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이와 왕자들 8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멍청이와 왕자들 8편

0 개 1,269 송영림

맏딸 그런데 나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맏아들은 장남 노릇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집안을 잇는다는 부담감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들은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에 비해 맏딸은 맏아들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한 채 부모나 동생들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지워진다. 

 

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른 집안의 맏딸들처럼 살아온 것 같지는 않다. 억척스러운 살림꾼도 못 되고, 강인한 성격도 못 되고, 집안을 일으킬 만한 능력을 갖추지도 못했다. 좀 더 현실적이고 경제력을 갖춘 맏딸이었으면 우리 집안이 지금과는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난 타고난 성격 때문에 늘 나 자신조차도 감당하기가 벅찬 삶을 이어온 것 같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멍청이와 왕자들’이 나의 이야기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그래서이기도 하다. 내가 능력을 갖춘 맏이가 아니기 때문에 갖게 되는 자괴감과 죄책감, 심지어 자신에 대한 혐오가 불쑥불쑥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멍청이와 같은 능력을 갖추지 못했어도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모두 다 이해할 수 있다. 어떤 부분 멍청이의 모습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나의 모습이기도 하고 주변의 맏딸들로부터 발견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 행동들이 얼마나 동생들을 피곤하게 하는지, 그래서 ‘멍청이’로 불릴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안다. 

 

나는 동생들에게 피곤한 사람, 성질 더러운 사람, 간섭쟁이, 쓸데없이 많은 능력을 가진 사람 그러나 정작 필요한 능력은 갖지 못한 사람이다. 동생은 어린 시절 혼날 각오로 일부러 하기 싫은 숙제를 하지 않고 신나게 뛰어논 후 잠이 들었는데, 밤을 새워 자신의 숙제를 해 놓은 언니가 정말 이해가 안 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숙제를 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갔고, 무엇보다 동생이 다음 날 선생님한테 혼날 걸 생각하면 불쌍해서 그냥 둘 수가 없었다.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늘, 그 삐쩍 마르고 가냘프던 몸 한가득 수천 킬로그램 쯤 되는 무게들을 두르고 살아온 느낌이다. 그리고 지금도 사실 그렇다. 누군가 시켜서도 아니고 요구를 해서도 아니고 꼭 그런 환경에 놓여 있었기 때문도 아니다. 

 

내가 물리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그런 무게를 짊어져야 했거나 그 무게를 감당할만한 능력이 있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늘 그런 마음으로 살아온 것 같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임대손실 Ring-fencing - 2

댓글 0 | 조회 2,089 | 2019.09.25
지난호에 예를들어 소개했듯이, pro… 더보기

현재 멍청이와 왕자들 8편

댓글 0 | 조회 1,270 | 2019.09.25
맏딸 그런데 나는?아직도 우리 사회에… 더보기

보험요율 체계의 혁신

댓글 0 | 조회 2,140 | 2019.09.25
보험료가 적지 않은 폭으로 인하되었거… 더보기

조물주 이야기 5

댓글 0 | 조회 1,786 | 2019.09.25
바로 ‘영혼’이란다.인간은 누구나 마… 더보기

허약아 1

댓글 0 | 조회 1,475 | 2019.09.25
일반적으로 허약아란 몸이 야위고 자주… 더보기

[포토 스케치] 아침 산책길 3

댓글 0 | 조회 1,840 | 2019.09.24
▲ 아침 산책길 3

우리는 영원히 이방인일까?

댓글 0 | 조회 2,630 | 2019.09.24
머리말1세대는 백프로 이방인(othe… 더보기

Amano Restaurant

댓글 0 | 조회 2,365 | 2019.09.24
Amano 레스토랑은 오클랜드 시티,… 더보기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할까?

댓글 0 | 조회 1,428 | 2019.09.24
아내와 연애할 때를 생각해 보면, 비… 더보기

9월에 그리는 비정상 자화상

댓글 0 | 조회 1,492 | 2019.09.24
한 달에 한번씩 꼬박 가는 길이어서 … 더보기

조장관의 딸, 나대표의 아들

댓글 0 | 조회 1,810 | 2019.09.24
한국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분들… 더보기

전자증권 이야기

댓글 0 | 조회 1,421 | 2019.09.24
증권(securities)은 유가증권… 더보기

명쾌하게 정리한 新워크비자 이민법

댓글 0 | 조회 4,390 | 2019.09.24
누군가를 아주 오랫동안 기다리다 보면… 더보기

9월 네째주 주간조황

댓글 0 | 조회 1,654 | 2019.09.24
지난 2주 동안 가장 많은 출조 비중… 더보기

비닐우산

댓글 0 | 조회 1,639 | 2019.09.24
■ 정 진권​언제 어디서 샀는지 모르… 더보기

고도비만수술

댓글 0 | 조회 2,724 | 2019.09.21
고도비만수술로 비만도 해결하고, 당뇨… 더보기

냉면(冷麵)

댓글 0 | 조회 2,199 | 2019.09.21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날에 가장 먼저 … 더보기

도대체 학생부종합전형이 뭐길래?

댓글 0 | 조회 2,299 | 2019.09.20
최근에 한국에서 장관후보자 검증 과정… 더보기

커뮤니티를 위한 자원 봉사대원들: Community Patrols of New Z…

댓글 0 | 조회 1,860 | 2019.09.19
여가 시간을 사용하며 우리의 안전을 … 더보기

[포토 스케치] Mackenzie Field

댓글 0 | 조회 1,435 | 2019.09.18
▲ Mackenzie Field

오클랜드 식물원의 Biosecurity trail

댓글 0 | 조회 2,017 | 2019.09.11
오클랜드 공항 입국장에서 신고를 마쳤… 더보기

임대손실 Ring-fencing - 1

댓글 0 | 조회 2,496 | 2019.09.11
지난주에 지난 6월말일경 국회를 통과… 더보기

소주, 이슬같이 투명한 그대

댓글 0 | 조회 2,215 | 2019.09.11
1991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제 1회… 더보기

보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보험

댓글 0 | 조회 2,682 | 2019.09.11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느 시점에서는 … 더보기

멍청이와 왕자들 7편

댓글 0 | 조회 1,684 | 2019.09.11
맏딸 콤플렉스와 자기 통합피의 다리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