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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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1편

0 개 1,927 송영림

인생 역전의 기회와 이유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한 옛이야기들은 대체로 어딘가 결핍이 있는 주인공이 용감하게 길을 떠나 결국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고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들이었던 것 같다. 여기에서의 성공이라는 것은 주인공이 원하던 바를 이루는 것일 수도 있고, 사회가 만들어 놓은 보편적 틀 안의 성공 기준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 종류나 기준을 넘어선 가장 보편적이고 상징적인 성공의 의미를 말한다. 약자일 수밖에 없는 아동들이 그런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데에는 아마도 같은 약자로서의 동질감 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의 나 또한 그랬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야기들의 특징은 겉보기에는 보잘 것 없지만 알고 보면 뛰어난 지략을 가진 트릭스터나 특별한 능력 또는 소유물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중 대표적인 이야기들이 이미 아주 잘 알려진 ‘장화를 신은 고양이’와 ‘용감한 꼬마재봉사’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아주 재밌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요술지팡이’라는 책이다. 영국의 이야기로 기억하는 그 책은 주인공 소년이 우연히 얻게 된 요술지팡이를 돌려 어디든 원하는 곳을 여행하는 이야기였다. 당시 나는 이 책 속의 소년이 되어 상상 속에서 수많은 곳을 여행했었고 두고두고, 어른이 된 지금도 어딘가 떠나고 싶을 때 그 요술지팡이를 떠올리곤 한다. 아쉬운 것은 어느 날 ‘요술지팡이’를 포함한 그 한 질의 책이 모두 사라져 다시는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누군가에게 그 책들을 줬는데, 어른이 된 후 나는 헌책방을 돌며 구해보려 했으나 구하지 못했고 결국 ‘요술지팡이’이야기는 그렇게 추억 속에 남겨지고 말았다.


‘요술지팡이’는 약자를 대표하는 아동이 주인공이고 남들이 갖지 못한 요술지팡이를 가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용감한 꼬마재봉사’는 키가 아주 작고 낮은 신분의 재봉사가 매우 민첩하고 영민한 재주를 가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장화를 신은 고양이’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가장 어리고 무능력한 막내가 매우 특별한 고양이를 친구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 이 주인공들의 행적을 따라가며 얼마나 신나고 통쾌했었는지 지금도 그때의 감정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옛이야기 중에서도 이 이야기들과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가족도 재산도 없는 한 떠꺼머리총각이 오직 새총 하나로 특출난 아내를 얻고 나중에는 왕까지 되는 이야기다. 


나는 위 네 이야기에서 결핍이 있는 주인공, 특별한 재주나 소유물 또는 동반자를 지녔다는 몇 가지의 공통점보다 더 중요한 지점을 발견한다. 그것은 등장인물들이 가진 특별한 성격이다. 그들은 모두 자존감과 용기가 있고, 긍정적이며 수용적이다. 또한 배짱과 끈기, 인내력이 그 성격을 잘 받쳐주고 있다. 이런 그들의 성격이 인생 역전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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