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主婦) 실종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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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主婦) 실종시대

0 개 3,215 오소영
정신없이 흐려지는 시각을 거역이라도 하듯. 사물을 보고 느끼는 진정성은 더더욱 뚜렷해 지고 있으니 이것이 늙어가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리라. 늘상 보던 주변의 물건들을 하나하나의 의미를 부여하며 꿰뚫어 보게되는 새로운 버릇도 그렇거니와. 아주 작은 화분속에서 삶을 지탱 해 가는 여린 꽃잎새를 보면서도 생명의 소중함이 경이로워 눈물겹다.

돌을 던지면 쨍 하고 깨질 것만 같은 높다랗게 투명한 하늘. 그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하듯 맘껏 뻗어 키 자랑을 하는 해바라기 꽃, 접시 꽃들. 그들을 시샘이라도 하려는가. 댓돌밑에 우짓는 귀뚜라미 소리가 가을을 성급하게 재촉한다.     

바쁜 일손 틈내 잠시 고국 나드리에 나서는 아이에게 “나도 가고싶다”고 철부지처럼 투정이 나오던 이유가 생각 해 보니 가을이면 도지는 스산해진 내 계절병 때문이었다. 

새삼스러울 일도 아닌 늘상 혼자인데 낙엽 떨구는 찬바람이 가슴으로 스며들면 부쩍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이 밀려든다. 여기저기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간절한 충동도 모두가 이 계절에 통과의례처럼 겪는 내 병이기에 한바탕 혼이 날 것은 뻔한 일. 그게 벌써부터 두렵다. 살만큼 살았다는 듯 또레 친구들이 하나 둘 삶을 거두는 것을 보면서 이 가을은 또 다른 쓸쓸함으로 촉촉해 지는 가슴을 어찌 달랠지 겁이난다.

이럴 땐 틀에 박힌 생활에 작은 변화를 시도해 무언가 다른 것을 찾아서 바빠져야만 한다.

매일. 남자같이 밖으로만 돌아치던 발길을 멈추고 모처럼 여자가 되어 오랜동안 일탈했던 주부의 위치로 되돌아가 무관심으로 방치했던 집 안을 찬찬히 둘러본다. 대충으로 살았던 그동안의 게으름이 여기저기 눈에 띠어 마음이 성급해 진다.   

먼저 꿉꿉한 여름을 몰아내려면 습기 제거부터... 거미줄 걸린 방에서 어찌 그리도 잘 지내 왔을까?. 너무 쓸고 닦아서 결벽증 엄마라고 아이들에게 별명을 듣고 살았는데 언제부터 이리 느긋 해 진걸까?  

질리도록 따가운 볕에 한번씩만 걸쳤던 여름 옷가지들을 찾아 빨아 널고 철 지난 옷들을 바꿔 정리 하면서. 하루에 사 계절이 다 있다는 이 나라에서 문득 내가 지금 한국식 일을 하면서 괜한 수선을 떨고 있구나 싶어 웃음이 절로 나왔다. 어쨌든 전업 주부로 살림 재미붙여 살 때가 좋은 시절이었기에 차라리 그 때 일을 추억하는게 훨씬 더 마음에 위로가 된다.  

여름내 뿌옇게 빛을 잃은 장농에 기름 걸레질도 하고 무거운 겨울 이불들을 전부 끌어내 빨랫줄에 널어 거풍을 시킬 때는 정말로 힘들었었다. 다시 개켜 제 자리에 넣을땐 부풀은 부피때문에 힘겨운 씨름으로 한바탕 늦땀을 흘리지만 상큼하게 만져지는 개운함이 기분 좋기만 했다. 내친김에 창문 커텐까지 두툼한 것으로 바꿔달면 여름은 언제 지나갔는지 옛날 일. 사뭇 아늑해진 분위기가 멋지고 새삼스러웠다. 가벼운 설레임으로 식구들의 귀가를 기다리는 그 순간 이야말로 주부만이 느끼는 특별한 기분. 그게 바로 행복이었다.  

바람 성기운 마당에 호박 썰어 널고. 가지 데쳐 말린 나물들로 정월 대보름을 준비하면서 가을겆이 농부들처럼 마음 뿌듯했던 그 시절. 누구의 아내이면서 아이들의 엄마로 한 가정의 살림을 책임진 주부가 자투리 시간에 책이라도 읽을 짬이 생기면 그 또한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맴도는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견딜 수 없는 회의가 밀려오면 자유롭게 훨훨 여행도 하고싶고 친구들과 만나 수다도 떨고 싶은 충동. 느긋하게 친정 나드리도 그리워 눈물 지을 때도 있었다.  

그 때는 살림하는 여자에게 허락된 시간이 너무도 없어 나 스스로를 위한 일을 못 해 늘상 그게 불만이었는데. 지금은 남는게 시간뿐이다. 그 때 그리도 아쉬었던 그 시간들이... 

세상 좋아져서 이제 집에서 살림만 하는 젊은 여인들은 거의 없다. 여자도 남자와 같이 고학력 시대. 자기 개발을 위하여 또는 자아실현을 위하여 사회생활을 하기도 하지만 금전 만능 시대에 남편 혼자는 힘들어 떠밀리듯 일을 찾아 나서는 여인들도 있다. 주부가 따로 있을리 없는 세상. 앞치마 두르고 주방을 서성이는 남자들도 많아 이젠 주방 정서도 낯설다.   

어딜 가도 따뜻하게 정성드린 집 밥 얻어먹기가 쉽지않다. 가족들끼리도 한 자리에 밥 같이 먹기가 어려우니 주부의 가치도 밑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래서 ‘가족은 있어도 가정이 없는 세상’이라고 말 하나보다.     

4, 5월. 아직도 낯선 가을이지만 조용히 앉았으면 빛깔곱게 잘 마른 태양초 고추 찾아 ‘경동시장’을 누비고 김장철에 쓸 곰삭은 젓갈 고르러 ‘소래포구’를 맴돌던 내 모습이 그려져 그리움을 자아낸다. 싱싱한 꽃게 욕심으로 들고 오다가 게발에 찔려 빨갛게 피를 흘리며 집에와서 패대기를 치고 주저앉아 울먹이던 생각. 식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아픔을 보상 받았던 살림꾼 그 이름도 거룩한 전업주부였다.   

그 때는 그런 일들이 힘들고 귀찮아도 행 불행을 함께 경험하며 당연한 운명이라고 체념하듯 살았는데. 지금 그 때를 생각하니 그 모든 것이 재미있는 그리움으로 떠 오른다.   

누가 뭐라해도 가족들 속에 핵심 주부로서의 역활이 뚜렷이 있을 때가 여자의 인생 황금기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얌전히 집에서 문 열어주는 엄마. 정성과 사랑의 조미료로 만든 내 엄마의 손맛이 최고라고 맛있게 먹어주는 끈끈한 피붙이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들이 곁에 있을 때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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