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칼럼에서 예술로서의 사진을 하는 현대 사진 작가 한 명과 역사상 가장 유명한 종군 사진기자 한 명에 대하여 소개를 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하고 그 이름값에 걸 맞는 멋진 사진을 만들어 내는 상업 사진 작가 중 한 명인 Annie Leibovitz(애니 레보비츠)를 소개하고자 한다.
헐리우드 스타들의 사진을 좋아하거나 패션 잡지 등을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분명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을 한 번쯤 접해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니 레보비츠는 살아있는 사진 작가 중 가장 선택 받은 인물 사진가라고 일컫어 지기도 하는 만큼 수많은 헐리우드 스타들의 인물 사진을 촬영하였으며 심지어 미국 사진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여왕의 공식 초상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지금 50대의 삶을 살고있는 애니 레보비츠는 1970년대 롤링스톤지에 입사하여 상업 사진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롤링스톤지가 애니 레보비츠라는 사진 작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녀는 롤링스톤지에 실리는 사진을 통하여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을 보기 위하여 롤링스톤지를 사서 볼 정도로 그녀의 사진들은 강렬한 연출과 화려한 비쥬얼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또한 롤링스톤 투어를 따라다니며 롤링스톤과 - 특히 비틀즈의 존 레논과도 - 친분을 쌓은 그녀는 존 레논이 총격으로 사망 하기 전 가장 강렬했던 그의 모습을 사진에 담은 (사진 A) 사진 작가이기도 하다.
롤링스톤지에서 많은 경험과 유명세를 쌓은 애니 레보비츠는 Vanity Fair에 안착하게 된다. Vanity Fair의 유명한 사진들은 거의 모두 그녀가 촬영한 사진들이다. Vanity Fair 전의 그녀와는 달리, Vanity Fair에 안착한 그녀는 화려한 연출, 컨셉, 그리고 놀라울 정도의 비주얼을 만들어내는 스타일리스트로 다시 태어난다.
많은 상업 사진가들이 불필요할 정도로 인공 조명 십 수대를 동원하기도 하며 촬영을 하는 반면 애니 레보비츠는 인공 조명 없이 자연광에만 의존하여 촬영하기도 하고 단 하나의 인공 조명만을 사용하여 촬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필요할 정도의 인공 조명을 사용하지 않아도 그녀는 언제나 입이 벌어질 정도로 비주얼이 화려하고 강한 사진을 만들어 내고는 한다.
애니 레보비츠가 미국 사진 작가로서는 최초로 촬영한 영국 여왕의 초상 사진 중 한 장을 보자 (사진 B). 이 사진에서 그녀는 인공 조명 없이 창가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오는 자연광만을 이용하여 촬영을 하였다. 그리고 아마 다른 사진 작가라면 영국 왕실의 전통적인 초상화를 참조하여 배경을 합성하거나 가구를 재배치하였을 수도 있지만 애니 레보비츠는 방 안에 실제 존재하는 것들만 이용하여 촬영을 하였다.
아직도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는 애니 레보비츠와 촬영을 하기 위해 콧대 높은 헐리우드 배우들도 전용기를 타고 그녀에게 찾아가기도 한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유명한 사람들을 촬영하여 그녀도 유명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애니 레보비츠만큼 그 유명한 사람들의 사진을 화려하고 적절하게 연출할 수 있는 작가는 또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