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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자기 오늘 유난히 멋있어 보이는데?
이~~야 ~~ 넌 역시 대단해 못하는게 없구나.
와우! 진짜 젊어 보이세요.
아이가 참 똑똑하네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좋은말을 들어서 나쁠건 없다. 그런데 이게 유리병 안의 말린꽃처럼 건조하고 향기도 색깔도 전해지지 않는 그야말로 무미건조한 코멘트들로 느껴진다면 그게 과연, complement 칭찬일까? 아니면 짝퉁칭찬인, 감정의 imitation 일까?
우리는 생활속 그 어디 부분에선가 어느장소에서 누군가와 어떠한 관계를 만들며 살아간다. 동선의 분류를 잡자면 크게 가족, 직장, 그리고 친구들 이렇게 세부분으로 나뉘어 지지 않을까 싶다.
그 중에서 직장은 2차 사회라 불리지만 실상 우리가 가족이라는 1차 사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지내고 더 많은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곳이다.
오늘은 한국에서 온 새내기 이민자분들이 이 곳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본인도 모르게 하고 있는 직장내 스스로 셀프디스에 대해 몇가지 적어보려한다.
한국에서의 직장생활. 세상이 많이 변했다 해도 아직도 남존여비, 장유유서는 기본이고 상사 = 하나님이요, 남을 이기기 위해서는 밟고 올라가는 것 등의 풍토가 많이 잔재해 있다.
그러다 보니, 알게 모르게 이렇게 그냥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 관리하느라 할 일을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곳 키위사회에서도 어느정도의 관계유지성 멘트나 행동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머리스타일이 바뀐 동료에게 머리했네? 예쁜데? 라던가 상사의 생일에 카드와 초콜렛정도로 축하 해 주거나 아픈직원에게 제발 sick day 쓰고 집에 가라든가 (오늘의 나같은 경우) ㅎㅎ
이 곳에서 살면서 많은 한국교민분들이 한국에서의 습관을 그대로 가져와서 오히려 역효과를 내거나 셀프디스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솔직하게 그러나 무례하지 않게 표현하자. 그것이 뉴질랜드의 직장생활에서 나를 잃지 않으면서 우리로 공존할 수 있는 비책이다.
지위가 낮건 높건 서로 상대방이 나를 어떨게 생각할까하는 마음에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짝퉁을 만들기보다는 조금은 어렵고 조금은 어색해도 솔직한 의사소통이 길게 봐서는 더 현명한 대처인듯 싶다.
개인적으로 나는 겉으로 투박하더라도 그것이 안과 같은 사람을 좋아한다. 의미없이 친절하기만 한 사람들은 오히려 남의 옷을 빌려 입은 듯 불편하고 가렵다.
사회친구는 배아퍼~~~ 하면 ‘어머 이를 어째 약은 먹었어? 병원에 가봐야지’ 하겠지만 어릴때부터 친한 친구나 동생은 ‘똥싸!’ 라고 한다고 ㅎㅎ 솔직한 표현을 들어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건 그만큼 관계에 대한 신뢰가 있고 돈독하기 때문이다.
나를 이미테이션 하지 않아도 될만큼의 신뢰를 주고 업무적 능력을 갖추는 것은 내가 솔직해 질수 있는 가장 기초의 받침대이다. 의아하겠지만 사실 이것은 자리가 높아질수록 더 요구되는 일이다.
그런것없이 친분만으로 칭찬일색으로 그것이 나의 직장생활에 꽃을 피워주기를 기다리는 것은 드라이 플라워에서 새순이 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일이다.
아프다고 조퇴하는 나에게 “제인 그러니까 밥좀 제 때먹고 레드불 좀 그만 마시라고 했지!!!” 하고 소리지르는 제니. 그러는 그녀에게 “그러는 너나 집에서 밥좀 해먹어 햄버거 먹지말고 그리고 내 감기좀 가져가줄래?” 할 수 있는 그녀와 나는 행운아다. ㅎㅎ
감기약에 취해 비몽사몽 글 쓰는 코끼리 아줌마 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