿈꾸며

댓글 0 | 조회 158 | 2025.05.28
시인유 안진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더보기

사월이면

댓글 0 | 조회 205 | 2025.05.13
시인 박 영배꽃 피고 지고 온종일 꽃… 더보기

여수

댓글 0 | 조회 299 | 2025.03.25
시인 김 명인여수, 이 말이 떨려올 … 더보기

폭설

댓글 0 | 조회 334 | 2025.03.11
시인 장 석남밤사이 폭설이 내려서 소… 더보기

산길에서

댓글 0 | 조회 470 | 2025.02.26
시인 이 성부이 길을 만든 이들이 누… 더보기

만리동 고개에서 이틀

댓글 0 | 조회 440 | 2025.02.11
시인 백 학기사랑을 말하지 않고는 이… 더보기

이 넉넉한 쓸쓸함

댓글 0 | 조회 703 | 2025.01.29
시인 이 병률우리가 살아 있는 세계는… 더보기

기다림은 아련히

댓글 0 | 조회 247 | 2025.01.14
시인 조 병화이제, 여름 가고 가을 … 더보기

나를 위한 기도

댓글 0 | 조회 289 | 2024.12.17
시인 안 성란많은 것을 가지지는 않았… 더보기

대설주의보

댓글 0 | 조회 539 | 2024.12.04
시인 최 승호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363 | 2024.11.20
시인 정 호승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 더보기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댓글 0 | 조회 629 | 2024.11.06
시인 헨리 나우헨그리우면 그립다고말할… 더보기

이제 우리들은 조금씩

댓글 0 | 조회 523 | 2024.10.22
시인 세르게이 예세닌이제 우리들은 조… 더보기

자전거 도둑

댓글 0 | 조회 668 | 2024.10.08
시인 박 형권중랑천에 꽃 피었다는데꽃… 더보기

사라진 동화마을

댓글 0 | 조회 363 | 2024.09.24
시인 반 칠환더 이상 불순한 상상을 … 더보기

사랑한다 말 못하고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댓글 0 | 조회 511 | 2024.09.10
시인 나 태주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 더보기

현재 방을 얻다

댓글 0 | 조회 554 | 2024.08.27
시인 나 희덕담양이나 창평 어디쯤 방… 더보기

다시 산에 와서

댓글 0 | 조회 528 | 2024.08.13
시인 나 태주세상에 그 흔한 눈물세상… 더보기

우리는 깃발이 되어 간다

댓글 0 | 조회 499 | 2024.07.24
시인 안 도현처음에 우리는 한 올의 … 더보기

내면의 바다

댓글 0 | 조회 422 | 2024.07.10
시인허 만하그 시인은 “나의 눈망울 … 더보기

가난한 사랑의 노래

댓글 0 | 조회 523 | 2024.06.25
시인 신 경림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