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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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0 개 2,074 새움터

아름다운 글과 시 그리고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그대’ 이다. 우리말 사전에 ‘그대’ 라는 단어는 그 쓰임이 구어체와 문어체에서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어원을 따라가 보니 이미 15세기 부터 쓰이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시기는 조선 시대 초기로 ‘그대’의 15세기 고어는 <그디 (월인석보)>, <그듸 (석보상절)> 및 <그 (분류두공부시언해)> 라고 한다. 


문어체에서 ‘그대’의 의미는 듣는 이가 친구나 아랫사람인 경우 그 사람을 높여 부르는 이인칭 대명사이다.  


“이곳을 지켜서 적과 한번 싸우지 아니하면 백대의 부끄러운 추명을 들을지라. 나는 이것을 사수하려 하니 그대의 뜻은 어떠하오?” 청년 장국 정기룡이 주저치 않고 대답한다.  

                                                                               <발췌, 박종화 ‘임진왜란’>


과거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과장이 늘 아랫직원에게 사용하던 호칭이었는데 매번 낯설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정확한 사전적 의미를 알고 보니 나름 지위 고하를 따지지 않고 존중과 배려를 언어속에서 실천하려 했던 분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문어체에서 ‘그대’는 주로 글에서 상대방을 친근하게 부르는 이인칭 대명사라고 정의 한다. 


이 세상에 오직 하나인 내 순례여. 그대는 어떻게 이렇게도 내 피를 끓게 하는가… 

                                                                                <발췌, 이광수 흙>


개인적으로 문어체 속의 ‘그대’는 사전적 의미보다 좀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 온다. 사랑을 노래하는 수 많은 소설과 시 속에 등장하는 ‘그대’는 두 말 할 것 없이 사랑에 빠진 이가 상대 연인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사랑하는 연인의 이름으로 직접 부르거나 ‘너’ 혹은 ‘당신’ 같은 비슷한 의미의 이인칭 대명사와는 귀에 감기는 느낌부터 다르다. 심지어 소설 <보봐리 부인> 처럼 사회적 규범에 반하는 남녀간의 사랑이야기, 연인간에 주고 받는 러브레터, 그리고 그 속에 등장하는 ‘그대’ 라는 단어로 시작되는 고백은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의 감정에 십분 이입되게 끔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문학 작품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대중 가요의 제목과 가사 속 ‘그대’는 ‘사랑하는 이’와 동일시 되는 특수 이인칭 대명사처럼 쓰인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고마움, 그리움, 애잔함 등의 감정표현에 아주 적합한 단어 선택이라 생각한다. 


통기타에 심취했던 사춘기 시절 어설픈 기타 연주와 함께 즐겨 부르던 노래가 해바라기의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었다. 언젠가는 완벽한 연주와 노래로 내 애인을 감동시키겠다는 막연한 바램을 담아 연습했던 기억이 새롭다. 


가사 중 특히 이 부분이 좋다. 


이리 저리 둘러봐도 제일 좋은 건 그대와 함께 있는 것.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나이가 들면서 익숙해 져야 하는 것이 ‘떠나 보내기’ 이다. 소중 했던 추억이 담긴 물건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예전에 함께 있었기에 좋았던 것들은 이제 사진 속에서나 그 추억을 더듬을 수 있을 뿐이다. 특히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 그 속의 기쁨과 슬픔, 고난과 역경을 늘 함께 해준 인생의 반려자를 떠나 보낸다는 것은 한 인간의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슬픔이자 그 무엇으로도 대체 될 수 없는 허전함이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속 어린아이들 소꿉놀이 하듯 티격태격 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오래 함께 한 노 부부의 이야기는 모든 관객을 미소짓고 그리고 마지막에 눈물 짓게 했다.  

 

노년에 배우자를 떠나 보내고 홀로 남겨진다는 것은 그 정신적 충격을 가늠하기 힘들다. 많은 경우 심리적 공허함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극단적인 선택도 할 수 있다는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에 따르면 노인 우울증의 경우 젊은 사람과 다르게 본인의 치료 거부, 가족들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제때 진단 및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 본인조차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자각 할 수 없고 가족이나 친구 등 주위 사람들로 ‘기운이 없는 것은 다 나이 탓이다’로 치부되어 방치 되는 일이 많다고 한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우울한 자기 감정을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도 주목 해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노인 우울증의 경우 조기 발견될 경우 80% 정도 완치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항우울제 투여와 같은 적극적인 의료적 치료와 함께 주위의 관심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울증 극복에 대한 본인의 자각과 의지가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 나와 함께이기에  행복을 주는 ‘그대’가 누구인가? 반드시 배우자이거나 연인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누구건 그저 ‘있을 때 잘하는’ 것이 답이 아닐까 싶다. 


<새움터 회원 장요셉> 


※ 새움터는 정신 건강의 건전한 이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www.saewoomtor.org.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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