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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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0 개 717 한일수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 훈화 중 “4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에 대한 내용이 생각난다. 4촌이 논을 사면 기뻐할 일인데 왜 배가 아파야 되느냐는 말씀이었다. 한민족 사회에서 예로부터 그러한 사람이 많았었기에 그 속담이 전해 내려 왔으리라. 4촌이면 가까운 집안인데 논을 사면 부자가 되는 길이고 음으로 양으로 그 혜택도 공유할 수 있는 일인데 왜 심사가 뒤틀려 배가 아프다는 것일까? 가까운 집안 형제 이지만 자기가 아닌 4촌이 잘되어가는 꼴이 못 마땅하다는 마음 상태를 표현한 말이리라. 다른 사람이 잘 되어가는 걸 보고 그 과정을 살피면서 자기도 잘 되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한 풍조가 정착될 때에 개인과 사회도 발전하는 것이며 따라서 그러한 국민으로 구성된 국가도 발전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 한민족은 정이 많아서 어려운 일에 서로 동참하고 슬픈 일에는 슬픔을 나누며 힘을 합쳐 역경을 해쳐나가는 미풍양속을 지녀왔다. 그러나 배고픈 시절을 이겨내고 엄청나게 잘 살게 된 지금은 어떤가? 같이 고생하던 친구나 친지, 친척들이 자기보다 앞서가면 그 꼴이 보기 싫어 배가 아파오는 것을 참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배 아픈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서가는 사람을 시기와 질투심이 작동해 어떻게든 끌어내려야 직성이 풀리는 심보이다. 이의 전형적인 표현이 흥부전에서 표현한 ‘놀부 심보’이다. 놀부는 삼술 궂고 마음이 사나워서 나쁜 행위를 일삼는다. 대표적으로 ‘초상난 집에서 춤추기’, ‘불난데서 부채질하기’, ‘우물 밑에 똥 누기’, ‘애호박에 말뚝 박기’, ‘얼굴에 종기 난 아이 쥐어박기’, ‘앓는 눈에 고춧가루 뿌리기’ 등이다. 더 나아가 ‘아이 밴 여자 배 차기’, ‘곱사등이 엎어놓고 밟기’, ‘우는 아기 똥 먹이기’를 자행해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즐기는 못된 인간이다. 이런 인간은 사회악으로 공동체 안에서 퇴출시켜야할 대상이다.

 

한국의 영화, 드라마, K-Culture, K-Food, K-Pop 등의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 한글과 한국어의 보급도 확산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며 우리 한민족이 세계  어디를 가든 기를 펴고 행동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드디어 제578돌 한글날을 기념하듯 2024년 10월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한 강 작가가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한국에 근대 소설이 소개된 지 107년 만의 영예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한 강 작가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면서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은 어지럽고 국민들의 삶도 어려워져 힘든 상황에서 엄청난 경사를 맞이한 것이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이래 문학상으로는 처음, 여성으로서는 아시아에서 처음 한 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자 한국인은 물론 전 세계 한민족 사회에서도 열광하는 분위기였다. 한 강의 작품은 이미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작가는 손꼽히는 문학상들을 이미 수여한바 있다. 한글로 써낸 소설이 외국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으로 읽혀지게 된 사실은 한민족과 한글,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촉진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중흥의 기회로 삼아야 되겠다.      


노벨상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에 만들어진 상으로 올해로 123년이 경과했으며 매년 인류를 위해 크게 헌신한 사람을 선발해 시상하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이다. 따라서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한 강 신드롬을 유발하고 한 강 작품을 구독하는 데 열광하고 있으며 더불어 한국의 다른 문학 작품들도 주목을 받게 되어 한류문학이 세계로 확산되어가는 기폭제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마귀 같은 존재들이 나타나 세상을 더럽히고 있다. 그들은 타 민족이 아니라 같은 한민족의 후예들이고 같은 공간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국민들이다. 그들은 한 강 작가가 역사를 왜곡했고 한국의 위신을 추락했다고 비평하고 있다. 더욱이 한림원에 항의 서한을 발송하고 스웨덴 대사관을 찾아가 항의 시위를 하며 한 강의 시상을 반대하고 있다. 수원대학을 나왔다는 김규나라는 작가는 노벨상 선정 위원들을 폄하하면서 심지어는 이번 한 강 작가 선정에 대해 선풍기를 돌려 뽑았다는 망발을 일삼고 있다. 어느 대학 교수가 수강생이 많은 과목의 학생들 답안지를 읽어보고 학점을 매겨야 되는데 분량이 너무 많아 일일이 검토해보고 채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선풍기를 돌려놓고 답안지가 떨어지는 지점에 따라 점수를 부여했다는 농담이 있는데 노벨상 위원회도 그렇게 해서 선정했다는 이야기이다. 내용을 많이 쓴 답안지는 무게가 더 나가므로 선풍기 주위에 떨어지니 좋은 점수를 부여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번 뿐만이 아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선정 때도 당시 한나라당 일부에서는 반대 시위를 하고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반대운동을 한일이 있다. 노벨위원회 입장에선 혀를 찰 노릇이다. 왜 한국인들은 번 번히 자기들 경사스런 일에 서로 비방을 하고 오랜 전통을 가지고 심혈을 기우려 선정한 수상자를 발표하는데 한국인들은 자기들끼리 다른 한국인이 선정되는 꼴을 못 봐 주는지 의아해 할 일이다. 한국인들은 논리적인 근거가 박약한 체 자기 맘에 안 들면 상대방을 비방하는 폐단이 있다. 문학상이 무슨 역사책에서 선정 되어야하는 것도 아니고 역사적 소재를 토대로 쓴 작품은 작가가 어느 시각에서 바라보고 쓰던 그것은 작가의 소관이고 작가의 철학적 사유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문장 하나하나를 엮어가는 것이다.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은유와 상징을 소화하는 데는 독자들도 자신들의 고뇌가 요청되는 것이다. 


한국의 어느 극장에서 불이 났다. 극장 측에서는 바로 비상구를 개방하고 대피를 유도했다. 질서를 지키면 모두가 대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 사람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전부 타 죽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앞에 사람이 나가려고 하면 바로 뒷사람이 자기가 먼저 나가려고 앞 사람을 뒤로 밀어내고, 계속해서 뒷사람이 앞 사람을 잡아당기고, 잡아당기고 해서 결국 못 나오고 다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한민족은 역사적으로 어려운 일을 당할 만큼 당하고 오늘날까지 살아왔다. 이제는 그동안 이루어 놓은 결실을 바탕으로 서로가 협력해서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될 것이다. “지혜로운 여인은 집을 짓고 미련한 여인은 자기 손으로 헐어버린다.”라는 말이 있다. 한 강도 김규나도 같은 여인이다.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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