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사탕 1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박하사탕 1

0 개 1,745 수선재

아침 8시 15분. 오늘도 조금 일찍 도착해 출근 도장을 찍는다. 바다를 낀 시골 마을. 노인들이 많아서 마을 청년회의 평균 연령이 60~70대인, 시내에서 한 시간은 족히 걸리는 면 보건지소가 나의 일터이다.

 

늘 근무시간보다 훨씬 일찍 오지만 도착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옹기종기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할머니 천천히 오셔도 돼요. 이렇게 추운데 떨고 계시면 어떡해요.”

괜히 마음에 찔려서 할머니께 심술이다. 

 

c0c3e2971fb91622e46787e7224028e2_1561427645_2605.jpg
 

그러면 늘 한결같이 같은 대답.

“그래, 내 다음부턴 늦게 오께. 도통 늙으면 새벽에 잠이 있어야 말이제.”

 

도리어 미안해하시며 주름으로 얼굴 가득 채우시며 웃으신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을 담는 그릇이 넓어져서인지 모두 서로가 많이 닮으셨다.

 

심지어 할머니와 할아버지, 성에 상관없이 얼굴은 닮으신 것 같다.^^

 

발령 받은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제 겨우 매달 약 타러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과 이름을 대충 외우게 되었다.

 

그리고 이곳 어르신들이 무척 싫어하시는 것 두 가지를 알게 되었다.

 

하나는 병원 가야 하니 자녀들에게 연락하라는 것과 나머지 하나는 당신 이름을 여쭙는 것이다.

자주 오는 당신을 기억 못하시는 것을 참 섭섭해 하신다.

 

연세가 드시면 ‘섭섭 바이러스’에 더 잘 감염된다고 했던가?

 

처음엔 뭐 그런 걸로 화내시나 의아했었다.

 

‘1: 익명의 다수’ 라는 극히 개인적인 마인드가 몸에 베여 있고 ‘타인에 대한 관심 결핍증’ 까지 앓고 있으니 죄책감은 거의 없었다.

 

그저 대면하는 순간 친절하면 그뿐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다보니 명절 때나 보는 자식보다 더 자주 보는 사람이 이름 하나쯤은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몇 번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실망하시는 것을 본 후부터는 잘 기억나지 않으면 일단 최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며 시간을 끄는 잔머리가 생겼다.^^;

 

이렇게 보건지소 주변 몇 개 마을에서 찾아오시는 어른들을 만나게 되고 혼자 계시는 독거노인 분들을 방문하면서 유독 마음이 쓰이는 몇 분이 생기게 되었다.

 

마음이 쓰이는 이유는 단지 병이 중하다거나 혼자 사신다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지구에 태어나 사는 사람치고 사연이 없고 한이 없는 분들이 계시겠느냐만 그 중 몇 분들은 살아온 삶을 단지 비관이나 후회만으로 살고 계시지는 않으시기 때문인 것 같다.

 

 

진짜 걸리기 싫은 질병 - 중풍

댓글 0 | 조회 1,941 | 2019.06.26
중풍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뇌… 더보기

E=MC2

댓글 0 | 조회 1,599 | 2019.06.26
시인: 이 산하옛날 수첩을 보다가 고… 더보기

주식투자, 100배의 결실도 가능하다

댓글 0 | 조회 3,207 | 2019.06.25
무궁화 펀드 주식, 6개월만에 22%… 더보기

[포토 스케치] 휘몰이 오후

댓글 0 | 조회 1,746 | 2019.06.25
▲ 휘몰이 오후

이민자 시선으로 본 영화 ‘기생충’, 냄새와 선을 넘는 것

댓글 0 | 조회 2,537 | 2019.06.25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았… 더보기

The Grove 레스토랑

댓글 0 | 조회 1,928 | 2019.06.25
The Grove 레스토랑은 오클랜드… 더보기

실질상 해고 (constructive dismissal)

댓글 0 | 조회 3,198 | 2019.06.25
일반적으로 해고는 고용주가 피고용인에… 더보기
Now

현재 박하사탕 1

댓글 0 | 조회 1,746 | 2019.06.25
아침 8시 15분. 오늘도 조금 일찍… 더보기

Gloomy Monday

댓글 0 | 조회 1,671 | 2019.06.25
월요일은 대체로 우울하다. 종일 혼자… 더보기

6월, 겨울꽃이 더 고운 이유

댓글 0 | 조회 1,782 | 2019.06.25
6월.“내가 이렇다구...”5월의 바… 더보기

행복으로 가는 일곱 번째 단계

댓글 0 | 조회 1,448 | 2019.06.25
계속해서 앤서니 그란트 교수의 ‘행복… 더보기

6월 네째주 주간조황

댓글 0 | 조회 1,708 | 2019.06.25
변화무쌍한 뉴질랜드 겨울낚시가 6월 … 더보기

치매친화 사회

댓글 0 | 조회 2,096 | 2019.06.22
지난 4월 초에 이순재와 정영숙 등이… 더보기

풍치, 잇몸질환 예방 및 치료

댓글 0 | 조회 2,922 | 2019.06.22
나이가 들면서 신경 쓰이는 곳 중의 … 더보기

행복으로 가는 여섯 번째 단계

댓글 0 | 조회 1,606 | 2019.06.12
계속해서 앤서니 그란트 교수의 ‘행복… 더보기

멘토는 없다

댓글 0 | 조회 1,705 | 2019.06.12
젊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더보기

어디로 달려갈까

댓글 0 | 조회 1,917 | 2019.06.12
하루를 살아가며 얼마나 많이 ‘이리로… 더보기

PIE 소득

댓글 0 | 조회 2,750 | 2019.06.12
최근 언론 기사(코리아포스트 웹에서 … 더보기

사랑은 손으로 받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받는다

댓글 0 | 조회 1,588 | 2019.06.12
아들아이가 4살정도였던 때인가 같다.… 더보기

당신의 장미는 안녕하신지요?

댓글 0 | 조회 1,846 | 2019.06.12
오클랜드는 많은 가정에서 장미를 키운… 더보기

멍청이와 왕자들 1편

댓글 0 | 조회 1,360 | 2019.06.12
큰언니는 하늘이 낸다?이번에 다룰 켈… 더보기

가족을 동반하는 이민법 따라잡기(2탄)

댓글 0 | 조회 3,245 | 2019.06.12
유감스럽게도, 독신자라면 패스해도 될… 더보기

척추측만증

댓글 0 | 조회 2,009 | 2019.06.12
척추측만증이란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면… 더보기

길 밖에서

댓글 0 | 조회 1,536 | 2019.06.12
시인 이 문재네가 길이라면 나는 길밖… 더보기

나의 혈액형은 카베르네

댓글 0 | 조회 2,026 | 2019.06.11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듯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