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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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0 개 1,515 오소영
오늘은 예순 아홉번 째로 맞는 ‘광복절(光復節)’ 입니다.

여기는 지금 한겨울, 팔월의 칼바람속을 산뜻하게 때묻지 않은 새 ‘태극기’가 하늘을 향해 팔랑거리며 올라가고 있습니다.

반짝이는 수많은 눈동자를 의식하듯 자랑스럽게 몸을 흔들며 높다랗게 자리한 모습이 너무도 의연하고 아름답습니다.

“태~ 극기가 바람에 펄럭~ 입니다. 하~ 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나도 모르게 입속에서 조용히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철없던 어린시절 별 뜻없이 고무줄 놀이할 때 잘도 불렀던 노래였지만 이젠 그렇게 가벼운 마음이 아닙니다. 일제 강점기를 살아오신 어른들이 조국 광복을 열망하며 얼마나 그리워 했던 ‘태극기’였던가요. 울분속에서 숨겨두고 보던 우리의 국기 ‘태극기’를 8.15 해방을 맞으며 마음껏 휘날릴 수 있다는 자유로움을 외치는 노래라는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또 다른 의미로 맞이하는 ‘태극기’ 그 앞에서 목청껏 ‘애국가’를 부르면서 뜨거운 감동으로 눈물을 흘립니다.

여기는 ‘대한민국’ 내 조국과 너무나 머얼리 떨어진 남의 나라 땅. 뉴질랜드입니다.  

우리 교민들이 숙원하여 어렵게 만들어진 우리들의 구심점 ‘한인회관’에 국기 게양대(揭揚臺)가 설치되고 처음으로 ‘태극기’를 게양하는 뜻깊은 ‘광복절’ 입니다.
  
내 집이 생기면 문패를 달듯. 회관이   생기고 갖춰야 할 국기 게양대가 이번에 노인회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나라잃은 설움으로 이름까지 빼앗기고 그들식의 이름으로 바꿔야만 학교를 다녔던 뼈아픈 체험자들이 바로 그 분들이십니다. 그 분들 스스로 정성을 모으고 직접 땅을 파서 깃대를 세우는 작업까지 손수. 노인들 결의가 대단했습니다. 그 고된 과정을 지켜보며 조국 사랑의 끈끈한 정과 후세들에게 귀감을 보이는 의지가 참으로 훌륭하게 돋보였습니다.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거던요.

뉴질랜드 땅 한 복판에 코리안의 위상을 떨치며 펄럭이는 ‘태극기’가 마냥 아름답고 황홀합니다. 누군가 낯선 여행자가 문득 저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면서 고국의 향수를 달래고 위안도 받겠지. 생각을 하니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우리 한민족의 얼과 기상이 담긴 ‘태극기’는 어느곳 어디서 보던지 만나면 반갑고 가슴 뿌듯 해 지는 깃발이 아니던가요.  

“대~ 한~ 민~ 국”을 외치면서 흔들던 ‘월드컵’ 때의 ‘태극기’.

올림픽 때, 금메달리스트들이 올리는 값진 ‘태극기’며 ‘태극기’는 바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아니겠습니까!

홀 안으로 들어가니 이번에는 또 다른 ‘태극기’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아득하게 오래 전. 1800년대 말.

그러니까 100여년 전. 19세기 말에 만들어진. 귀한 ‘태극기’ 한 점이. 누렇게 빛 바랜 모습으로 우리를 맞았습니다. 

투박한 광목천에 그림으로 그려 만든게 아니었습니다. 사괘(四卦)를 정성스럽게 오려내고 검은 천으로 박아 손으로 직접 만들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양과 음을 나타내는 태극선이 세로로 만들어 졌는데 음(陰)에 해당하는 파란색은 검은 천으로 박아냈고 양(陽)의 빨강은 엷은 분홍이었는데 그 오랜 세월을 견뎌오느라 심한 얼룩으로 많이 희미했습니다. 칠도 변변히 없던 세월이었는데.. 진달래꽃 물이었을까요?  

1919년 3월 1일 ‘삼 일 독립 만세 운동’을 지냈으니 그 때. 당당히 한몫을 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숨어서 남몰래 만든 것 이겠지요. 

그 후 1945년 광복절을 맞아 얼마나 멋진 감격으로 휘날렸을지.. 우리 굴곡많은 역사를 두루 섭렵한 대단한 ‘태극기’가 후손들 손으로 지금껏 잘 보존이 되어 이 곳 뉴질랜드까지 온 귀한 보물이였습니다.   

1949년 ‘국기제작법’이 공표되기 전까지는 태극문양이 자유로웠다고  합니다. 세로로 된 태극 문양이 낯설었지만 그래서 더욱 옛것의 새로움을 느꼈을까요?

귀한 가보를 들고 나오신 유 승재(兪升在)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인회관’에 걸린 ‘태극기’는 오늘도 변함없이 바람에 펄럭입니다. 교민들 마음속으로 그 바람이 전달되어 모두 한 마음으로 그 곳을 바라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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