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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곽 재구
나는 강물을 모른다
버드나무도 모른다
내가 모르는 둘이 만나
강물은 버드나무의 손목을 잡아주고
버드나무는 강물의 이마를 쓸어준다
나는 시를 모른다
시도 나를 모른다
은하수 속으로 날아가는 별 하나
시가 내 손을 따뜻이 잡는다
어릴 적 아기 목동이었을 때
소 먹일 꼴을 베다
낫으로 새끼손톱 베었지
새끼손톱 두쪽으로 갈라진 채 어른이 되었지
시가 내 새끼손톱 만지작거리며
괜찮아 봉숭아 물 들여줄게 한다
나는 내 시가 강물이었으면 한다
흐르는 원고지 위에 시를 쓴다
저녁의 항구에서 모여드는 세상의 모든 시를 읽을 것이다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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