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영화 아이언맨2의 한 장면
* 이번 칼럼은 필자가 문득 생각이 날 때 마다 노트에 적어온 글을 조합하여 하나의 수필 형식으로 쓴 글이다.
[사진은 물리적이 아닌 가상적인 것이며 사진은 그 가상적 사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과 관람자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만나는 어느 가상의 지점에 맺히는 가상적인 이미지이다.]
이 문장이 형용하고 있는 것은 사진은 - 사실 어떠한 형태의 예술이든 모두 적용되지만 - 객관적인 시선을 내포하고 있을 수 없으며 그 사진을 보는 관람자도 객관적인 시선을 가질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어느 한 사진에 담겨져 있는 내용은 그 사진을 촬영한 촬영자의 시선과 피사체의 시선이 만나는 중간 지점 어딘가에 맺힌 가상의 이미지를 사진기라고 하는 기계를 이용하여 기록한 것이고 최후의 관람자가 바라보고 있는 사진은 관람자 자신의 시선과 촬영자가 가져온 가상의 이미지의 시선이 만나는 중간 지점 어딘가에 맺힌 가상의 이미지이다. 이러한 가상의 이미지의 반복은 무한대로 이루어 질 수 있으며 이는 어느 한 촬영자가 시작한 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반복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 누구도 같은 이미지를 보게 되지 않으며 그 누구도 같은 가상의 이미지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지도 않게 된다. 더 거시적으로 생각의 시선을 확장 하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처럼 삼차원의 세계가 아니고 우주 끝 어딘가에 존재하는 이차원의 세계가 - 실질적으로는 이차원의 데이터가 - 우주라는 공간에 홀로그램으로 영사되고 있다는 이론이 있다.
이 우주 물리학 이론이 흥미로운 것은 오래 전 그리스의 지성이 말했던 처음의 문장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사진 속 혹은 영화 속에 살고 있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홀로그램 이론이 이렇게 간단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보다 과학적으로 훨씬 뒤떨어졌었던 수천 년 전의 고대 그리스 시대에 살던 지성들은 우리 상상 외로 시대를 뛰어넘는 세계관을 가지고 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술이 발명되기 수천 년 전에 이미 고대 그리스에는 사진이라는 말이 존재하고 있기도 했다. 또 사진에 필수 요소인 빛은 무엇인가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인데 그것을 다른 형태로 바꾸어 우리가 항상 볼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즉 빛을 한 장의 종이에 가두어 버린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여 보면 우리는 정말 큰 일을 저지른 것이 아닐까도 싶다. 그 큰 일이 어떤 큰 일인지는 언제 알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칼럼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