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피는 꽃나무의 신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늦게 피는 꽃나무의 신화

0 개 1,343 김지향

기다렸던 손녀가 드디어 세상에 태어났다. 다행히도 내가 오클랜드에 도착한 이후에 출산을 했고, 딸과 손녀는 건강한 모습으로 지금 내 곁에 있다. 이미 딸 바보가 되어버린 사위는 힘든 줄도 모르고 아내와 딸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아기 이름을 유은과 Eden으로 지은 사위와 딸은 아기가 에덴동산의 은혜 속에서 살기를 바랐을 거 같다. 지금 여기 이 순간이 에덴이며 천국이니 당연한 바람일 것이다.


아기의 탄생과 더불어 반가운 소식이 왔다. 미국 애틀란타에 사는 김준호 시인이 세 번째 시집을 출간한다는 것이다. 김준호 시인은 나와 비슷한 시기에 문단에 등단한 시인으로서 지성과 지혜를 겸비한 깊은 영성을 갖춘 시인이다.


뿌리 깊은 기독교인으로서 교회의 높은 성벽을 넘어 우주와 모든 종교와 영성의 총화를 이야기 하는 그의 시들을 읽으면서 감동을 안 할 수 없었다. 


그의 시들에서는 성경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종교적인 색채로부터 벗어나 현대인의 고뇌 속에서 자기완성의 길을 가고 있는 열정이 빛을 발한다.


그가 출판한 첫 번째 시집과 두 번째 시집을 통해 김준호 시인만의 독창적인 시 세계에 마음이 끌렸지만, 세 번째 출간하는 이번 시집은 특별히 더욱더 커다란 감동과 공감을 갖게 했다.


『늦게 피는 꽃나무의 신화- 밝은 어둠의 노래』라는 제목을 통해 시인의 내면세계가 느껴진다. 


그의 시를 보면 모든 세상이 그의 거울이다. 그의 시 속에는 꽃과 나비 그리고 새들이 등장한다. 산과 나무 역시 그의 시상을 떠오르게 하는 대표적인 자연이다. 시의 소재인 모든 자연의 조각들은 해학적이며 풍자적이다. 연극 무대에서의 배우와 무대 장치 소품들 또한 기발한 소재로 그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의 내면은 그의 것만이 아닌 우리의 내면 그대로인 것이다. 


여신 또한 그의 시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이 시집의 첫 시와 마지막 시에 등장하여, 연극 무대와 함께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일단 그의 시들은 재미있다. 시를 읽으면서 영상이 그려진다. 


솔개의 날개를 보고 창공을 나는 나비, 독수리눈을 닮은 참새의 눈, 천재를 닮은 까마귀, 독수리 가면을 쓴 참새, 배 위에서 헐떡거리면서 누워있는 고래, 하늘도 평정하고 싶은 호랑이, 벌레와 나비.......등이 등장하는 시들은 우화 버금가는 재미와 더불어 사색의 시간을 갖게 한다.


산과 강 그리고 바다도 김준호 시인의 훌륭한 시재로, 그를 통해 독특하고 재미있는 도구로 태어난다. 일상에서 늘 함께 하는 개와 고양이들 또한 마찬가지이며, 노숙자와 창녀들 역시 그의 상상력과 지성의 산물이 된다.


벌레, 좀비, 양아치, 지푸라기, 복권......등의 시재들 또한 인간의 본능을 읽게 해주며, 꺼내어 보기 싫어서 깊이 감추어 둔 내면을 들춰내어 보여 준다.


그의 시집을 읽을 땐 블랙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연재소설을 읽는 것 같다. 시집 안에 기승전결이 있고, 시작과 끝이 연결이 된다. 길고 긴 서사시 한편을 읽는 것 같다. 그냥 들춰서 딱 한 편만 읽어도, 단숨에 한 권 전체를 읽어도 재미와 더불어 지혜를 전해준다.



인생은 기다림이기에, 꽃나무인 우리는 기다림의 터널을 통과하여 꽃을 피우기 마련이다. 


깜깜한 자궁 안에 자리를 튼 영혼이 어머니의 넥타를 먹으며 열 달의 기다림 속에 골격이 형성이 되고 살이 붙고 오감을 갖춘 인간의 형상이 된다. 이렇게 안락한 어둠의 세상에서 빛 세상으로 나와 나비처럼 날아다니면서 또 다른 기다림에 빠져든다.


첫 시 『어둠의 탄생』으로 시작하여 마지막 시 『밝음의 탄생』으로 끝나는 이 시집을 읽고 나서 열 달 동안 자궁 속에서 세상의 빛을 보기 위해 기다린 손녀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었다.


빛 세상에 태어나서 젖을 무는 것부터 앞으로 터득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을지.......


시 감상은 참 재미있다. 시 해석은 독자의 몫이니 말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것이 시인 것 같다. 그래서 시를 읽는 재미가 쏠쏠한 것이다.


김준호 시인이 참 대단한 시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서부터 시들 전체가 어쩌면 그렇게 많은 것을 담고 있는지. 읽으면 읽을수록 쫀득쫀득해지고, 새롭게 발견이 되는 것들이 많았다. 


그저 재미있게 읽다가 그 안에 들어 있는 깊은 뜻에 감탄을 하게 되고, 각각 다른 시들인데도 그 시들이 연결이 되어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가 되며, 읽는 내내 내 안에 감추어져 보이지 않았었던 것들을 발견하게 되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조명이 꺼져 깜깜한 무대 위에서 태어난 아기가 자라나 빛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무대 위에서 여신과 함께 춤을 춘다는 신화. 


여신의 등장이 참 재미있다. 불 꺼진 무대 위에서 태어난 아기가 자라 빛이 쏟아지는 무대 위에 올라왔을 땐, 여신의 짝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신이 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자기완성의 끝판왕인 신이 되었을 걸로 여겨진다.


‘늦게 피는 꽃나무의 신화’란 제목과 빛 속에서 춤을 추는 이야기가 어쩌면 이렇게 잘 매치가 되는지, 


시에 대한 새로운 지평선을 연 김준호 시인에게 축복의 길이 열리길 기대하면서, 시집에 실려 있는 시들 중 한 편을 적으며, 내게 수필형식으로 독후감을 써달라고 한 김준호 시인에게 감사를 전한다.

 


0b54d45f6506702622cc970d7a23f557_1626214111_3296.png
 

  늦게 피는 꽃


  궁금해

 왜 저 나무는

 수십 년이 지나도

 꽃을 피우지 못할까

 좀 더 기다려야 하나

 한 송이도 피우지 못하고

 망각 속으로 시드는 것을 봐야 하나

 갈릴래아의 예수처럼

 이 世上이 나무에게 너무 작은가

 제자들은 예수의 죽음을

 부활로 장식하고

 神話를 완성했는데

 나도 이 앙상한 나무 몸통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새겨 넣고

 생명을 불어넣어 줄까

 잠깐…

 조금만 더 기다려 봐…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214 | 19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75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85 | 4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2 | 7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39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4 | 2026.04.29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9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60 | 2026.04.29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70 | 2026.04.29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203 | 2026.04.29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4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50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8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91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4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4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53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30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8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3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g…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5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6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6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2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