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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자리

0 개 2,288 안호석

지난 두 달간 우리는 세상과 동떨어진 생활을 했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모임도 자제하고, 심지어 학교도 못 가는 동안 우리는 언제 어떤 일이 있었냐는 듯 예년과 같은 생활을 해왔다. 그리고 두번째 락다운이 시작된 지금, 이번 바이러스는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실감하면서 하루빨리 꿈 같은 시절로 돌아가길 기대한다. 


락다운이 되면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는 생계와 일자리에 대한 걱정이다. 모래성을 쌓는 것처럼 만들면 무너지고, 다시 만들면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 크다. 이런 것도 시대의 변화 과정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더 우려스러운 것은 앞으로도 제 2의, 제 3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현할 것이고, 이럴 때마다 우리는 같은 걱정을 할 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상황이 모든 이들에게 불안과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 상황에서도 소수의 기업들이나 사람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제약회사들은 각국의 정부로부터 이전보다 훨씬 큰 펀딩을 받으며 주가를 높이고 있고, 온라인 배송 업체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들 모두가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미리 준비한 것은 아닐테지만, 이들 중 일부는 이런 상황을 예견하기도 했고, 이런 상황을 잘 이용하기도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5년전 TED 강연에서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전쟁 준비와 억제에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붙고 있지만, 전염병을 막을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겠다 라고 동의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준비는 하지 않았다. 


아마존은 서점으로 시작해서 오프라인 제품들을 판매하던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제 아마존을 서점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보다는 온라인 상거래 업체로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에 그치지 않고, 클라우드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스피커 엔진 Alexa를 만들었다. 판매만 하는 기업이 아니라 4차 산업의 리더로써 인공지능분야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CJ도 마찬가지이다. CJ는 전통적인 식품 기업이었지만, 영화와 게임 등 문화 산업에 진출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핀란드의 대표 기업인 노키아는 휴대폰 분야에서는 한 때 세계 1위 기업이었다. 노키아는 휴대폰의 대명사로 불렸을 정도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이 스마트폰에 투자하는 동안 노키아는 Feature phone으로 충분하다며 스마트폰으로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다가 결국 뒤늦게 시작했지만, 이미 무게추는 기울어진 상태였다. 


만약 아마존과 CJ가 노키아처럼 기존 자신들이 이끌어오던 분야에만 집중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이들 기업은 돈이 아주 많아서 새로운 것을 시작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누구든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까지 오래 걸리고, 그만큼 힘든 결정이 필요하다. 시작한 이후에도 실패할 가능성도 크다는 부담을 뒤로하고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물론 실패의 케이스도 무척 많을 것이다. 하지만 노키아처럼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것도 실패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를 많이 바꾸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매일 실감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노키아의 길을 가야 하는가? 아니면 아마존의 길을 가야 하는가? 


개개인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변하고 있고, 우리에게 크고 작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의료 자원의 부족에 대해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지금 어떤 국가에선 의료 시스템 붕괴 조짐이 보이고 있고, 이미 붕괴되어 고스란히 국민들의 고통으로 남겨진 곳도 있다. 한국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정부에서는 공공의료인력을 늘리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하고, 의사들은 이를 반대하기 위해 가운을 잠시 벗었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어느 쪽이 맞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의료 인력이나 자원이 더 필요하다는 건 자명해 보인다. 


요즘은 로봇 얘기를 뉴스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람 대신 로봇이 공장에서 물건을 만드는 것은 이미 옛날 이야기이고, 지금은 사람 대신 로봇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필자가 지난 칼럼에서 다룬 디지털 헬스케어도 최근 정부나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하고 있는 분야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얘기한다. 필자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시작을 하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한다면, 가능한 얘기이다. 


한국 정부에서는 신규 일자리 창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고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 분야는 수혜를 입는 분야들 중 하나이다. 알파고가 수십만건의 기보를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듯, 데이터 구축은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이다. 다양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이미 한국 정부 주도로 데이터 구축 사업이 진행중이다. 혹자들은 이런 일자리들을 미래산업의 인형 눈 붙이기라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아닌 단순 노무 직종을 양산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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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클랜드 대학교 로봇연구소 (CARES)에서 개발한 키위 수확 로봇. 

데이터 구축에 3년이 걸렸을 만큼 데이터 구축이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시스템이다. (출처: stuff.co.nz)


데이터 구축에는 카메라나 영상 장비 혹은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획득하는 과정, 획득한 데이터 중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구분하는 과정, 정보를 추가해 메타데이터로 만드는 과정 등 다양한 과정들이 필요하다. 필자가 개발했던 키위 수확 로봇 시스템을 예로 들어보면, 먼저 과수원에서 다양한 키위 사진을 찍어야 한다. 다양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 다른 시간, 다른 계절, 다른 날씨에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이후 데이터 구축에 적합한 사진들을 골라내야 하고, 사진들 중 어떤 부분이 키위인지도 체크해야 한다. 이 작업에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단순히 사진 찍고, 체크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과정에서 관련 지식이 필요하고, 숙련도에 따라 데이터의 질이 달라질 수 있기에 필자는 저질의 일자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분야만 달랐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런 종류의 일자리는 미래 산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걱정은 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들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봉화나 파발 대신 전화 교환수라는 직업이 생겼고, 이후 이는 통신량 모니터링이라는 직업으로 대체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직업을 잃고 새로운 직업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이슈가 있긴 하지만, 앞으로 우리는 이런 것에 익숙해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우리도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앞으로 평생 직장이라는 단어는 찾기 힘든 세상이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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