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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가장 편안한 장소는 단연 페어웨이다. 잔디가 곱고 볼이 안정적으로 놓여 있어 다음 샷을 치기가 수월하다. 반면, 러프는 예측 불가능하다. 공이 깊이 박힐 수도 있고, 거친 잔디가 클럽의 방향을 흔들기도 한다. 당연히 우리는 페어웨이를 선호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항상 페어웨이만 걸을 수 있을까?
어린 시절 우리는 ‘좋은 길’을 가야 한다고 배웠다. 좋은 학교, 안정된 직장, 평탄한 삶. 마치 페어웨이를 따라가는 것처럼 계획된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러프에 빠지기도 한다. 계획했던 길이 막히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찾아오며, 때로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로 가야 할 때도 있다.
러프는 어렵다. 하지만 러프에 빠졌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페어웨이는 편안하지만, 러프는 골퍼에게 도전과 창의성을 요구한다. 러프에 빠지면 단순한 스윙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공이 어떻게 놓여 있는지, 클럽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각도로 쳐야 하는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 비로소 우리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어쩌면 러프에서 경험한 것들이 더 큰 성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완벽한 페어웨이에서만 플레이했다면 시도하지 않았을 새로운 샷을 배울 기회가 러프에서는 주어진다.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실수나 위기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인생에서 페어웨이와 러프 중 어느 쪽이 더 나을까? 정답은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디에 있든, 그 상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페어웨이에 있을 때는 그 안정감을 즐기면 되고, 러프에 있을 때는 그 도전을 성장의 기회로 삼으면 된다. 인생도 골프처럼, 예측할 수 없는 길을 걸어가며 배우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