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소중한 인연

koponz
0 개 2,276 이정현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인연이 어딨겠냐만 나는 개인적으로 뉴질랜드에서 알게 돼 현재까지 이어 온 인연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전생에 나와 어떤 인연이 있었길래 태어난 한국에서는 서로 모르고 지내다 낯선 뉴질랜드라는 곳에서 만나 인연을 쌓고, 또 한국에 와서도 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에서다. 분명 보통 인연은 아니다. 그런데 이보다 갑절은 더 특별하고 소중한 인연이 있다. 


뉴질랜드에서 살 때, 우리집 역시 다른 많은 교민들이 그랬듯 홈스테이 학생들을 데리고 있었다. 당시 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던 대만 출신의 두 자매였다. 이민 초기, 아는 영어라고는 고작 영어로 내 소개하기가 다였을 Form2 때, 되지도 않는 영어로 대만 아이들을 우리집에 데리고 온 사람은 바로 나였다. 그 당시의 내 영어 실력을 고려했을 때. 아마도 “You can homestay my house.”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도 무모했지만 그들은 대체 날 뭘 믿고, 그리고 무슨 생각으로 우리집에 살러 들어 왔던 걸까. 지금 생각하면 우리의 인연이 어떻게든 시작되려고 일이 그렇게 됐던 거 같다. 초반에는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기도 너무 두려웠다. 손에는 꼭 전자사전을 들고 밥을 먹었다. 어쩌다 의견이 안 맞아 그들과 말다툼을 할 때도 난 입보다 늘 전자사전으로 영어 단어를 찾느라 손이 바빴고, 전자사전으로도 해소되지 않는 의사소통의 한계를 느낄 때면 한자사전도 찾곤 했다. 그렇게 우리는 같은 집에 살며, 같은 학교에 다녔고, 일요일에는 같이 한인 교회도 나갔다. 나와 내내 붙어 있으면서 자매 중 동생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 한국 음식, 한국 노래, 한국 드라마, 한국 문화, 한국 언어에 빠져들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한국에서 꼭 살아보고 싶다면서 배우자로 한국 남성을 만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러고 어느덧 우리는 나이를 먹었고,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하며 그 두 자매는 집을 렌트해서 나갔다. 그 후 세월이 더 지나 난 한국에, 그리고 그 친구는 대만으로 돌아가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지난주 그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한국 남자와 천안에서... 


1335d01041b424f009869e7c2e846d81_1613013744_2094.jpg
 

그 친구는 이제 영어보다 한국어를 더 잘한다. 정말 우린 어떤 인연이었을까? 서로 한국, 그리고 대만이라는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서 뉴질랜드라는 낯선 땅에서 만나 우정을 나누고, 다시 한국이라는 곳에서 그 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친구와 내가 뉴질랜드에서 만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그 친구가 우리집에 들어와 살라는 내 제안을 거절했다면 어땠을까? 그 친구가 나와 사는 동안에도 한국 문화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 우리의 인연은 아마 각자 고국으로 돌아간 뒤 시들해졌을지도 모른다. 



코로나를 이유로 다른 여러 결혼식에는 참석을 못 했지만 이 친구의 결혼식은 꼭 가야 했다. 가족도 없이 타국인 한국에서 올리는 결혼식, 나라도 가서 축하해주고 싶었다. 주말이어서 교통체증이 만만치 않았다. 서울에서 천안까지 왕복 5시간이 걸렸다. 


대만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이제 한국에서 천안댁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내 친구와 앞으로도 이어질 인연이 기대된다. 이렇게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니, 역시 뉴질랜드에 가서 살기 참 잘했다.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226 | 20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78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85 | 4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2 | 7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41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4 | 2026.04.29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9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60 | 2026.04.29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70 | 2026.04.29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203 | 2026.04.29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4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50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8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91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4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4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53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8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3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g…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5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6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6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2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