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칼럼 | 지난칼럼 |
우리는 자녀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의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도, 그것은 실제 미래와는 다를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상상은 결국 우리가 받아온 교육에 의해 형성된 사고방식, 개념, 가치관의 틀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할까?
지식을 더 많이 습득하는 것이 중요할까? 아니면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창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할까?
![]()
공자는 교육을 인간 사회의 토대라 했고, 우리가 상식이라 부르는 대부분은 스스로 깨우친 것이 아니라 학교 교육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이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일본 영화 ‘혼노지 호텔’에는 오다 노부나가가 500년 뒤의 일본 사진을 바라보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에게 익숙한 모든 것이 사라진 낯선 미래의 세상을 그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우리 자녀들 또한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낯선 미래 속에 살아가게 될 것이 분명하다.
21세기를 규정하는 핵심 카워드는 ‘변화’이다. 과거에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고 했지만, 이제는 10년 사이에 강산이 수십 번도 더 변한다. 특히 지식의 변화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에 의해 가속화되며, 다른 모든 변화를 이끌고 있다. AI는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지식이 만들어지고 공유되고 활용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학생들이 리포트를 작성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때 AI는 이미 중요한 파트너가 되고 있다. 따라서 “AI와 함께 사고하는 능력”은 미래 리터러시의 핵심이다.
애플 창립 멤버 가이 가와사키는 자신의 저서 혁신을 위한 규칙(Rules for Revolutionaries)에서 “혁신은 남 따라 하기로는 이룰 수 없다”고 말하며 Think Different (다르게 생각하라)를 강조했다. 단순한 차별화가 아니라 기존과 전혀 다른 새로운 창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오늘날 교육도 마찬가지다. 기존 방식만으로는 아이들을 준비시킬 수 없다.
뉴질랜드 교육부도 이를 반영해 리터러시와 수리 능력의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핵심 역량(Key Competencies)을 강조하고 있다. 비판적 사고, 언어와 기호 활용, 자기 관리, 타인과의 관계 맺기, 참여와 기여 등은 단순한 학업 기술이 아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협업하고, 글로벌 환경에서 소통하며, 빠른 변화 속에서도 윤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교육 담론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가 ‘정신건강’과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학생들에게 집중력 저하, 사회성 결핍, 불안과 같은 문제를 남겼다. 단순히 지식을 잘 아는 학생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고, 불확실성 속에서도 자신을 믿을 수 있는 힘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다른 문화적 배경의 친구들과 협력하는 경험 자체가 미래 경쟁력이 된다. OECD와 UNESCO도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global competence’를 강조한다. 특히 다문화 사회인 뉴질랜드에서는 글로벌 역량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학부모와 학생은 무엇을 해야 할까? 완벽한 정답은 없지만, 작은 습관을 가지는 것으로 부터 시작할 수 있다.
● 질문하는 습관: 매일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보기. 답보다 질문이 사고를 확장시킨다.
● 프로젝트형 학습: 단순 암기보다 실제 문제 해결을 통해 배우기.
● AI 활용: 단순 답변 얻기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사고를 돕는 도구로 활용하기.
● 독서와 토론: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하며 비판적 사고와 언어 능력 키우기.
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아이들에게 정답을 가르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정답이 없는 문제 앞에서 질문을 던지고, 다른 사람과 함께 지혜를 모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힘을 길러주는 데 있다. 우리가 자녀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스스로 길을 찾아 갈 수 있는 용기와 창조성이다.
전정훈 원장
Edu-Kingdom College, North Shore
newcan11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