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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때만 해도 동네 어르신들이 누구네 딸래미가 부부싸움하고 친정집에 와서 있으면 무슨 법전처럼 이구동성으로 하시던 조언은 “여자는 자고로 시집가면 그 집 귀신이 되어야 하는거여. 무조건 벙어리삼년, 귀머거리 삼년, 봉사 삼년을 지내야 하는거라니께. 우덜은 얼굴한번도 못보고 시집왔어도 여태 잘만 살고 있잖여. 참어, 꾹 참고 살다 보면 다 살아진다잉?”
그랬다, 우리 엄마들, 할머니들, 그 할머니의 엄마들들은 다 이렇게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일은 그냥 본인이 꾸우꾸욱 참아내서 나이들어 홧병으로 고생하더라도 그게 미덕이고 당연한 진리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래서 일본을 통해 신문화가 들어오면서 개화기를 거치고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관념을 가진 여성들인 ‘신여성’이 생겼을 때 이 여성들은 부드럽게 잘 깍여져 송진으로 반들반들 윤을 낸 수제 사과나무 의자 팔걸이에 뾰족이 나와 있는 못자국처럼 사회의 불편한 한 자락으로, 생겨나기 시작했을 때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심지어 여자들 마저도 영화 주홍글씨에 나오는 빨간 A자를 단 데미무어 처럼 그녀들을 거의 범죄자와 동급으로 취급하면서 사회에 있어서는 안되는 ‘악’으로 분류하던 시절이 있었다. 참.. 다행이다. 이 문장을 ‘있었다’ 라는 과거형으로 마무리 지을수 있어서.
나는 덮어두고 여성만 옳고 최고라 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다. 또한 나도 오래전에 이혼을 경험했고 두아이를 혼자 키우는 싱글맘이지만 이혼예찬론자이기보다는 결혼은 오케스트라의 수 많은 악기들을 하나씩 조율해서 심포니를 연주하듯 부부가 함께 요기조기 조금씩 서로 조율해 나가며 맞춰 사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의 옛날 어르신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의 3,3,3 법칙은 이제 더 이상 이 지구상에 존재 하면 안된다. 성별, 나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그것을 보호하고 아껴주려 노력해야 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의지도 생각도 자존심은 물론 자존감 마저도 무시하고 살아가는 여성분들에게 뼈 아픈 말을 하고 싶다. 스스로 용기 내지 않고 스스로 돕지 않으면 누구도 그냥 당신에게 다가와 돕지 않는다는 것을.
가정폭력은 몸에 멍이 들고 뼈가 부서져야만 폭력이 아니다. 말로 하는 폭력, 경제적 여건을 이유로 부리는 부부 또는 파트너 간의 갑질, 정신적 스트레스 등등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는 많은 부분들이 이곳 뉴질랜드에서는 Domestic Violence 에 들어간다.
뉴질랜드에 살고 계시는 여성여러분들
당신은 아이들과 여성과 노인을 보호하는 일에 가장 많은 정책비를 쓰는 나라 뉴질랜드에 살고 계십니다. 아프십니까? 슬프고 우울하십니까? 금방이라도 죽을것처럼 숨이 턱턱차오르십니까?
드러내시고 그것이 아무리 남부끄럽고 버겁더라도 그것을 감당해 내야합니다. 그래야 남도 당신을 도울 수 있습니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삶의 무게를 늘 남에게 의존하려하는 것은 부끄럽고 비난받아도 됩니다.
하지만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면 그래서 어느순간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면 당연히 누군가에게는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것은 부끄럽거나 눈총받거나 사람들의 가십거리로 도마위에 앉을 일은 아닙니다. 그것을 술자리 안주거리삼아 미용실 수다거리 삼아 오후 차모임에서 비스킷대신 우물거리고 씹어대고 주절거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눈길을 땅에 내리고 걸어야 할 만큼의 비난의 눈총을 받아야 합니다.
아래링크들은 여러분이 도움받을 수 있는 곳들이고 비밀이 보장되며 어떠한 비용도 부과하지 않고 한국어 통역이 필요하면 그 또한 지원해줍니다. 누군가랑 이야기하고 싶으면 밤새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고 드라마에서 처럼 그냥 옆에앉아서 괜찮다 괜찮다 하고 토닥여주기도 하고 당신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안전해지도록 그래서 다시 꿈도 꾸고 웃을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세상어디에도 중하지 않은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신도, 그들 중 한 인간입니다.
- https://www.2shine.org.nz/hide-my-visit
- https://women.govt.nz/about/new-zealand-women
착한 어린 신부를 너무 아프게 하는 어느 말종때문에 슬프고 화난 코끼리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